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는 차분한 내레이션과 사실적인 묘사로 사회적 맹점과 부조리를 날카로운 목소리로 비판한다. 지난 가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광장의 이야기와 남북한의 국경마을에서 잠수부로 살고 있는 소외된 탈북자의 이야기까지.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린 다큐멘터리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23일 열린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기자회견 현장. 왼쪽에서부터 박혜미 프로그래머, 남경필 조직위원장, 조재현 집행위원장, 진모영 감독. ⓒ 최윤호 기자
지난 23일 오전 11시,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집행위원장인 배우 조재현, 박혜미 프로그래머, 진모영 감독, 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조진웅과 지우가 자리했다.
기자회견은 개막작 소개 및 전체 프로그램 발표, 공식 트레일러 및 상영작 하이라이트 상영으로 이뤄졌다. 또 배우 조진웅과 지우의 홍보대사 위촉식 및 포토타임 등을 가지며 다큐영화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되어라, DMZ국제다큐영화제
대한민국의 DMZ는 세계 유일의 비무장지대이다. 1953년 휴전회담 타결 이후 군사분계선을 기점으로 남북 각각 2km 지점까지 폭 4km, 길이 248km의 비무장지대가 만들어졌다. DMZ는 한반도의 큰 아픔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인간의 출입이 차단된 채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을 보존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아픔을 간직한 동시에 생명력을 품은 DMZ의 특징에 주목했다. 다큐영화제는 과거 비극이 시작되었던 한반도가 다큐영화제를 통해 새로운 희망과 소통의 무대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이 DMZ국제다큐영화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최윤호 기자
DMZ국제다큐영화제는 비무장지대의 평화와 생명의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세계인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올해는 42개국 112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시민 속으로 간 다큐’를 슬로건으로 정한 이번 다큐영화제는 다큐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사회적 맹점에 대한 강연과 포럼 등이 진행된다. 다큐멘터리는 세상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시선을 반영하는 창이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깨달음과 감동을 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오는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경기도 고양시(메가박스 백석), 파주시(메가박스 출판도시), 김포시(김포아트홀), 연천군(연천수레울아트홀) 등에서 개최된다.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공식 포스터. ⓒ DMZ국제다큐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그 시작을 알리다
기자회견에 맞춰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공식포스터와 트레일러 영상도 첫 선을 보였다. 성남훈 작가의 사진이 이번 영화제를 대표하는 포스터가 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초등학교의 쉬는 시간, 한 소녀가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으로 운동장을 바라보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다. 사진 속 소녀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공간에 서 있다. 세상의 명암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그리는 성남훈 작가의 작품관이 담겨있다.
이번 다큐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는 배우 이광기의 연출 아래 캠프그리브스의 버려진 탄약고에서 촬영되었다. 캠프그리브스는 비무장지대 내에 위치한 옛 미군부대로 DMZ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공식 트레일러 역시 빛과 어둠을 강조하며 우리가 지향해야할 빛은 소통이라고 말한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조진웅과 지우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최윤호 기자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새 얼굴들
배우 조진웅과 지우가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새 얼굴이 되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남경필 지사는 두 배우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배우 조진웅은 드라마, 사극, 스릴러 등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활동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다.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15년 ‘고양원더스’ 선수들과 김성근 감독의 감동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파울볼>의 내레이션을 맡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그는 다큐멘터리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배우 조진웅은 “야구를 워낙 좋아해서 <파울볼>의 내레이션을 맡았는데, 이제는 다큐에도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다큐멘터리 영화가 대중에게 더 친근해질 수 있도록 홍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배우 지우도 “올해 DMZ다큐영화제의 얼굴이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다큐멘터리를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발굴해내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개발표를 통해 최종 선정된 20편 내외의 다큐멘터리에 총 3억5000만원을 제작비 및 개봉지원비로 지급하고 있다. 이는 극장에서 개봉하기 힘든 다큐멘터리 영화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남경필 지사의 모습. ⓒ 최윤호 기자
남경필 지사는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