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곡리는 시선을 잡는 볼거리가 꽤 있는데요, 먼저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담벼락의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있답니다. 마을 중심에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학곡리 고인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덮개돌이 현무암인 이런 고인돌은 두 개의 받침돌을 세워 그 위에 큰 덮개돌을 놓은 탁자 형식인데 양쪽을 막은 막음돌은 현재 없어졌다네요.
마을 동쪽 끝에는 거대한 돌무지무덤인 적석총이 있는데요, 임진강변 자연제방 위에 만들어진 적석총은 얼핏 보면 무덤이라기보다는 강변의 냇돌을 쌓아놓은 잠수함 모양의 돌무더기처럼 보인답니다.
임진강은 우리나라에서 일곱 번째로 큰 강으로 함경남도 덕원군 두류산에서 시작하여 남서 방향으로 254km를 흘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서 한강과 합류하는데요, 연천군으로 들어서는 곳은 북한지역인 중면 여척리로 중면 횡산리와 왕징면 강내리에서 보면 누인 ‘S`자형으로 멋지게 굽어 흐른답니다.
임진강은 남북을 이어 흐르기 때문에 분단의 아픔을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데요, 강 주변에 형성된 많은 문화유적지로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답니다.
석장리 미술관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미술관으로 설치미술 작가들이 직접 운영하는데요, 이곳에 가장 큰 특징은 ‘자연스러움’ 입니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인데 봄에는 공원 연못에서 맹꽁이·산개구리·토종두꺼비의 산란을, 여름에는 반딧불이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또 가을에는 다양한 곤충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겨울에는 모닥불과 함께 시린 밤하늘을 밝히는 맑은 별빛을 마주할 수 있다네요.
석장리 미술관은 금·토·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도 개관을 하는데요, 그래서 평일에 휴관인 경우가 있으니 휴무 여부를 확인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답니다. 또한 미술관 안에는 펜션과 카페도 있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하룻밤 머물러 갈 수도 있다고 해요.
도로를 벗어나고 산길로 들어서니 능선 초입에 전망대가 보이는데요, 전망대를 오르면 목적지인 숭의전과 임진강 그리고 강 건너편 삼화리의 논밭이 한 눈에 들어온답니다. 숭의전 아래 숲길은 평탄한 길로 걷기 쉬운데요, 능선길이 끝나고 발걸음이 낮아진다 싶으면 종착지인 숭의전에 이르면서 10코스 끝이납니다.
숭의전은 느티나무가 호위병처럼 둘러쳐져 있고 발 아래로 임진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풍광이 일품이랍니다.
평화누리길 제11코스 임진적벽길은 대립한 한민족의 허리춤 DMZ 그 중심을 걷는 길인데요, 한국전쟁이 이 땅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답니다. 가꾸지 않은 땅에는 푸른빛의 자연과 이름 모를 들꽃들이 지천에 피어나 그 생명력을 뽐내고 있답니다.
숭의전지에서 동아리 연천 당포성까지는 2차선 도로를 따라 걸어가는데요, 이를 벗 삼아 걷다 보면 삼화교 건너 우측 둔덕에 자리한 성곽이 보인답니다.
연천 지역은 고구려의 남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세기 말부터 고구려와 백제의 주요 전략적 요충지였는데요, 당포성은 강을 건널 수 있는 얕은 여울목이 형성된 곳으로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지였답니다. 성곽에 오르면 임진강 너머 파주와 동두천의 산봉들이 눈에 들어온다네요.
