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네서점]은 경기도가 동네서점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에 관련된 기획시리즈로 마련했습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과 온라인서점 등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책방을 지역사회 문화활동 중심지로 육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는 지난해 6월 안산시 단원구 초지로 118 대일타운 204호(초지동)에 47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경기도가 동네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2017년도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문화활동지원형)에 선정됐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가면, 마을주민들이 주인인 동네서점이 있다. 바로 안산 시민단체 ‘사)더좋은공동체’가 공동 운영하는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의 이야기다.
■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동네사랑방 같은 곳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동네사랑방 역할을 합니다.”(윤명숙 ‘토닥토닥괜찮아’ 대표)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는 ‘공동체’ 또는 ‘열려 있는 울타리’입니다.”(정주호 ‘토닥토닥괜찮아’ 사무국장)
서점의 한편에 마련된 통유리 너머의 연습실에선 기타연주를 하는 이들이 보였다. 정주호 사무국장에게 물어보니, 인근 안산시 초지동 주민센터에 등록된 기타동호회원들이라고 했다. 연습실은 1인 1음료를 구입하면, 2시간가량 무료로 쓸 수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와서 즐기고 편하게 쉴 수 있는 복합공간이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은 규모의 특화된 서점에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도 새로운 인식에서 출발하려고 노력한 점이 엿보였다.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는 지난해 6월 안산시 단원구 초지로 118 대일타운 204호(초지동)에 47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경기도가 동네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2017년도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문화활동지원형)에 선정됐다.
안산 시민단체 사)더좋은공동체가 지난해 3월 활동을 시작해 시민단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특히 지역주민 100여 명이 법인 설립을 위해 공동 출자했다. 서점명도 주민공모를 통해 지어졌다고 한다.
정주호 사무국장은 “우리 서점은 ‘각박하게 살아가는 속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서점명을 지었다”며 “주민들이 모이는 공간이고, 이런 공간이면 좋겠다고 제안해서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고 소개했다.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 윤명숙 대표(왼쪽)와 정주호 사무국장. ⓒ 경기G뉴스 허선량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방문객을 위해 커피 등의 제조음료도 판매돼 만남을 위한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었다.
서점에 오는 손님들을 살펴보면,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지역 안에 속해 있어 젊은 가정이나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동네주민을 비롯해 인근 안산시 초지동 주민센터 동장님을 비롯해 주민센터 직원, 초지동 주민센터 동아리 회원 등이었다. 이외에도 안산시 타지역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찾아오는 가족단위 손님들도 있다고.
다른 곳과 차별화된 점을 찾는다면, 바로 공간도 빌려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윤명숙 대표는 “처음에는 새로운 개념의 책방을 하고 싶은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 후, “동네책방이 전국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책만 파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인식을 시도해보자는 고민에서 책방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서점 후원회원이 되면, 책은 구매가의 5% 할인받을 수 있으며, 공간도 저렴한 금액(전체대관 2시간 기준 5만 원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더좋은공동체가 운영하는 문화강좌 등의 프로그램비도 할인된다.
■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동네서점의 역할은?
추구하는 역할도 한결 같았다. 동네사랑방 같은 복합문화공간. 최근 우리나라에선 독립출판물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 지역에 동네서점이 하나둘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동네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뿐만 아니라 글쓰기, 독서 등 다양한 동아리 프로그램을 접목해 문화센터와 동네사랑방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토닥토닥괜찮아’는 동네서점이지만 도서관 같은 기능도 더해 눈길을 끈다. 서점을 이용하는 동네주민들이 책꽂이 한 곳당 10~15권 자신의 책을 공유하는 책장으로, ‘공유서가’라고 이름을 붙였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이곳 또한 동류항이었다. 특히 성인 대상 독서동아리를 비롯해 영화 관람·프랑스 자수 등의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그림책 만들기·어머니 그림책 모임 등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하나 더. ‘토닥토닥괜찮아’는 동네서점이지만 도서관 같은 기능도 더해 눈길을 끈다. 서점을 이용하는 동네주민들이 책꽂이 한 곳당 10~15권 자신의 책을 공유하는 책장으로, ‘공유서가’라고 이름을 붙였다.
