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채널 비디오> 전시 포스터. ⓒ 경기도미술관 제공
지난 3월 16일, 경기도미술관에서 싱글채널 비디오 전시가 시작됐다. 싱글채널 비디오란 영상 결과물을 단채널의 화면을 통해 상영하는 미디어 아트의 한 형태로, 여러 개의 영상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채널 비디오와 달리 하나의 영상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작업이다. 1960년대 휴대용 비디오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새로운 예술적 표현 매체로 발전해왔다.
<싱글채널 비디오> 전시는 여러 영상물이 한 개의 스크린에 이어서 재생되는 형태로, 총 3회차로 나눠서 진행된다. 첫 번째 전시에서는 김세진, 오용석, 구동희의 영상이 상영되며 대중영화에서 파생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세진 작가의 <기념사진> 중. ⓒ 경기도미술관 제공
김세진 작가의 <기념사진> 영상은 46명의 남녀 고교생이 교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재생된다. 셔터를 누르기 전, 학생들은 움직이지 않고 숨소리도 내지 않는 정지된 상황이 연출된다. 작가는 몇 초간의 멈춤을 필요로 하는 사진 찍기 과정을 의도적으로 길게 보여줌으로써 시간의 낯설음에 대해 표현한다.
김세진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그들의 쉐라톤>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객실들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개인의 공간인 호텔을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해 현대인들이 고립되고 단절되는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오용석 작가의 <미래의 기억> 중. ⓒ 홍선우 기자
오용석 작가의 <미래의 기억>은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고전 SF영화의 장면들과 그 영화 속의 비슷한 일상 풍경을 조합해 만든 영상이다. 한 장면에 과거와 현재, 또는 영화와 일상이 공존하고 교차하는데, 시간의 흐름이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영상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구동희 작가의 <실뜨기와 정전기>는 두 남녀의 몸에 복잡한 실뜨기를 하듯 가로지르는 실들이 갑자기 정전기 반응을 일으키는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다. 판타지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와이어 액션과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인 크로마키 등의 장치들을 겉으로 드러내 불가능한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4월 17일부터 5월 20일까지는 ‘형식 실험과 내러티브’를 주제로 박준범, 이재이, 유비호, 함경아 작가가 전시에 참여한다. 5월 22일부터 6월 24일까지는 전준호, 양아치, 정윤석, 박찬경 작가가 선보이는 <역사쓰기> 전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