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등의 풍미를 돋울 때 드레싱으로 자주 사용하는 마요네즈. 마요네즈가 들어가면 확실히 맛이 업그레이드된다. 하지만 마요네즈를 마음 놓고 양껏 먹는 사람은 드물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건강에 해가 될 것 같은 불안함 때문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더플랜잇은 동물성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순식물성 원료 및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 더플랜잇 제공
푸드테크 스타트업 ‘더플랜잇(The Planteat)’이 개발한 순식물성 마요네즈 ‘콩으로마요’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콩으로마요’는 이름 그대로 콩으로 마요네즈를 만들었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는 말은 들어 봤지만, 콩으로 마요네즈도 만든다고? ‘콩으로마요’를 처음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콩으로 마요네즈를 만들었다고 하면 다들 믿기 어렵다는 눈빛으로 쳐다봐요. 마요네즈는 계란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더플랜잇의 양재식 대표는 익숙하다는 듯 설명을 이어 나간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일반 마요네즈는 계란 노른자와 식용유가 주원료다. 하지만 콩으로마요는 계란 노른자 대신 두유와 국내산 약콩을 넣었다. 양 대표는 “동물성 원료인 계란 노른자와 식물성 원료인 약콩·대두는 분자 구조가 다르다. 이를 적절히 배합해 계란 노른자의 분자 구조에 가까운 대체물질을 만든 것이 우리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칼로리 줄이고 단백질·식이섬유는 높이고
콩으로마요에 대한 두 번째 의문은 ‘맛’이다. 분자 구조는 대체했다고 하지만 맛도 대체가 가능한 것일까? 양 대표는 “기존 마요네즈와 다르지 않다”고 답한다. 그는 마요네즈를 만들 때 계란 노른자는 물과 식용유가 잘 섞이도록 하는 유화제 역할을 할 뿐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콩으로마요는 두유와 약콩이 계란 노른자 대신 마요네즈 특유의 질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또한 이 제품은 식용유 함량을 줄여 일반 마요네즈에 비해 20% 이상 칼로리를 낮췄다. 기존 마요네즈보다 칼로리와 지방·나트륨 함량이 낮고, 콜레스테롤이 없으면서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유량은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채식주의자, 콜레스테롤이 걱정인 사람들도 안심하고 맛있게 마요네즈를 즐길 수 있다.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양재식 대표는 영양 불균형 문제의 해결책으로 동물성 재료를 대체할 식물성 식품 개발을 떠올렸다. ⓒ 김희진 기자
양 대표가 이러한 순식물성 대체식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시절부터다.
“선진국은 육류를 과다 섭취해 성인병 환자가 늘고 있는데 개발도상국은 먹을 게 부족한 현실을 접하면서 ‘글로벌 영양 불균형’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어요.”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그는 영양 불균형 문제의 해결책으로 동물성 재료를 대체할 식물성 식품 개발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막연한 아이디어에 불과했지만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구체화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다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경기도 대학생 융합기술 창업지원사업’을 알게 됐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보유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 대학생 기술창업을 집중 육성하는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양 대표는 순식물성 마요네즈를 개발하고 시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었다. 두유와 약콩으로 마요네즈를 만드는 방법과 제조공정에 대한 국내 특허도 출원했다.
“스스로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객관적일 수 없어요. 그래서 고객이나 멘토의 피드백이 꼭 필요해요. 그런데 대학생이나 대학원
생들이 피드백을 받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경기도 대학생 융합기술 창업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됐어요.”
더플랜잇은 세계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 김희진 기자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서울대학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비더로켓 론칭데이에서 대상을 받고 더플랜잇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마케팅 지원과 사업 확대를 위해 수원시에 위치한 서울대 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한 뒤에는 슈퍼맨 창조오디션에 출전해 사업화 부문 동상을 거머쥐었다.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보완하자는 취지에서 나간 오디션에서 받은 상금으로 PCT(특허협력조약) 국제 출원도 취득하며 세계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동물성 원료 대체 가능한 식물성 원료 DB화
양재식 대표는 동물성 원료의 유전자 배열과 유사한 식물성 원료를 찾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 김희진 기자
더플랜잇은 올해 콩으로마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스류와 순식물성 제과·제빵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양 대표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저는 마요네즈를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마요네즈를 식물성 원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다양한 순식물성 대체식품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양 대표는 동물성 원료의 유전자 배열과 유사한 식물성 원료를 찾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 궁극적인 목표와 바람은 지구의 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생각하는 식습관 분위기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 더플랜잇(The Plante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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