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계기로 이천, 화성, 평택으로 연결되는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초격차를 확고히 하고, 그 혜택이 경기도민에게 직접 돌아갈 수 있도록 다각적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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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용인시, SK하이닉스, SK건설이 용인시 원삼면 일원 약 4.48km²(약 135만 평)에 SK하이닉스와 국내외 50개 이상의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업체가 입주하는 대형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합의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백군기 용인시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5월 21일 경기도청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이곳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생산과 기존 반도체의 장점을 조합한 초고속·비휘발성 차세대 메모리 제조 시설과 연구 시설, 중소기업 협력 시설, 주거 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하는 대규모 상생형 클러스터로 조성한다
경기도와 용인시,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하기 위해 경기도가 적극 활약
경기도와 용인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국회 등을 수차례 방문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정부는 경기도와 용인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민간투자 1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올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청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산업 단지 공급 계획 (추가 공급) 요청안’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의 단초를 마련했다. 올해 2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대상지로 원삼면 일원이 확정된 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동안 준비한 것을 바탕으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SK그룹, 용인시와 적극 협력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양해 각서 체결은 시와 도, 기업이 함께 세계 최고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대기업·중소기업·지역 주민 상생 클러스터로 재탄생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일원에 조성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반 시설 1조6000억 원, 산업 설비 120조 원 등 약 122조 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경기도와 용인시,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대기업·중소기업 창업 연구 공간과 교육장을 갖춘 상생 협력 센터를 설립해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운영, 장비·부품 국산화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부품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 혁신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지역 주민을 위한 취약 계층 복지 지원, 지역 인재 양성 및 고용,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지원, 어린이·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운영, 클러스터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지역 생산 자원 활용 등도 추진한다. 경기도와 용인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약 1만7000여 개의 직접 일자리 창출 효과와 513조 원의 생산 유발, 188조 원의 부가가치 유발, 148만 명의 취업 유발 효과 등 천문학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와 용인시는 개발 사업 인허가와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행정 지원 및 상생 협력을, SK하이닉스와 SK건설은 사업 계획에 따라 제조·연구 시설을 조성하고 지역 고용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상생 협력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경기도와 용인시는 내년까지 산업 단지 계획 통합 심의와 산업 단지 계획 승인을 마치고 2021년부터 부지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2022년 반도체 생산 시설(FAB) 착공이 목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용인·이천·평택·화성 잇는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로 확대
이에 앞서 경기도는 지난 5월 15일 반도체 산업 전담 팀을 구성하고,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2조 원,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 원을 투자하는 등 연이은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경기도가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경기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은 1267억 달러로,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48억 달러(43.3%)가 경기도에서 나왔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64.3%가 경기도 내에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 252개사 가운데 경기도에 주소를 둔 곳은 162개사로, 두 번째인 서울 50개사의 3배가 넘는다. 경기도에는 현재 삼성전자 기흥·화성 공장과 평택고덕국제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반도체 평택 1공장, 이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단지가 있다. 삼성 기흥·화성 공장은 10개 라인에 4만1000명, 평택1공장에는 1개 라인에 4000명,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는 2개 라인에 1만8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확정된 SK하이닉스 용인 공장과 내년 3월 가동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반도체 평택2공장,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까지, 이르면 2030년에 최대 19개 라인에 8만4000명이 일하는 세계적 반도체 생산 기지인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가 탄생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경기도와 용인시가 함께 추진하기로 협의한 경기 용인 플랫폼 시티도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뒷받침한다. 용인 플랫폼 시티는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과 마북동, 신갈동 일원 2.7km²(약 83만 평) 규모의 부지에 조성할 예정인 첨단산업과 상업, 주거, 문화·복지 공간이 어우러진 미래형 복합 자족 도시다. 용인 플랫폼 시티 주변에는 녹십자, 일양약품 등 대형 제약사 본사와 제조·연구 개발(R&D) 시설이 있고, 인근 마북 연구단지(R&D)에는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연구소 등 9개 기업체가 입주해 있어 산업 기반도 탄탄하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최근 SK하이닉스 입주가 확정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함께 창출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해 경기도의 경제 지도를 새롭게 써나가겠다는 각오다. ⓒ
중소기업과 지역 주민에게도 혜택 돌아가는 경기도 만들 것
경기도는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를 차질 없이 조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추진하고, 다양한 지원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는 등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17일에는 행정2부지사, 평화부지사를 공동 단장으로 투자진흥과 등 11개 과가 참여하는 경기도 합동지원단 회의를 열고 농지·산지 전용 등 인허가 및 전력, 상수도, 도로 등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도 차원의 원스톱 밀착 지원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인허가 지원을 위해 도 산업정책과에 반도체 산단 T/F팀을 구성했다. 경기도는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다고 보고, 오는 7월 예정인 조직 개편을 통해 T/F팀을 정규 조직으로 전환하고,도 전체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양해 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기존 방식과는 달리 중소기업과 상생·공존하면서 그들의 경영 개선 성과도 충분히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역사회와도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자유로운 경쟁의 장을 만들며, 사업을 준비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경기도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