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2018 UNESCO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맞아 경기도 자체 행사인 ‘G-CAFE 늘꿈마을잔치’가 경기도박물관에서 개최됐다 ⓒ 정영진 기자
지난 5월 26일, UNESCO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맞아 ‘G-CAFE 늘꿈마을잔치’가 경기도박물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경기도 기초문화재단(군포, 부천, 용인, 안산문화재단 등)이 공동 기획하였다.
‘UNESCO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은 유네스코가 선포한 것으로서 매년 5월 넷째 주이다. 이 기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의 장을 펼친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가 2012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올해로 7회째를 맞았으며,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이번 2018년이 처음이다.
그런데 왜 5월 넷째 주를 ‘UNESCO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으로 선포했을까? 여기에는 우리나라가 큰 기여를 했다. 2010년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는 ‘2010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공동 개최해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를 발판으로 2011년 한국 정부는 ‘서울 아젠다 : 예술교육 발전 목표’를 유네스코에 발의하였다. 그리고 그해 열린 유네스코 총회에서 이 아젠다를 만장일치로 채택해, ‘2010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개최한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정한 것이다.
이번 경기도 행사는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마을 콘셉트로 진행되었다. ⓒ 정영진 기자
이번 경기도 행사 ‘G-CAFE 늘꿈마을잔치’는 그 명칭에서부터 경기도만의 고유한 콘셉트가 드러난다. 먼저 ‘G-CAFE’는 ‘경기-문화예술교육축제(
Gyeonggi-
Cultural
Art education
FEstival)’의 영문 약자로, 카페에서처럼 사람들이 모여서 삶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소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늘꿈마을잔치’는 누구나 늘 꿈꿔온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교육받는 마을 혹은 잔치라는 뜻으로, 연령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사를 표방하는 경기도 행사의 정체성을 담았다.
이날 행사에는 총 11개의 부스가 마련되었다. 그중 그리고, 만들고, 색칠하는 부스들이 상당수를 차지해 다른 연령층보다 유아, 어린이들이 많았다. 가장 인기 있던 부스는 가족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붙일 종이액자를 꾸미는 체험 부스였는데, 많은 어린이가 둘러앉아 색연필을 가지고 종이액자를 꾸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늘꿈마을잔치’라는 경기도 행사의 명칭에 맞게 어른을 위한 부스도 있었다.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경기 천년의 역사’를 듣는 프로그램, 다큐 시청 프로그램 등이 준비돼 있어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도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행사였다. 이외에도 경기도립극단의 <맹진사댁경사> 공연, 밴드 ‘안녕384’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져 볼거리를 한층 더했다.
가족사진을 찍고 사진을 붙일 종이액자를 꾸미는 체험 부스에서 어린이들이 꾸미기에 열중하고 있다. ⓒ 정영진 기자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의 공동 저자 조벽 교수(HD행복연구소장)의 특별 강연도 펼쳐졌다. 주최 측인 경기문화재단도 특히 기대를 모았다고 하는 이번 강연은 ‘가정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강연은 문화예술교육방법에 한정되지 않고, 아이가 바르고 긍정적인 정서를 지닌 사람으로 자라도록 하기 위한 방법에 관해 폭넓은 조언과 방법 제시가 이루어져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특히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이 강연을 매우 감명 깊게 들었고, 예비 부모로서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라 판단하므로 이 강연 내용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조벽 교수가 아이를 정서적 금수저로 만들기 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 정영진 기자
1. 아이들의 문제 행동의 원인은 ‘부정적 감정’
예전에는 폭행, 욕설 등 문제 행동에 관련해서 고등학생들의 기사만 나왔는데, 몇 년 뒤에는 중학생들의 기사가 나오더니 최근에는 초등학생도 그런 일을 저지른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조벽 교수는 “머지않아 유치원생 관련 기사도 나올까 두렵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이러한 망가진 인성과 문제 행동은 ‘부정적 감정’에 기인한다. 그리고 부정적 감정의 주원인은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인데, 그중 가정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즉, 가정에서 부모가 억압하는 태도를 보일 때 아이는 큰 스트레스를 받고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2. 긍정적 감정을 풍요롭게 경험해야 한다.
내재화된 감정이 행동과 미래를 크게 좌우한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성공하고 행복하려면 긍정적 감정을 풍요롭게 경험해야 한다. 즉, ‘정서적 금수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벽 교수는 아이가 긍정적 감정을 풍요롭게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가지 제시했다.
조벽 교수는 특히 ‘사랑하는 가정문화’, ‘행복한 가정문화’, ‘소통하는 가정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가정문화’와 관련해서는 화목한 가정이 중요하다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정말 틀린 말이 아니라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놀잇감을 주기보다 부모가 먼저 놀이터가 된다면, 아이는 부모와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타인과 관계 맺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하는 가정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정 코칭’ 방법을 사용하라고 강조했다. ‘감정 코칭’은 아이의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은 수정함으로써 아이의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고도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강연을 마치며 조벽 교수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모험심을 허락하라고 조언했다. 부모의 뜻대로 아이를 끌고 가려고 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때 긍정적 정서를 풍요롭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학벌을 갖고 부를 쌓고 명예를 드높이는 것만이 인생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아니다. 자신이 꿈꿔오던 것을 할 때 사람은 진정으로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
조벽 교수는 미시간 공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만났던 제자를 사례로 들며 자신이 원하는 것, 꿈꿔오던 것을 하는 것이 진정 삶을 행복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 정영진 기자
UNESCO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맞아 경기도에서 개최한 ‘G-CAFE 늘꿈마을잔치’는 이번에 처음 개최했지만 체험, 강연,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도민에게 유익하고 치유되는 시간을 선사했다. 다만, 생각만큼 그리 많은 가족이 찾지 않은 것이 좀 아쉬웠다. 내년에는 더 많은 가족들이 행사 개최 소식을 접하고 시간을 내어 자녀와 부부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G-CAFE 늘꿈마을잔치’에 참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