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에 위치한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 개막 행사가 열렸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는 백남준의 1980년대 전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포함하여 백남준의 다른 전시물과 예술가 20여명의 작품 25점을 전시하며 백남준이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더욱 강화했다.

박만우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이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 조용현 기자
이날 개막 행사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박만우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 등 내빈과 관람객이 한 곳에 모여 전시를 가지게 된 과정과 목적을 되새기며 시작했다.
박만우 관장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은 백남준의 비전과 예술정신을 공유한다”고 말하며 이번 특별전의 주제를 상기시켰다.
내빈들의 환영인사가 마무리되고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시회의 모든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갔지만 단연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오래 끈 것은 1층과 2층에 걸쳐 전시된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었다.

내빈들이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 관람을 하고 있다. ⓒ 조용현 기자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대중매체가 결국에는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부정적 내용을 담은 책 <1984>의 저자인 조지 오웰에게 백남준이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의 긍정적 효용성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백남준은 대중매체의 긍정성을 쌍방향적 교류와 동시성에서 찾았고 파리와 뉴욕을 연결하며 이뤄진 생방송 위성 텔레비전 쇼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오웰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1층에 전시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전시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파리와 뉴욕에서 생방송 됐던 방송분을 10여분으로 편집한 영상을 선보였다. 2층에서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 라이브>라는 이름하에 뉴욕과 파리의 방송분에 서울 버전을 더해 총 세 가지 형식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보여주고 있다.

폴린 올레베로스와 공연에 참여한 사람들이 화상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조용현 기자
전시 관람을 마친 대다수의 관람객들이 1층으로 돌아왔을 즈음 자연스레 폴린 올리베로스의 <다함께 노래하는 킹콩>과 <바위 조각>이 시작됐다. <다함께 노래하는 킹콩>은 갑자기 10명 남짓의 공연자들이 서로 다른 이름을 부르며 누군가를 열심히 찾는 모습을 보이다가 화상통화를 통해 폴린 올리베로스와 인사를 나눈 후 공연이 종료됐다. 이 공연은 때로는 눈앞에 실존하는 사람과의 의사소통보다 디지털 매체를 통한 교류가 더욱 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로 뒤에 이어진 <바위 조각>은 공연자들이 돌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서로의 시선을 마주보지 않고 자리를 이동하는 공연이었다. 디지털 매체를 통한 교류를 보여준 앞의 공연과는 달리 오로지 소리를 통한 교류를 보여줘 관람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공연이었다.
폴린 올리베로스의 공연 뒤로 김태윤과 윤지현의 <헬로, 월드>와 엑소네모의 <데스트톱 밤>이 이어졌다.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김태윤&윤지현의 <헬로, 월드> 공연에 관람객이 참여하고 있다. ⓒ 조용현 기자
공연 초반에는 낯선 공연 내용 때문인지 관람객들이 집중을 못하고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공연이 진행될수록 숨은 의미를 이해한 관람객들의 집중도가 높아져 성공적인 공연으로 마무리 됐다.
화려한 개막 행사로 막을 올린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는 7월 17일을 시작으로 11월 16일까지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는 대중매체들로부터 진정한 해방을 느끼고 싶다면 <굿모닝 미스터 오웰2014>를 통해 대중매체를 해방의 도구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