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소통’, ‘생명’을 주제로 한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가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개최된다. 영화제의 개막에 앞서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23일 KEB하나은행 본점 4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조직위원장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하여 집행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배우 조재현 등이 참석했다. 또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조진웅과 지우, 국내외 언론인을 포함해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초등학교 쉬는 시간,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으로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통해 DMZ국제다큐영화제는 다큐멘터리의 진정성과 그 정신의 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다. ⓒ 도유정 기자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DMZ국제다큐영화제의 포스터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올해 영화제를 대표하는 포스터 사진으로 성남훈 작가의 작품을 선정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초등학교 쉬는 시간,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으로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다큐멘터리의 진정성과 그 정신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했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진모영 감독의 신작 <올드마린보이>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 도유정 기자
본격적인 기자회견은 트레일러 및 상영작 하이라이트 소개로 시작을 알렸다. 올해 영화제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DMZ국제다큐영화제, LA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관객상, 대상 등을 수상한 진모영 감독의 신작 <올드마린보이>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강원도 고성에서 잠수부로 일하는 탈북 남성을 그린 <올드마린보이>는 남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잠수를 하며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진모영 감독은 “우연히 잠수부에 대한 영화를 보다가 이 다큐를 진행하게 됐고, 지난 2013년 가을부터 3년간에 걸쳐 작업한 작품”이라며 “탈북자인 한 남성이 사회와 거친 자연에서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담하게 풀어냈다”고 말했다.

<망각과 기억2: 돌아 봄>은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사회가 겪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기록하고 304명의 희생자들이 이 땅에서 온전히 영면할 수 없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 도유정 기자
영화제의 경쟁부문은 국제경쟁, 아시아경쟁, 한국경쟁, 청소년경쟁 등 4개의 분야로 나뉜다. 그중 한국경쟁 부문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사회가 겪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기록하고 304명의 희생자들이 이 땅에서 온전히 영면할 수 없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망각과 기억2: 돌아 봄>, 재건축 논의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은 서울 끝자락 둔촌주공아파트의 이야기를 담은 <집의 시간들> 등이 소개된다.
비경쟁부문은 글로벌비전, 한국다큐쇼케이스, DMZ비전, 다큐패밀리, 다큐초이스, 특별기획, 박환성 감독 추모 특별상영 등 7개의 분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나의 교실 특별기획: 광장이여, 노래하라’ 부문에서는 비정규직, 비인간 동물에 대한 혐오와 폭력, 성주 사드 배치, 18세의 참정권, 페미니즘 등 5개월간 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민주주의를 향한 목소리를 담은 <광장>이라는 작품이 포함됐다. 또한 지난 7월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촬영 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박환성, 김광일 PD의 죽음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의미에서 박환성 감독 추모 특별 상영을 진행한다.
다큐멘터리 관객을 확대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영화제 초기부터 진행해온 ‘청소년다큐제작워크숍’과 함께 노인 계층을 대상으로 개인의 구술사를 다큐멘터리로 옮기는 ‘영상으로 쓰는 생애 이야기’가 올해 처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도유정 기자
상영작 소개가 끝나고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남 지사는 “2009년 시작한 DMZ국제다큐영화제가 벌써 10회를 바라보고 있다”며 “지난 8년간 영화제를 지원하면서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큐멘터리는 걷는 여행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며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면서 그들의 삶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DMZ국제다큐영화제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국민들도 삶의 본질을 느끼고 다양성을 함께 꽃피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DMZ영화제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 대한 소감을 전하고 있다. ⓒ 도유정 기자
이어서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올해 9회를 맞이했다”며 “그동안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건강한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한 가지 자랑하고 싶은 것은 DMZ국제다큐영화제가 규모는 작지만 예산 대비 전국 영화제 중 지원금이 가장 크다. 이는 다큐 제작자, 감독들에게 소중한 제작비로 돌아가게 된다. 올해도 DMZ국제다큐영화제 제작지원작 10편이 소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감독들의 성장을 위해 힘쓰고 다큐멘터리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해야 친숙해질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DMZ국제다큐영화제의 홍보대사로 배우 조진웅과 지우가 위촉됐다. ⓒ 도유정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영화제의 홍보대사로 배우 조진웅과 지우가 위촉됐다. 조진웅은 “성대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뜻이 깊은 영화제의 홍보대사를 맡게 돼 영광”이라며 “솔직히 말해서 다큐멘터리에 큰 흥미가 없었는데 영화 일을 하면서 다큐멘터리 영화에 참여하고 꽤 많은 작품을 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우리 삶 속에 잔잔하게 스며들어 있다”며 “홍보대사 활동을 통해서 다큐멘터리를 좀 더 심도 있게 알아가고 싶고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삶에도 스며들게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우도 “올해 DMZ국제다큐영화제의 홍보대사를 맡게 되어 뜻깊고 감사하다”며 “DMZ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다큐멘터리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42개국 112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오는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경기도 고양시(메가박스 백석), 파주시(메가박스 출판도시), 김포시(김포아트홀), 연천군(연천수레울아트홀) 등에서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폭력과 비극의 상징이었던 DMZ가 평화와 소통, 그리고 생명의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세계인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축제의 장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