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탐방에 앞서 농협은행 모란지점에서 성남시 지역화폐 ‘성남사랑상품권’(지류형)을 구매했다. 도내 다른 시·군과 달리 ‘신용(체크)카드’ 구매가 가능했으며, 6%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수도권전철 분당선 5번 출구 밖으로 나오면, 농협은행 모란지점이 보인다. 농협은행과 상가 건물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면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갈 법한 거리 위로 전통시장이 이어진다.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걷는 행인들의 발길은 분주했다.
이곳은 통칭 ‘성남 모란시장’이라 불리는 ‘모란전통상권’이다. ‘모란장’ 민속장날에 맞춰 분당선을 따라 성남시 ‘모란전통상권’으로 향했다.
■ 6% 할인 성남사랑상품권은 ‘필수템!’…뉴트로 갬성은 ‘덤!’
1960년대 시작된 ‘모란전통상권’은 ‘모란시장’(옛 가축시장), ‘모란전통기름시장’, ‘모란종합시장’(상가건물) 등의 3곳의 인정시장으로 구성됐다. 또한 미인정시장인 ‘모란장’ 민속5일장이 시장 건너편 주차장 부지에서 열린다.
‘모란시장’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민속장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곳이 시장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70년대부터다. 최근에는 유튜버들의 먹방 성지로 알려지는 한편, ‘뉴트로’(New-tro) 열풍에 맞춰 오래된 물건 등을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 등 개인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젊은이들이 찾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고 한다. ‘뉴트로’는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일컫는다.
전통시장 탐방에 앞서 농협은행 모란지점에서 성남시 지역화폐 ‘성남사랑상품권’(지류형)을 구매했다. 도내 다른 시·군과 달리 ‘신용(체크)카드’로 6% 할인을 받아 ‘성남사랑상품권’(지류형) 구매할 수 있었다.
지류형 ‘성남사랑상품권’은 시장 내 노점과 가맹점 표시가 붙은 여러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기에 이곳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성남시 농협은행에서 구매해 이용할 것을 권한다.
모란전통상권을 찾은 방문객들. 이곳은 ‘모란시장’으로 불린다. 1960년대 시작된 ‘모란전통상권’은 ‘모란시장’(옛 가축시장), ‘모란전통기름시장’, ‘모란종합시장’(상가건물) 등의 3곳의 인정시장으로 구성됐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모란역 2번 출구를 기점으로 신도심과 구도심의 상권으로 나눠진다. 건너편 5번 출구 안쪽으로 모란 전통상권이 위치해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성남시 모란전통상권 가운데서 ‘모란기름시장’은 ‘모란시장 기름골목’(성남시 성남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골목 입구에 들어서면 고소한 (참·들)기름 냄새가 맡아진다. 그래서 고개를 뒤로 자꾸 돌리게 됐다. 40여 년이 된 기름가게 40여 곳이 몰려있는데, 큰 간판의 ‘기름’이란 상호와 이 홉들이 기름병들이 길게 이어진 대비가 이색적으로 보였다. 물건을 구매하는 이들과 상인들이 안부를 묻듯 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운 풍경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골목에는 상가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곳곳에 햇빛가리개로 세운 오색 파라솔이 눈에 띄었다. 파라솔 위로 탄띠처럼 길게 이어진 색색의 간판들은 40여 년의 묵은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듯 보였다.
3개의 전통시장이 붙어 있어 동시에 하나의 공간처럼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모란시장 사거리 도로가에 흰색 아케이드를 따라 이어진 곳이 ‘모란시장’(옛 가축시장)이고, 안쪽으로 길게 이어진 좁은 도로를 따라 ‘모란전통기름시장’이 인접해 있다. 나머지 ‘모란종합시장’은 이 두 개의 시장 안쪽에 세워진 낡은 상가 건물이었다.
성남시 모란전통상권 ‘모란기름시장’. 이곳은 ‘모란시장 기름골목’(성남시 성남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시간의 흔적이 쌓인 풍경들은 곳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이런 모습들 때문에 ‘뉴트로’(New-tro) 문화를 좇는 젊은이들이 직접 찾아와서 사진을 찍어가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해시태그’가 붙으면 공간은 인터넷 세상에서 또 다른 기호가 될 것이다. 공간이 누군가에 의해 호명되어 지는 시대이기 때문이었다. 일부러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의 ‘갬성’(‘감성’의 신조어)이기도 했다.
