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비디오?사진?뉴미디어 아트전
경기도미술관, 개최
경기도미술관(관장 김홍희)은 9월 8일부터 미술관 2층 주전시실에서 ‘한국-호주 비디오, 사진, 뉴미디어 아트전 ’를 개최한다.
올해의 마지막 기획전이자 ‘2010년 국제교류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미디어 아트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호주의 독립 큐레이터 빅토리아 린(Victoria Lynn)을 기획자로 초청하여 경기도미술관과 함께 공동 기획한 것으로,
한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작가들과 전시 개념에 부합하는 중국, 영국, 뉴질랜드, 인도 출신의 미디어 작가들을 함께 초대하여 글로벌하면서도 각 출신국의 특성을 드러내는 로컬한 요소를 함께 지니는 독특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 초청 기획자: 빅토리아 린 (Victoria Lynn)
의 초청 기획자 빅토리아 린은 멜버른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자 작가이다. 70편이 넘는 논문과 도록, 4권의 책을 저술한 빅토리아 린은 2010년 본인이 직접 기획 제작한 “아들레이드 인터내셔널 ? 떨어져서도 우리는 함께” 행사의 모태 격인 아들레이드 페스티벌의 시각 예술 부문 큐레이터이기도하다.
그녀는 호주영상센터 (ACMI: Australian Centre for the Moving Image, 멜버른 소재)의 창작부 디렉터 직을 역임했으며, 그 전에는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 아트갤러리의 큐레이터로 일했다. 린은 또한 호주 문화원의 비주얼 아트/크래프트 위원회장을 역임하였으며 2003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호주관 커미셔너로 활약한 바 있다.
‘정체성의 이동’에 관심을 가지는 빅토리아 린이 이번 전시를 통해 탐구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자아가 될 수 있는가. ‘우리 자신이면서 우리 자신으로부터 분리된 자아’라는 이중의 시각을 통해 우리가 잃은 것과 얻은 것은 무엇인가. 관계, 소통, 친밀감, 환상, 그리고 환영의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우리의 자아가 거주하는 ‘신체’의 대중적 문화적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 전시 주제 : 트릭스터 (Trickster)
이번 전시의 주제는 ‘트릭스터’이다. 트릭스터의 신화적 이미지는 거짓과 사기, 절도 행위 등으로 대변된다. 침입자로서의 트릭스터는 기지와 재치로 기존 틀을 깨는 자이다. 최근, 이 트릭스터 캐릭터는 현대 미술에서의 모호하고 복잡한 정체성 담론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일례로, 미술이론가이자 비평가인 진 피셔는 “연기자, 범죄자이자 도덕관념의 부재라는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트릭스터는 오늘날 예술적 변혁을 위한 일종의 모델로서 기능”한다고 말한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르메스나 북아메리카 전설 속의 까마귀, 토끼와 코요테, 그리고 인도의 가네쉬나 미국 흑인 문화에서 나타나는 악동 원숭이 등의 예를 들면서, 피셔는 트릭스터의 범죄성, 그리고 중재자 또는 그리고 번역가로서의 트릭스터의 역할을 강조한다.
트릭스터는 “합리적인 주체로서의 자기규정을 가능케 해 주는 확고한 규범 체계가 부재하는 불확실성의 공간”으로 미끄러져 들어감으로써, 해학에 의존하여 “행위와 창조적 발명”을 이룩해 낸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열일곱 명의 참여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혼돈과 유희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하나의 렌즈로서 이 트릭스터 캐릭터를 활용한다. 트릭스터 캐릭터는 서로 다른 문화들을 매개하는 한편, 기존 통념을 깨는 역할을 하며, 현실과 환상의 두 영역에 동시적으로 존재한다.
트릭스터는 어둠과 빛, 신세대와 기성세대, 실제와 상상의 공간을 자유로이 왕래하며 다층적인 현실과 환상 속에 자리한다. 트릭스터란 곧 문화적 선입견을 넘어서서 가상적/허구적인 유희를 영유하며 육체의 한계를 초월하는 존재인 것이다.
■ 전시 구성
본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은 서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도 있다. 첫 번째 작가군은 도플갱어, 흉내쟁이, 또는 대리 자아 등의 모티프를 활용하여 문화적 번역의 문제를 다룬다.