당포성을 나와 다시 도로를 따라 걸으면 동이리를 거쳐 주상절리가 나옵니다. 둑길에서 강변으로 내려서면 거대한 성벽 같은 암벽이 강줄기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데요, 강을 딛고 일어선 암벽의 자태가 웅장하답니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동이리 주상절리는 평강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한탄강을 따라 흘러내리다 임진강과 합수하는 지점에서 올라온 것인데요, 그 위로 비가 내리고 물이 흐르며 용암지대는 깎이고 녹아내려 지금의 신비한 조각품을 만들어냈답니다. 주상절리는 높이 40m, 길이는 1.5km에 이르며 불길에 휩싸였던 견고한 화상의 흔적은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다양한 절경을 만들어 내는데요~ 날씨마다, 계절마다 달라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임진강을 따라 종착지점인 군남홍수조절지에 다다르면 굴비두름 같은 철조망으로 엮은 초소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군남홍수조절지는 임진강에서 우리가 갈 수 있는 최상류인데요, 이 땅의 수많은 강 가운데서 유일하게 남한과 북한을 관통해 흐르는 임진강 물길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이곳 전망대를 올라서 풍광을 바라보면 참 쓸쓸한데요, 발아래로 가로 막힌 물길이 북녘 산협으로 사라지는데 이는 분단을 상징한 임진강임을 다시 한 번 알려주듯 가슴 먹먹한 곳이랍니다.
평화누리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12코스에는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통일로 이어주는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통일이음길’이란 희망의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희망의 길은 군남홍수조절지 입구를 뒤로 한 북쪽 산길에서 시작됩니다. 무성한 풀잎 사이로 경운기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산길은 유유자적 발걸음을 옮기기에 불편함이 없답니다.
산길을 내려가면 도로변에게 연천 로하스파크를 만날 수 있는데요, 현대인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한 새로운 차원의 농촌휴양단지랍니다. 이 마을은 옥녀봉 밑에 옥같이 맑은 냇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옥계리라 불렸는데요, 마을 벽에는 마을의 풍경을 한 껏 느낄 수 있는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답니다. 삶의 풍경이 길로, 벽화로, 사람들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마을을 빠져나와 78번 국도를 걸어 고갯마루에 이르면 필리핀 참전비를 만날 수 있는데요, 한국전쟁에 참전한 필리핀군이 중공군과 가장 큰 전투를 벌였던 율동전투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비랍니다. 부지런한 발길을 잠시 멈춰 참전비 앞에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져 보아요.
필리핀 참전기념비를 지나 고개를 상리초등학교에 닿습니다. 상리초등학교에서 골목길을 따라 나가면 철길 건널목인데요, 이 건널목을 지나면 한탕강 지류인 차탄전을 따라 신탄리역까지 올곧은 강변길로 이어집니다.
차탄천변에는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어 길의 모양새가 아주 시원한데요, 걷는 사이사이마다 열차가 지나간답니다. 통일이 된다면 함경도 원산까지 달릴 열차지만 지금은 철도 중단지점까지만 운행하는데요, 경원선은 한반도의 마지막 단절 철도 노선이라는 상징성과 역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종착지인 경원선 신탄리역에 도착하면 대망의 12코스는 끝이 납니다.
한국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평화누리길을 걷노라면 깨닫게 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대한민국은 종전이 아닌 정전의 땅이라는 것입니다. 정전협정을 맺으면서 탄생한 비무장지대(DMZ)는 총길이 248km, 남측 면적만 453㎢에 달합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곳이기도 하죠. 또한, 우리나라는 비행기나 배가 아니면 이 나라를 벗어날 수 없는 섬나라라는 사실 또한 실감하게 된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곳임에도 사람은 쉽게 갈 수 없는 곳! 이 땅엔 언제부턴가 자연의 철새가 날아들고, 철책이 가로 막힌 시간 동안 어느새 고라니, 산양, 토끼들의 낙원이 되었는데요~ 이는 DMZ가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까요?
마지막 코스인 연천에 자리 잡은 평화누리길까지 만나봤는데요, 어떠세요?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길을 만나지만 오롯이 가슴으로 걷는 길은 평화누리길 뿐이지 않을까요?
곳곳에 남은 전쟁의 기억 위를 걸으며, 평화의 꽃이 필 그날을 꿈꾸게 하는 길, 바로 평화누리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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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연천군 문화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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