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1시부터 금정역에서 2016년 전철역사 응급환자대응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훈련에는 금정역사 역무원 6명과 군포소방서 구급대원 2명이 참여했으며 훈련을 참관하기 위해 유관기관에서 20여 명이 참석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금정역 승강장에서 1호선 지하철을 기다리던 4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역무원들이 다급하게 뛰어와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위급상태임을 확인한 역무원들은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저희는 군포 소방대원입니다. 이제부터 응급처치는 저희가 하겠습니다.”
역무원들이 물러나고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를 이어갔다. 이어 들것에 환자를 옮겨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역 5번 출구에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로 이동해 가까운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16일 오후 1시부터 금정역사 일대에서 ‘전철역 응급환자 초기대응매뉴얼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사)대한심폐소생협회가 주관하고 경기도가 협조한 이번 훈련은 역사 내에서 응급환자 발생 시 119 구급대원 도착 전 역무원의 초기대응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훈련에는 금정역사 역무원 6명과 군포소방서 구급대원 2명이 참여했으며 훈련을 참관하기 위해 배수용 경기도 보건복지국장, 지성군 군포시 부시장, 이필균 군포소방서 현장대응단장, 김광용 금정역장, 조규종 한림의대 응급의학과 교수, 코레일 수도권서부본부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모의훈련은 ▲역무원 사전 교육 및 훈련 ▲예비훈련 ▲참관인들과 함께하는 본훈련 ▲훈련강평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훈련의 주요 내용은 초기 응급처치 장소 설정, 전철역사에 심정지 환자 발생 시 119구급대 신고 및 구급차 배치, 119구급대원 이동 동선에 따른 환자 이송 조치 등이다.
오후 1시 응급환자 초기대응매뉴얼을 교육받은 역무원들은 같은 날 오후 3시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는 무전을 시작으로 본 훈련에 임했다. 환자 발생 신고를 받은 역무원 1은 바로 고객지원실에 있는 역무원 2에게 알려 119 신고를 진행했다.
이어 현장에 있던 역무원 3과 심장제세동기를 가져온 역무원 1은 애니(구조훈련 마네킹)를 대상으로 가슴압박, 인공호흡 등을 실시했다. 5분이 지나자 금정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군포소방서로부터 소방대원 2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역무원 3은 “4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호흡이 비정상적이었으며 흔들어도 반응이 없어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라며 구급대원들에게 도착 전의 현황을 보고했다.
군포소방서 구급대원 2명이 구조용 들것에 환자를 실어 구급차로 이동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역내 엘리베이터를 통해 5번 출구에 도착한 대원들은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 환자를 옮겨 병원으로 이송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구급대원들은 빠르게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가슴압박과 동시에 심장제세동기를 작동시켜 응급조치를 이어갔다. 응급조치로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자 빠르게 구조용 들것에 옮겨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했다.
역내에는 “현재 응급상황 발생으로 환자를 이송 중이오니, 엘리베이터 사용을 중지해 주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역내 엘리베이터를 통해 5번 출구에 도착한 대원들은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 환자를 옮겨 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 이송을 끝으로 이날 훈련은 마무리됐다.
훈련강평에서 이필균 군포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예전에는 심장 정지 이후 소생률이 1%대였다. 최근 다양한 심폐소생술 관련 사업들을 실시해 4.5%대로 올라서 기쁘다”며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8%이기에 갈 길이 멀다. 끊임없이 노력해 따라잡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지성군 군포시 부시장은 “금정역 이용객이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에 응급상황을 대비한 이번 훈련의 기회를 마련해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오늘과 같은 훈련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광용 금정역장은 “향후 경기도에서 더 많은 유관기관들과 협력할 수 있는 훈련들을 진행해 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근처 소방서, 119구급대와의 협력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모의훈련 참석자들이 훈련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조규종 한림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처치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향후에는 누구 하나 머뭇거리지 않고 응급환자에게 달려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이라며 “오늘 훈련을 영상자료로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홍보자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 외에 일반인 교육 사업도 시행해 인식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수용 경기도 보건복지국장은 “실제 현장에서 겪는 것과 머리로만 아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훈련을 통해 현장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모의훈련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무관심한 것도 문제인 것 같다. 역무원 훈련만큼 일반인들이 응급상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사업들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지난 9월부터 도내 전철역사 54개소를 대상으로 ‘경기도 전철역사 응급환자 대응 교육 및 훈련’ 사업을 시행해왔다.
특히 (사)대한심폐소생협회를 자체 구성해 사업총괄자로 조규종 한림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대한심폐소생협회는 역사별 응급환자 초기대응 매뉴얼 개발하고 도상훈련을 진행했으며, 역무원에게는 구조 및 응급처치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이날 진행한 모의훈련 또한 해당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이며 도는 향후 2017년에도 전철역사 응급환자 대응 교육 및 훈련사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