[경기동네서점]은 경기도가 동네서점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에 관련된 기획시리즈로 마련했습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과 온라인서점 등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책방을 지역사회 문화활동 중심지로 육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에 선정된 서점 가운데 3곳을 소개합니다.
김현정 ‘타샤의 책방’ 대표는 “저는 세 아이가 있다. 주기적으로 아이들과 대형서점에 갔는데, 아이들이 원했던 것은 (제 생각과 달리) 만화캐릭터 책이나 장난감이 부록으로 들어간 책들이었다”며 “(아이들이) 어떤 책을 집어도 ‘안 돼, 다른 것으로’라고 하지 않는 유기농 식당 같은 서점을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동네서점은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옥석을 가릴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는 곳 같아요.”
동네서점의 역할에 대해 ‘타샤의 책방’(과천시 별양동) 김현정 대표는 이같이 설명했다. 과천시 ‘타샤의 책방’은 지난해 경기도가 동네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문화활동지원형)에 선정된 경기도 동네서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마음으로 문을 연 서점
‘타샤의 책방’은 지난 2015년 12월 과천시 별양상가1로37(별양동 1-5)에 30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올 3월 기준 현재 등록 회원 수는 약 500여 명. 이 가운데 재방문으로 꾸준히 이용하는 회원 수는 300명 정도라고 한다.
서점의 문을 열게 된 배경에 대해 김현정 대표는 “저는 세 아이가 있다. 주기적으로 아이들과 대형서점에 갔는데, 아이들이 원했던 것은 (제 생각과 달리) 만화캐릭터 책이나 장난감이 부록으로 들어간 책들이었다”며 “(아이들이) 어떤 책을 집어도 ‘안 돼, 다른 것으로’라고 하지 않는 유기농 식당 같은 서점을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동네서점을 열기 전까지 했던 일은 아동출판 편집. 대학에서 중어중문학과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주니어김영사·중앙엠앤비·느림보 등 국내 대형 아동문학출판사에서 17년 동안 일했다. 현재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 맘이다.
“(이제) 아이들이 초등학교 2학년(아들), 7살과 5살(딸)이 됐어요. (출판사에서 나이) 50세가 넘으면 편집 실무에서 관리자 일로 하는데, 50대가 되면 관리직을 할지 현역에서 (출판)편집자로 남을지 고민이 됐어요. 육아 문제도 겹쳐 (1인)출판사를 내던지 서점(오픈)을 고민하다가 (서점 일을) 시작했죠.”
그렇게 시작된 ‘타샤의 책방’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과 과천시가 지난 2015년 인증한 ‘우리동네 학습공간’(자율적 공간 기부)으로 선정되면서 과천의 복합문화서점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미국 동화작가 타샤 튜터의 책에서 따온 이름
책방 이름의 의미가 궁금했다. 그 연유를 물어보니 미국 동화작가이자 삽화가인 고(故) 타샤 튜더(Tasha Tudor)의 책 ≪타샤의 정원≫(원제 Tasha Tudor`s garden)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 책은 고도원 작가 등 많은 명사들의 추천서로 알려진 스테디셀러다.
타샤 튜터는 중년 이후, 미국 버몬트(Vermont)주 산속에 들어가 농사를 짓고 정원을 가꾸면서 자연주의를 실천하며 살았다. 작가의 낙천적이고 부지런한 삶의 철학을 담은 사진에세이 ≪타샤의 정원≫은 18세기 영국식으로 꾸민 정원을 꾸미기까지의 이야기를 비롯해 자연주의적 삶을 기록했다.
책방의 이름은 미국 동화작가이자 삽화가인 고(故) 타샤 튜더(Tasha Tudor)의 책 ≪타샤의 정원≫(원제 Tasha Tudor`s garden)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 경기G뉴스 고정현
“과천시는 자연친화적인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따서 이름을 지었고,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생태주의자로 살았던 타샤 튜터의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부분도 있죠.”
그렇다면 자신의 인생에서 ‘타샤의 책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에게 ‘타샤의 책방’은 ‘삶의 활력’ 또는 ‘존재의 이유’이다. 보통 엄마들이 이 공간에 오면 ‘내가 살아있구나’, ‘내가 뭔가를 할 수 있구나’ 등의 말을 해요. 즐거운 공간인 것 같아요. 아이들도 좋아하구요. (저도) 즐거우니까 (서점운영을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이요.”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은? 오아시스 같은 것”
지난 3월 14일 수요일 오전, ‘타샤의 책방’에선 ‘어른을 위한 그림책 특강’이 개최됐다고 한다. 6강으로 짜인 이 프로그램은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문화활동지원형)’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그림책의 텍스트와 서사의 이해 ▲그림책의 심리학적 적용 ▲그림책의 확장과 활용 ▲그림책 테라피 등으로 꾸며졌다.
프로그램에 대해 김 대표는 “동네에서 재취업을 원하는 엄마들이 그림책을 배워서 같이 아는 분들이 일을 갖고 싶어 해서 마련했다”며 “과천에서 이런 강좌를 들으려면 서울 홍대 등에 가야 가능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등교시키고, 오전 시간에 짬이 날 때 (강의를)듣고 나니 엄마들이 너무 알차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강사는 과천에 계시는 전문가를 모시는 방식으로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도 동네서점 지원사업’이 기존 ‘우리동네 학습공간’과 다른 점을 찾아보면? 동네서점이 주체적으로 마을사랑방 역할을 하고, 활성화까지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스마트폰 시대. 볼거리가 많아지니 당연히 책을 읽는 일은 뒷전으로 밀린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동네서점의 역할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좋은 책이 팔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알려지는 책은 극히 일부다. 좋은 철학을 가지고 좋은 책을 선정해서 판다고 해서 ‘타샤의 책방’을 방문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먼저 좋은 콘텐츠로 이 공간을 꾸미고, 대외적으로 알리고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탸샤의 책방’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클럽 ▲그림책 만들기 워크숍 ▲과학잡지 읽기 등 20여 종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문화활동지원형)에 선정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경기도 동네서점사업은 너무 감사하다. 저희가 많이 지치고 힘들 때,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주니까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다”며 “평소 유치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유치할 수 있어 사막에서 오아시스 같은 지원이었다”고 전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앞으로 계획 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김 대표는 ‘엄마들을 위한 진료독서, 전문가 특강’을 계획 중이라고 소개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대표는 “경기도 동네서점사업은 너무 감사하다. 저희가 많이 지치고 힘들 때,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주니까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다”며 “평소 유치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유치할 수 있어 사막에서 오아시스 같은 지원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는 도내 동네서점 활성화를 위해 이달 안으로 지역서점 전수조사를 마친 후, 경기도 지역서점 인증제(4월), 경기도 동네서점 상품권(5월)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경기도 콘텐츠정책팀 류한수 주무관은 “‘경기도 동네서점 지원사업’은 도내 지역서점에 문화 프로그램을 지원해 동네서점들이 도민들로부터 지역사랑방으로 사랑받는 것”이라며 “지역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모임의 장소, 지역사회 공동체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