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마리가 넘는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는 행강사 ⓒ 최세운/꿈나무기자단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행강집)’은 자립형 유기견 보호소다.
2003년, 강아지가 좋아서 애견농장을 시작했던 박운선 대표는 우연히 만난 유기견 한 마리가 인연이 돼서 지금은 유기견들의 대부가 되었다.
현재 300마리가 조금 넘는 유기견이 ‘행강집’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이 곳의 개들은 대부분 늙었거나 아프고,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어 거동하기 힘든 녀석들도 많았다.
한쪽 눈이 실명한 상태로 2013년 6월 구조된 강아지 사람들을 두려워하며 등 아래를 쓸어주면 고통스러워한다. ⓒ 최세운/꿈나무기자단
한 해에 버려지는 동물은 약 10만 마리에 달한다. 발견된 유기견은 신고를 통해 보호시설로 보내지고 그로부터 딱 열흘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열흘 동안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 주인을 찾는 내용이 올라가고 이제 녀석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주인을 찾거나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입양이 되거나, 입양조차 되지 못한 강아지는 열흘 후 안락사를 당한다.
경남 양산, 거리에서 풀 뜯어먹으며 살아가던 녀석을 구조. 뒷쪽 다리를 다쳐 현재 걷기도 힘든 상태다. ⓒ 최세운/꿈나무기자단
그렇다면 왜 많은 강아지가 거리에 버려지는 걸까?
한 조사에 의하면 휴가철에 유독 많은 강아지가 거리에 버려진다고 한다. 호기심에, 선물로 장난감 고르듯 반려견을 샀다가 조금만 아프거나 여행으로 돌보기 힘들어지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버리는 것이다.
견사에서 사람을 보면 데려가 달라고 애교부리는 강아지들 ⓒ 최세운/꿈나무기자단
‘행강집’은 적어도 강아지를 안락사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강하고 아직도 주인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달려드는 이 곳의 강아지들도 철창 속 우리를 벗어나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입양이 되거나 아니면 죽어서 나가는 것.
버림받은 강아지를 사랑으로 위로하는 팅커벨프로젝트 봉사단체 회원 ⓒ 최세운/꿈나무기자단
봉사단체 회원들의 유기견 실태 보고서에 관한 회의에 참석한 꿈기자 ⓒ 최세운/꿈나무기자단
‘행강집’과 결연을 맺어 활동하고 있는 봉사단체 ‘팅커벨프로젝트’는 한 달에 한 두 번 견사 청소, 산책시키는 봉사활동 말고도 거리를 떠도는 강아지를 구조하거나 입양을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 이 곳의 강아지를 입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봉사를 세 번 이상 해야 한다. 강아지들의 상태를 충분히 보고 판단해야 두 번, 세 번 버려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저 좀 데려가주세요’라고 외치는 듯한 유기견 ⓒ 최세운/꿈나무기자단
이제 크리스마스를 맞아 또 많은 아이들은 부모님께 예쁜 강아지를 선물해 달라고 졸라댈 것이다.
만약 지금 반려견을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면 꼭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왜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지, 끝까지 잘 돌볼 수 있는지.
그리고 분양이 아닌 입양으로 버려진 강아지에게 한 번 더 사랑을 받을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