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전지를 꼭 분리수거해야 하는 이유 ⓒ 인사이드경기 서경전
휴대폰·노트북·카세트·완구·비상용 전원 등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건전지. 쉽고 간편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수명이 다한 폐건전지는 애물단지가 따로 없다.
서랍 한쪽 구석에 아무렇게나 방치되다가 결국 생활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건전지에는 니켈, 망간, 납, 수은 등 금속물질들이 다량 함유돼있어 생활쓰레기로 버려져 소각되거나 매립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다. 환경이 오염되면 우리에게도 그 해가 미칠 것은 자명한 일. 폐건전지 분리배출!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생활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폐건전지 분리배출의 필요성
전 세계적으로 1년에 사용되는 건전지는 약 30만 톤으로 전지 1개 무게를 40그램으로 가정하면 1년에 약 75억 개의 전지가 쓰이고 있는 셈이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1만 5,000톤, 약 10억 개의 전지가 판매되거나 사용되고 있다.
건전지는 한번 사용 후 폐기되는 1차 건전지와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2차 건전지로 나뉘는데, 1차 전지에는 전체 전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망간 건전지와 알카라인 건전지, 2차 건전지에는 니켈카드뮴 전지‧니켈수소 전지‧리튬 전지‧산화은 전지‧수은 전지 등이 있다.
폐건전지 수거함과 수거함 속에 분리배출 된 폐건전지. ⓒ 인사이드경기 서경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1차 건전지의 경우 납과 수은 등의 유해물질은 거의 없지만 망간·아연·철·니켈 등을 포함하고 있어 그대로 매립하게 되면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 또한 소각 시 망간과 아연 등을 함유한 배기가스로 인하여 대기가 심각하게 오염되기도 하는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1차 건전지와 2차 건전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수은과 카드뮴 등의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2차 건전지까지 생활쓰레기로 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토양과 지하수, 공기 등이 오염될 경우 오염된 환경은 인간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쳐 망간폐렴, 카드뮴 중독, 수은중독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수은 전지의 경우 생산과 수입이 금지돼 있으나 중국과 동남아산 건전지가 아이들 장난감 등에 내장되어 들어와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전지의 분리배출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1년에 1만 5,000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라는 옛속담처럼 10~20년 사이 무분별하게 폐기된 폐건전지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폐건전지 분리배출 생활화
폐건전지를 아무렇게나 버릴 경우 이런저런 문제들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폐건전지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은 다른 재활용쓰레기보다 낮은 편이다. 아파트나 구청, 각 주민센터 등에는 폐건전지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지만 여타 생활쓰레기처럼 많은 양이 수시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우편물 한 곳을 폐건전지 수거함으로 사용하고 있어 오가는 길에 손쉽게 폐건전지를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인사이드경기 서경전
경기도 이천시에 사는 김지숙씨(34.여)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폐건전지를 생활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카메라, 시계에 사용하고 나오는 폐건전지는 많아봐야 서너 개 정도. 별생각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곤 했다는데 아이들이 크면서 상황이 좀 달라졌다고 한다.
김씨는 “아이들 장난감 대부분에 건전지가 들어간다. 어떤 건 6개나 들어가기도 한다. 집에 건전지를 쌓아놓고 쓸 정도다”라고 말한다. “폐건전지가 한꺼번에 잔뜩 나오다보니까 이걸 그냥 버려도 되나”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폐건전지 분리배출에 관심을 갖고 아파트 입구 우편함에 있는 폐건전지 수거함에 분리수거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김씨는 “아파트에는 폐건전지 수거함이 다 있다.
특히 아파트마다 현관입구의 우편함 한곳을 폐건지수거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보면 이용률이 저조한 거 같다. 아직 폐건전지 분리 배출에 대한 인식자체가 다른 쓰레기에 비해 부족한 거 같다. 홍보가 좀 더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사)한국전지재활용협회와 함께 폐건전지 분리수거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7월부터 10월까지를 폐건전지 분리수거 집중수거 기간으로 정하고 집안에 방치되고 있는 폐건전지를 수거하고 있을 뿐 아니라 폐건전지 분리수거와 자원재활용에 대한 홍보도 함께 진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폐건전지 배출을 홍보하기 위해 (사)한국전지재활용협회가 제작한 포스터. ⓒ 인사이드경기 서경전
경기도는 31개 시.군에 수거박스 1,169개와 포스터 2,326개를 배부했으며, 폐건전지 집중수거 기간인 7월부터 10월까지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한국전지재활용협회에서 폐건전지 관련 재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방학을 하기 전 학생들에게 안내문을 배포했고 개학을 하면 본격적으로 신청을 받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교육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어렸을 때부터 폐건전지 분리배출과 자원재활용에 대한 의식을 갖게 해 자연스럽게 생활에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폐건전지 관련 환경교육을 희망하는 학교는 한국전지재활용협회(031-671-8312, www.kbra.net)에 교육을 신청하면 된다.