■ 추억의 먹거리, 잠깐의 추억여행 장소로 추천!
‘모란기름전통시장’에서 ‘모란시장’으로 향한다. 흰색 아케이드의 시장 앞에 서니, 모란장 풍경이 오래된 사진처럼 겹쳐졌다. 모란전통상권 주차장에선 매달 4·9일에 맞춰 민속5일장이 열린다. 특히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유일한 민속장이라고 소문이 났다고 한다. 도심에서 가깝고, 대중교통으로도 용이하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도심에서 즐기는 추억여행의 장소라고 상인들이 추천했다.
이른 아침, 곳곳에 검은 햇빛가림막과 오색 파라솔을 세우고 상인들이 노점을 차렸다. 손수레를 끌고 장을 보러 다니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통시장에 나오면 기대되는 것이 있다. 바로 시장 먹거리였다.
인근에 위치한 모란역 오거리가 젊은이들을 위한 먹자골목이라면, ‘모란장’에선 전통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갈증을 식힐 수 있는 과일주스, 커피 등의 음료, 입가심 간식인 튀김, 떡볶이, 핫도그, 도너츠 등, 시원한 막걸리 한 잔과 궁합이 맞는 해물파전, 돼지껍질 볶음, 빈대떡, 돼지감자전, 파전 등 다양한 시장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모란민속장에서 파는 열무 국수.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정오가 가까워지자 포장마차 안의 간이식당 쪽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손님들을 호객하는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막걸리를 반주삼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보였다. 누군가 식사를 하는 테이블이 있는 간이식당을 찾았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나무 기둥에 걸린 손글씨 메뉴들을 좇다가 국수를 주문했다. 얼음이 넉넉하게 채워진 열무국수가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했다. 이날 오후 12시 22분 네이버포털 기준, 성남시 기온이 33℃. 체감온도는 35.7℃였다.
무더운 날씨에도 작은 장보기용 손수레를 끌고 장을 보러 다니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주로 장을 보러 다니는 이들은 중장년층이었다. 구수한 기름 냄새를 따라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좇다 발길이 멈춘 곳은 도넛을 파는 간이 점포였다.
공중파 방송에 소개된 바 있는 ‘추억의 도너츠’, 우현덕(59·성남시 성남동) 씨는 “모란시장에 오면, 다양한 볼거리가 있기에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 후, “외지에서 오신 분들 가운데서 (성남시 지역화폐)성남사랑상품권을 쓰시는 분들이 있다. 이천, 광주, 안산, 평택 등에서 오시는데, 성남지역화폐가 많이 사용되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란민속장에서 도넛을 파는 우현덕 씨가 직접 만든 찹쌀도넛을 진열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고추류를 판매하는 박 모(52·광주시 오포읍) 씨는 “성남 모란시장과 오산 오색시장의 5일장을 오가며 장사를 하고 있다. 손님들을 보면, 성남 인근 지역에서도 이곳에 찾아오신다”고 말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성남시 인근 도시인 이천시와 광주시, 경기도 서남부 도시인 안산, 평택 등에서 찾아온다고 한다.
■ 성남시, 7월말 기준 ‘성남시 지역화폐’ 511억 원 판매!
성남시 올해 성남시 지역화폐 ‘성남사랑상품권’을 전국 최초로 지류, 카드, 모바일 등 3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성남시 지역화폐 ‘성남사랑상품권’의 발행 목표액을 1천억 원(일반+정책 발행)으로 잡고, 7월말 기준 511억 원 어치의 지역화폐를 판매했다. 유형별 판매금액을 살펴보면 ▲카드형이 376억 원 ▲지류형 117억 원 ▲모바일형 18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남시 시장현대화과 소진수 주무관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지류형 ‘성남사랑상품권’이 성남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분들도 구매가 가능하기에 자연스레 (성남을 찾는 분들의 소비로) 유입됐으면 좋겠다”면서 “모란시장이 전국에서 유명한 것처럼, 모란시장에서 상품권을 쓰는 좋은 현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지류형 성남사랑상품권은 성남시 농협은행 27곳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성남시에선 ‘신용(체크)카드’로 6% 할인된 지류형 ‘성남사랑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