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과 25일, ‘제1회 의정부 블랙뮤직 페스티벌(BMF, Black Music Festival)’이 열렸다. 원래 24~25일 양일간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개최되기로 했던 이날 행사는, 태풍 ‘솔릭’으로 인해 24일 행사는 실내인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됐고, 25일 행사만 원래대로 야외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양일 모두 수많은 사람이 찾아 객석이 가득 찼고, 공연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25일, ‘제1회 의정부 블랙뮤직 페스티벌’의 두 번째 공연이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펼쳐졌다. 공연이 끝난 후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필굿뮤직
블랙뮤직(Black Music)을 직역하면 ‘흑인 음악’이다. 말 그대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만든 대중음악을 일반적으로 블랙뮤직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재즈, 힙합, R&B, 블루스, 소울, 고스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포함된다. 국내로 예를 들면, 블랙뮤직 아티스트에 속하는 가수로 타이거JK를 들 수 있고, 많은 인기를 끈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에 나온 랩들도 블랙뮤직에 속한다.
24일에는 DOK2(도끼), 슈퍼비, 면도, 해쉬스완 등이, 25일에는 윤미래, 타이거JK, 김하온, 주노플로 등이 출연해 핫한 힙합 공연을 선보였다. ⓒ 정영진 기자
제1회 블랙뮤직 페스티벌의 예술 감독은 ‘힙합 레전드’라 불리는 타이거JK가 맡았다. 타이거JK는 앞서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영광”이라며 “아마추어와 신예 힙합 뮤지션들의 무대도 선보이며 힙합 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 본 행사에서는 인지도가 높고 유명한 뮤지션의 공연뿐만 아니라 보통 ‘루키(Rookie)’라 부르는 신예 뮤지션들의 공연도 볼 수 있었다. 또 음악 공연 사이마다 힙합, 비보잉 등 댄스 공연도 펼쳐져 무대가 매우 다채로웠다.
브라질 음악 타악 그룹 ‘라퍼커션’이 첫 순서로 리드미컬하고 흥겨운 멜로디의 브라질 음악을 들려주었다. ⓒ 정영진 기자
24일 공연에는 DOK2(도끼), Stylz & Wells, 슈퍼비, 면도, 로스, 최서현, 김효은, 창모, 해쉬스완, 마샬 등이 출연했고, 25일에는 윤미래, 타이거JK, 비지, 김하온, 주노플로, 앤원, 블랙나인, 마샬, 비비, 라퍼커션 등이 출연해 블랙뮤직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는 타이거JK와 윤미래가 대표로 있는 소속사인 필굿뮤직의 아티스트들이 많이 출연했다. 비지, 주노플로, 앤원, 블랙나인, 마샬, 비비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한 소속사 식구답게 공연에서 가족 같은 케미를 보여주었다.
25일 공연의 슈퍼마니아 존 티켓은 선착순으로 2,000장을 배부했고, 블루 존과 그린 존으로 나뉘었다. ⓒ 정영진 기자
25일 행사의 ‘슈퍼마니아 존’은 무대 바로 코앞에서 아티스트들과 호흡하며 실감 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스탠딩 석이었다. 25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슈퍼마니아 존의 티켓 2,000장을 배부했는데 많은 사람이 티켓을 받기 위해 일찍부터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블랙뮤직 페스티벌을 찾은 사람들은 10대와 20대가 대부분이었다.
25일 공연의 첫 순서는 브라질 음악 타악 그룹 ‘라퍼커션’이 맡았다. 라퍼커션은 오묘하고 흥겨운 멜로디의 브라질 음악과 리드미컬한 타악 반주를 선보이며 많은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브라질 음악이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라퍼커션 주위를 둥글게 둘러싸고 신나게 공연을 관람하며 즐겼다.
MC를 맡은 가수 프라임은 공연 중간중간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의 흥을 한껏 돋우었다. “뜨거워질 준비 됐나요?”라는 그의 질문에 많은 관객이 긍정의 환호 소리를 질렀다. 그는 공연장 바로 옆에 있는 의정부 소방서를 가리키며 “여기 바로 옆에 소방서가 있으니 충분히 뜨거워져도 된다”고 당부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힙합, 비보잉 등의 댄스 공연도 펼쳐져 다채로운 공연 구성을 돋보였다. ⓒ 정영진 기자
또 MC 프라임의 어제도 온 사람 있냐는 질문에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이틀 연이어 공연을 보러올 만큼 블랙뮤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은 “라인업도 핫하고, 공연도 너무 재미있어서 신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시민은 티켓 및 공연장 관리와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손목에 차는 티켓이 끊어져서 중간에 재입장을 못하게 됐다. 무대 가까이서 공연을 보려고 기껏 일찍 와서 티켓을 받았는데, 티켓이 끊어져 재입장이 불가하다고 하니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며 “내가 일부러 찢은 것도 아닌데 너무한 것 같다”고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필굿뮤직의 앤원과 주노플로가 가족 같은 케미를 뽐내며 함께 공연했다. ⓒ 정영진 기자
태풍 솔릭으로 인해 사이마켓, 슈퍼루키 프로그램, 애프터 파티 등의 일부 행사가 취소되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블랙뮤직 페스티벌에는 힙합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이 찾아 뜨겁고 열정적이며 신나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주최한 이번 ‘제1회 의정부 블랙뮤직 페스티벌’이 앞으로 꾸준히 개최되고 더욱 성장하여, 많은 내·외국인이 찾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음악 축제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