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는 문물이 발달하고 예의 바른 나라로 불린다.”
이 대목은 1123년, 중국 송나라 사절단의 서긍이 고려를 방문하여 모은 정보를 담은 <고려도경>에 나온다. <고려도경>은 최고의 현존 자료로 손꼽히는 것으로, 당시 유연한 외교와 적극적인 대외 무역을 통해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어나간 고려가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해 잘 나타낸 책이다. (<고려도경>은 ‘선화봉사고려도경’으로, 줄여서 ‘고려도경’이라 칭한다.)
경기도박물관은 지난 7월 26일부터 고려를 보는 이방인의 시각을 담은 ‘경기 천년 특별전Ⅲ - 900년 전 이방인의 코리아 방문기’ 전시를 개최했다.
경기 천년 특별전Ⅲ- ‘900년 전 이방인의 코리아 방문기’가 전시되고 있는 경기도박물관. ⓒ 고건희 기자
전시는 수많은 고려의 문화 중 다도 문화를 선보이는 것으로 개막식이 열렸다. 다도 문화 시연은 손민영 김포다도박물관장이 진행했다.
손민영 김포다도박물관장이 고려의 다도 문화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 고건희 기자
박희주 경기도박물관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고려의 실생활과 문물에 대한 자료가 담긴 ‘고려도경’을 주제로 전시를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는 고려에 대해 많은 시민이 알아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희주 경기도박물관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고건희 기자
개막식에 참석한 경기도박물관협회 전성임 회장은 “올해는 고려시대 때 이름이 붙여지고 발전해온 경기도의 천 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라며, “900년 전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를 방문하여 작성한 고려도경을 통해 고려의 생생한 문화를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경기도박물관 외에도 경기도 내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180여 개 정도 된다. 과거와 현재를 융합한 전시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의 전시 기관을 많이 방문해주길 바란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참석한 내빈들의 테이프 커팅으로 개막식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으로 전시가 개장됐다.
전시를 축하하는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 고건희 기자
고려의 의복이 재현되어 있는 입구 앞을 지나 고려 역사에 대한 영상과 송나라 사절단의 방문 연표, 유물 소개로 꾸며진 전시를 둘러볼 수 있다. 일본이 소장 중이었다가 얼마 전 한국으로 귀환된 수월관음도가 관객들을 반긴다.
고려시대 때의 의복이 전시관 입구에 전시되어있다. ⓒ 고건희 기자
전시관 유물에 대한 해설이 진행되고 있다. ⓒ 고건희 기자
이 전시의 주제인 ‘고려도경’에 대한 소개와 그 안에 담긴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의 이야기,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만들어낸 뛰어난 품질의 물품과 독창적인 불교문화를 통해 드러낸 고려인의 개방적인 풍속 등을 전시관에서 접할 수 있다.
또 고려 특유의 비색 청자를 비롯한 공예품과 여성의 생활상을 세세히 기록한 유물 등 고려의 빼어난 문화의 기록들을 둘러볼 수 있다.
고려의 문화가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나갔음이 유물 하나 하나에 기록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려의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 고건희 기자
‘경기 천년 특별전Ⅲ - 900년 전 이방인의 코리아 방문기’는 경기도박물관에서 10월 21일까지 진행된다. 경기도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기념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름방학 뮤지엄 캠프’와 ‘고려도경’을 주제로 한 학술 대회를 8월에 개최한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박물관 홈페이지(
http://musenet.ggc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