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에서 주는 ‘청년기본소득’을 받은 대학원생 최모 씨. ⓒ 김진건 기자
고양에 사는 최모(24) 씨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학교까지 거리가 멀어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했고, 주소지를 옮겼다. 이후 친구의 소개로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을 알게 되었다. 자격 요건이 충족될 시 그는 1분기 신청 대상자였다. 그러나 최 씨는 신청하지 못했다. 1분기 접수 당시 자격 요건 중 하나가 ‘경기도에 3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계속 거주’였기 때문이다. 최 씨는 경기도 고양시에 10년 넘게 거주했지만, 대학원 생활을 위해 경기도 외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 신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16일,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김진건 기자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2분기 신청 기간이 됐다. 최 씨는 현재 ‘고양페이’ 카드를 발급받아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을 사용하고 있다. 2분기 접수부터 ’경기도에 합산 10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한 만 24세 이상 청년‘이라는 기준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최 씨는 청년기본소득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 씨는 청년기본소득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대학원생의 입장에서 청년기본소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난 16일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청년기본소득’을 어디에 사용했나요?
A. 주말에만 본가로 올라가는데, 주로 밖에서 식사를 할 때, 공부할 때, 카페를 갈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청년기본소득’을 사용해보니 어땠나요?
A. 주말에 본가에 있을 때 식비라던가 약속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부할 내용이 많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거든요. 학교에 있을 때는 용돈으로 생활하지만, 주말에는 상대적으로 그런 부담에서 자유로워졌어요.
Q. ‘청년기본소득’을 받은 뒤 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이 줄어들었나요?
A. 네, 맞아요. 대학교 때도 용돈을 받으면서 생활했고, 졸업하자마자 대학원에 진학한 뒤에도 용돈을 받고 있어서 죄송한 마음이 있거든요. 그런데 청년기본소득이 있으니까 본가에 있을 때만큼은 부모님의 부담도 줄어든 것 같아요.
Q.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영세 상인이 많은 동네에 살고 있는데요. 예쁜 카페도 많고, 동네를 다양하게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그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요.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최 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갔다. 공부하는 데 필요한 등록금, 생활비 등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 대학생 때도 용돈을 받으면서 생활했던 터라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기본소득을 받게 되면서 부모님의 부담도 줄어들게 되었다. 청년기본소득이 최 씨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이 외에도 최 씨는 동네를 다양하게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동네 영세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청년기본소득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 씨는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이 부모님의 부담도 줄어줬다고 말했다. ⓒ 김진건 기자
Q. 사용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나요?
A. 동네 아무 데서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으로 등록된 곳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더라고요. 그것이 불편한 점이기는 한데, 취지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가맹점을 미리 확인하고 가는 편인가요?
A. 그렇지는 않아요. 카드를 먼저 제시하고 가맹점인지 확인하는 편이에요. 안 되면 다른 카드로 계산할 때도 있어요. 가고 싶은 카페인데 가맹점이 아니라서 안 간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최 씨는 모든 장소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취지상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실제로 청년기본소득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백화점, 일부 제외업종 및 일정 기준 매출액 이상의 매장에서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최 씨는 가맹점을 미리 찾아보고 이용하기보다는 카드를 먼저 제시하고 확인해보는 편이었다. 가맹점인 경우에는 ‘고양페이’ 카드를 사용하고 아닐 시에는 용돈으로 계산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에서 10년 넘게 거주한 최 씨에게 ‘청년기본소득’과 같은 정책들은 어떤 의미일까. 질문을 던져봤다.
Q. ‘경기도 청년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A. 경기도민으로서 다른 지자체에 비해서 확실하게 이익이 있는 것 같아요. 소속감이나 지역 경제에 애착을 가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Q. ‘경기도 청년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이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이 있나요?
A. 기본적으로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편이에요. 어차피 복지제도는 구멍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것을 보완하는 측면에서는 찬성하는 편인데, 악용되는 사례가 없도록 확실하게 관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기본소득 정책이 늘어가는 추세일수록 그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부작용도 방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산을 사용해서 지원을 하는 거니까 자격요건부터 시작해서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죠.
경기도 청년들의 미래를 진심을 담아 응원한다. ⓒ 김진건 기자
지난 일주일 동안 기자는 ‘청년기본소득’을 받은 경기도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하나의 ‘정책’이지만, 각자의 삶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식비를 절감해주기도 했고, 취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학비를 지원해주시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앞으로도 경기도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져 그들의 미래에 경기도가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경기도 청년들의 미래를 진심을 담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