가장 인기 있는 이의 책장은 안산시 고교생 최정혁(안산 양지고3) 군의 코너. 최 군이 손수 내놓은 책들이었다. 최 군이 어릴 때 봤던 책 20여 권을 내놓았는데, 이곳을 방문하는 아이들이 즐겨 찾는 책장이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동네책방의 지속발전 가능성은 어떤 점이 있을까.
이에 대해 윤 대표는 “동네책방이 전국적으로 유행이 되고, 공간을 개방하는 것은 일본에서 (서점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을 도입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동네서점 ‘북바이북’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매출이 높다. 이처럼 서점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는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 지원의 일환으로 서점 회원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경남 통영시로 인문학 여행(‘마을인문학’ 프로그램)을 다녀왔다. 일정은 1박 2일로, 콘셉트는 ‘책과 마을’. 주민이 주인이 되어 행정을 바꾼 사례인 벽화마을, 동네서점 ‘봄날의 책방’ 순례 등이 프로그램으로 담겼다.
이에 대해 정 사무국장은 “저희는 (서점이) 생긴 지 얼마 안 되어 정기적인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도 지역서점 지원사업이 마중물이 되어 의미가 있었다”며 “여행을 통해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고, 그 안에 책이 있어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여행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동네서점 ‘토닥토닥괜찮아’는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 지원의 일환으로 서점 회원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경남 통영시로 인문학 여행(‘마을인문학’ 프로그램)을 다녀왔다. 마을인문학 행사 사진. ⓒ 토닥토닥괜찮아 서점
이번 일정에서 인상 깊었던 것으로 윤 대표는 고(古) 박경리 작가의 출생지로, 작품 <나비와 청산가자>를 콘셉트로 꾸며진 마을 스토리텔링이었다고.
“통영 동피랑·서피랑 마을만들기 사업을 문화해설사의 안내로 살펴봤고, 그 다음날에는 가보고 싶었던 동네서점<봄날의 책방>에 갔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윤 대표)
“통영은 마을만들기와 벽화마을이 유명하잖아요. 그 전에 마을 이야기가 있어요. 그게 산동네 동피랑 마을이 재개발 계획이 있었는데, 수립과정에서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나가야된다는 통보를 받았대요. 주민들이 우리가 마을을 살려보자는 생각에서 주민 계획으로 벽화마을을 만들었다고 해요. 행정을 바꾼 사례였다고 합니다. 여행을 통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그 안에 책이 있고, 책에 대해 이야기도 나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정 사무국장)
토닥토닥괜찮아는 경기동네서점 지원사업의 후원으로 ‘커피인문학’(2018년 4월, 강원도 강릉), ‘21세기 청소년인문학’(2018년 4월, 북콘서트‧한양대 미래인문학융합전공학부 김호연 교수의 북콘서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윤 대표는 “‘토닥토닥괜찮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지역사회에 수익금의 일부를 환원하는 동시에 동네사랑방 역할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움직임에는 경기도가 지원하는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도 큰 힘이 되는 듯했다.
‘토닥토닥괜찮아’는 경기동네서점 지원사업의 후원으로 ‘커피인문학’(2018년 4월, 강원도 강릉), ‘21세기 청소년인문학’(2018년 4월, 북콘서트‧한양대 미래인문학융합전공학부 김호연 교수의 북콘서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한편, 경기도는 오는 4월부터 지역서점인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인증서점은 도내 31개 시·군 공공도서관 도서 우선 구매, 홍보 및 경영 컨설팅·교육·시설개선 지원 등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인증 유효기간은 신규 인증 후 2년이며, 이후 갱신 심사를 거쳐 재지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