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의 외관(왼쪽)과 `기증유물, 그 새로운 이야기: 2010~2014` 전시실 입구(오른쪽) ⓒ 이민영 기자
경기도박물관은 지난달 11일부터 1층 기증유물실에서 상설전시로 `기증유물, 그 새로운 이야기 : 2010-2014`를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는 2010년 이후 기증을 통해 박물관의 새 식구가 된 유물 등을 소개하며 ‘조상에 예를 다하다’, ‘가문의 전통을 잇다’, ‘일제강점기를 전하다’, ‘현재를 보존하다’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기자는 지난 18일, 경기도박물관을 찾아 `기증유물실 재개관전`을 만나 보았다. 이번 전시의 1부 ‘조상에 예를 다하다’에서는 조선시대 왕실 종친 및 사대부 묘역에서 출토된 자료와 함께 제사와 관련된 집안의 기증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홍우철 지석’(왼쪽)과 ‘숙선옹주 흉배’(오른쪽) ⓒ 이민영 기자
전시 유물은 풍산홍씨 종중에서 기증한 정조의 딸 숙선옹주와 홍현주 합장묘 출토 유물 중 숙성옹주 흉배, 선우씨 집안에서 기증한 숭인전 관련 교지 및 의복, 용인이씨 충정공파 문중의 제례 관련 제기, 가구, 서적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용인이씨 충정공파와 선우씨 문중의 자료는 조선 중·후기 경기 명가의 제례 모습을 살펴볼 수 있으며 1부의 모든 자료는 당시의 생활문화상을 알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들이다. 2부 ‘가문의 전통을 잇다’에서는 경기 명가에서 기증받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용인이씨 호패’(왼쪽)과 ‘각게수리’(오른쪽) ⓒ 이민영 기자
첫 번째는 경기도의 사대부 문화를 대표하는 명가 중의 하나인 용인이씨 종중에서 기증한 이숭호·이재학·이규현 등의 호패와 도장 등이다. 두 번째는 조선 후기 남인 계열의 안성이씨 종중에서 기증한 고축집람, 간찰첩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남인 계열의 교유관계와 함께 그 학문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이세백의 초상과 시호교지와 함께 해주오씨 종중에서 기증한 순암집 등을 통해 해주오씨 문중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3부 ‘일제강점기를 전하다’에서는 멀게 느껴지지만 가까운 일제강점기의 생활상과 당시 지식인의 학문세계를 보여주는 기증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듬이돌과 방망이, 망치, 바느질자’(왼쪽)과 ‘사원’(오른쪽) ⓒ 이민영 기자
하와이로 이민한 한인의 생활, 하와이의 지리와 역사 등의 내용을 담은 ‘하와이 유람기’는 근대 학문 수용기에 지식인층의 신식 교육과 관련 되어 있으며 지식인층에게 보급되었던 서양식 정치 원론서인 ‘정치원론’ 등도 전시되어 있다.
4부 ‘현재를 보존하다’에서는 1950년부터 시판된 ‘김동훈식 타자기’와 다채로운 매듭의 색채와 아름다움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고목에 핀 매듭’이 전시되어 있다.
‘김동훈식 타자기’(왼쪽)과 ‘고목에 핀 매듭’(오른쪽) ⓒ 이민영 기자
‘김동훈식 타자기’는 다섯벌식의 입력 방법을 사용하며 이 다섯벌식은 하나의 글자에 사용된 초성∙중성∙종성의 종류에 따라 글자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글꼴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리고 ‘고목에 핀 매듭’은 기존에 우리가 알던 평면적인 전통 매듭에 입체성을 부여해 선보임으로써 매듭의 새로운 기능성을 시연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돈상의 부채’ ⓒ 이민영 기자
경기도박물관은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기념하여 매달 `이달의 유물`을 선정하는데 7월에 선정된 유물은 ‘이돈상의 부채’이다. 이번 달의 전시유물인 이 접부채는 조선 말기의 문신이었던 이돈상이 사용했던 것으로 이 부채에는 사신으로 북경에 간 친구가 보낸 시 3수가 적혀 있는데, 그 내용은 ‘연경에서 쓴 시’라는 `연사`이다.
경기도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 경기 명가의 삶과 고유한 전통을 비롯하여 일제강점기 이후 근현대의 근현대 경기인의 모습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자 했다. 기증유물 전시를 통해 유물 기증의 역할을 알게 해주며 유물 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이나 지혜 등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증유물, 그 새로운 이야기 : 2010~2014`는 상설전시로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이달의 유물인 ‘이돈상의 부채’는 이번 달 28일까지만 관람할 수 있다. 또 어른은 4000원, 초등학생·청소년은 2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에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박물관에서 전시를 관람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