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TEC콘서트에서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씨가 ‘세상을 바꾸는 대중문화 속 콘텐츠의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7+1’, ‘2만9,900원’, ‘무이자 6개월’, ‘ARS 주문 시 1,000원 할인’, ‘남은 시간 3:15초’
현대의 디지털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상징과 숫자를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소통한다. 과거 물건을 판매할 때 감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호소했다면, 이제는 명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물건의 정보와 가치를 설명한다.
지난 21일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TEC(Tech Experience Content)콘서트에서는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씨가 ‘세상을 바꾸는 대중문화 속 콘텐츠의 힘’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번 강연에서는 4차 산업혁명 속의 대중문화가 우리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는 어떻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 수많은 정의들이 숫자로 바뀌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산층은 빚이 없는 30평대 아파트, 현금 1억 원 보유, 매달 500만 원의 수입 등의 조건입니다. 반면, 유럽인은 사회적 공분에 참여하며 외국어를 하나쯤 구사하고 자기만의 취향을 가진 잡지를 구독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김태훈 씨는 이같이 말하며 “디지털시대는 숫자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수십만 가지의 정의를 갖고 있던 ‘사랑’의 경우에도 키 180cm, 몸무게 74kg, 연봉 1억 원 등의 조건으로 이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또 “아날로그시대에서 교육받다가 디지털시대를 살게 된 우리는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의 100년은 문명사 5천년 중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사회적 관계변화 등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시대, 우리는 타인의 감각에 의존한다.
김태훈 씨는 스마트폰과 SNS가 보편화되면서 우리가 가장 추구하는 것은 ‘좋아요’가 됐다고 주장했다. 음식을 먹기 전에도, 여행에 갔을 때에도 항상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는 것이다.
김 씨는 “우리는 ‘좋아요’에 의존하느라 스스로의 감각을 잃어간다”면서 디지털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내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하더라도 ‘좋아요’가 많지 않으면 맛있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김태훈 씨는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나만의 세계를 구축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 남과 다름에 대한 공포가 평범함을 만들었다.
중학교 하교시간 학교 앞에는 거대한 롱패팅을 입은 학생들이 쏟아져 나온다. 교복도 똑같은데 그나마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옷조차도 같은 것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김 씨는 “우리는 오래전부터 공부가 아닌 답을 찾는 기술을 배우고 있었고, 세상의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개개인의 삶을 획일화시켰으며, 이로 인해 남과 다름은 공격받을 수 있다는 공포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부강해졌지만 개인의 삶은 부서지고 있다. 만일 영어를 100점, 수학을 50점 받는 아이가 있다면 수학 학원을 보낸다. 하지만 재능을 키우려면 잘하는 것을 더 키워야 한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우리는 남과 다르다는 공포 때문에 갖지 못한 재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평범한 사람이 된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아날로그로 돌아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자!
김태훈 씨는 “최근에는 온전히 음악을 집중하며 듣지 않다보니 좋은 음악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천천히 들어보니 좋은 음악들이 많았다”면서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것은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하지만 최근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을 보면 <삼시세끼> 등의 프로그램을 보면, 복잡한 것이 아닌 안빈낙도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 쓸데없어 보이는 아날로그적인 행위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우리에 가장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남들과 다른 나만의 입맛과 취향을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TEC(Tech Experience Content)콘서트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유명 인사를 초빙해 청중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비전을 공유하는 토크 콘서트다. 강연 영상은 유튜브 경기문화창조허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TEC(Tech Experience Content)콘서트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유명 인사를 초빙해 청중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비전을 공유하는 토크 콘서트다. 강연 영상은 유튜브 경기문화창조허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