도 관계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폐건전지를 가까운 수거함에 분리수거하면 각 시.군에서 수거하여 (사)한국전지재활용협회로 보내고, 협회는 이를 종류별로 선별해 재활용 처리를 한다”며 “이때 재활용 가능한 금속물질을 회수하고 잔여 폐기물은 안전하게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분리수거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환경보호 및 자원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한다.
폐전지 재활용으로 얻는 경제적 수익은 연간 200억 원 이상.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자원재활용을 위해서도 폐전지 분리 배출에 적극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Tip 1 : 전지 종류별 용도
* 장시간 사용, 파워/ 큰 전력이 필요한 기기에는 알카라인 전지
- 장시간 사용하는 휴대 라디오나 헤드폰 스테레오, 파워가 필요한 강력 라이트나 액정 표시가 있는 전자 게임기, 모터를 사용하는 카세트 라디오나 전동 장난감, 카메라의 플레쉬 등에 망간 건전지에 비해 약 3~5배 오래 쓸 수 있습니다.
* 단시간 가끔 사용하거나 작은 전력만을 사용하는 기기에는 망간전지
- 사용하지 않는 동안 회복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가스, 석유기기의 자동 점화 등 단 시간 가끔 사용하는 물건, 또는 작은 전력으로 움직이는 벽시계나 탁상시계에 적당. 가격이 싸기 때문에 한 번 쓰고 말 경우에는 폭넓은 용도로 쓰이며, 경제적입니다.
* 큰 전력이 필요하거나 기기나 매일 사용하는 기기에는 충전식 전지
- 디지털 카메라, 전동 장난감, 전동공구, 전동청소기, 전동칫솔, 강력 서치 라이트(비상용 제외), 무정전 전원장치등 큰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기나, 헤드폰 스테레오, 전자 게임기, 면도기와 같이 자주 사용하는 기기에는 파워가 있으면서 반복하여 충전해서 약 500회 정도 사용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입니다.
Tip 2 : 사용 및 취급시 주의사항
1. 건전지는 충전하지 마세요
- 건전지를 충전하는 것은 사고로 이어진다. 또한, 충전식 전지는 충전기가 달라지면 전지가 발열하거나 액이 새거나 하며, 파열의 원인이 된다.
2. (+), (-)는 바르게
- 전지를 3개 이상 사용하는 기기는 그 중 1개가 (+), (-)극이 거꾸로 세팅되어도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발열하거나 액이 새거나, 파열의 원인이 되기에 반드시 (+), (-)는 바르게 세팅해야 하다.
3. 상표나 종류가 다른 전지를 섞지 말 것
- 상표나 종류가 다른 전지를 섞으면 발열하거나 액이 새거나, 파열의 원인이 되므로 오히려 비경제적이다.
4. 전지를 불 속에 던져 넣지 말 것
- 무리한 취급을 하면 전지 내부가 손상될 뿐만 아니라 사고로 이어진다.
5. 전지액이 눈에 들어가면
- 곧바로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의사의 치료를 받는다.
6. 피부나 옷에 묻으면
- 피부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곧바로 깨끗한 물로 씻어낸다.
7. 금속물체에 닿지 말 것
- 가방 안에서 (+)와 (-)에 목걸이 등 금속이 닿으면 쇼트/발열한다. 같이 휴대하거나 보관하면 안 된다.
8. 다 쓴 건전지는 빨리 빼낼 것
- 전지에서 액이 새거나 해서 기기를 망가뜨린다. 또한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반드시 전지를 기기에서 빼놓아야 한다.
글·사진 서경전 기자 ryuhab@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