즉, 한 쪽이 다른 한쪽을 어떻게 변형시키고 받아들이는지 고찰하는 것이다. 필 콜린스, 잉카 소니바르, 박주연, 토니 알버트, 리사 레이하나와 푸시파말라 N 등의 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문화적인 경계를 넘나드는 ‘닮은 자’ 들은 실제와 인식 간의 차이를 체현하고, 문화적 정체성의 단일성을 깨뜨리며, 편견들을 해체한다.
커뮤니티 사이트나 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점점 높아만 가는 오늘, 인터넷은 상호 교류할 친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기존의 사회 구조를 공고히 하고, 교류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허나 그 범위의 광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는 이 디지털 세계는 사실 “어떻게 친구 역할을 ‘플레이’할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와 같은 고정된 법칙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카오 페이, 마리 베론스키, 티비 무어, 구동희, 오영석과 양아치는 현실과 가상 세계를 매개함으로써 ‘가상성’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지 고찰한다.
이러한 주제들은 현실과 가상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변별 기준을 무색케 하는 복합적인 양상으로 표현된다. 즉, 이 두 영역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상황과 캐릭터들이 제시되는 것이다. 일부 작품에서는 ‘가상성’이라는 개념이 컴퓨터의 영역을 넘어 상상 속의 분위기, 즉 이미지와 캐릭터의 비디오 콜라주와 같은 형태로 제시된다.
세 번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작가들은 트릭스터 또는 ‘더블’의 개념을 활용해 몸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이들이다. 가브리엘라 & 실바나 망가노, 줄리 랩, 강이윤과 길조실은 몸 내/외부에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들은 자아와 몸 외적인 영혼에 해당하는 자신을 재현한다.
고도로 발달한 현대 의학 기술상의 맥락에서 볼 때, 몸은 단일한 합일체라기보다는 부분들을 끊임없이 주고받는 개체에 가깝다. 인체 내부와 세포 구조에 대한 탐구가 그 영역을 확장해 감에 따라 내부와 외부 간의 은유적 경계는 와해되기 시작한다. 몸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다른 세계, 또는 차원으로 들어가는 행위인 것이다.
빅토리아 린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에 참여한 작가들은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 의문을 던질 뿐 아니라, 이 두 상태 사이의 간극에 존재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고찰한다. 보편적이고, 문화적이며 혼돈스러운 ‘몸’의 형태를 통해, 이 작품들은 새로운 연결성이라는 프리즘을 제시하면서 서로 다른 세계들을 매개한다. 많은 작품에서 관점의 혼돈, 거울 영상, 육체적 “이중성” 또는 문화적 정체성의 혼재 등과 같은 복시적 관점들이 사용된다. 작가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보이는 것들을 신뢰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불신하도록 이끈다.
그것이 바로 비판하는 외부자일 뿐 아니라 내/외부에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트릭스터의 특성인 것이다. 현실과 환상 간의 관계에 대한 재해석은 우리 자신의 대체 자아 또 상상과 내면세계와의 조우일 뿐 아니라 차이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우리 자신이 이미 다면적인 존재임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타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란 불가능하다 할 것이다.“
■ 동반 프로그램
본 전시와 연계하여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동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9월 11일부터 어린이와 가족,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참여작가 길초실의 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구성한 사운드 아트 체험 교육이 진행되며, 전시 기간 중에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참여 작가로부터 작품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 특별 프로그램
경기도미술관에서 현대 페미니즘 이론의 거장 트린 민하 (Trinh T. Minhha) UC 버클리대 여성학 교수를 초청하여 ‘현대 페미니즘 시각에서 바라본 다문화’를 주제로 한 특별 강연과 영화 상영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김연호 아이공 대표는 트린 민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그녀는 베트남과 제3세계를 카메라에 담는다. 베트남을 통해 아시아의 유교주의와 남성중심사회를 비판하고, 영상 글쓰기를 통해 주체와 타자의 간극을 실험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나간 그녀의 작품들, 영상예술에 새로운 예술세계를 선사한 예술가에게 헌정하는 상인 마야데렌 상을 받고, 끊임없이 작품과 연구물을 통해 자신의 언어를 만들고 있는 트린 민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화두를 던져주는 작가 중 한명일 것이다.”
동반 프로그램 및 특별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경기도미술관 홈페이지(www.gmoma.org) 혹은 031-481-7007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전시 관람료 및 모든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이다.
세부 자료 첨부.
문의 문화정책과 8008-4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