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마스크 착용 의무가 26일부터 해제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멈췄던 일상이 조금씩 회복 국면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 회복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부터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야외 집회, 공연, 경기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이 해제됐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도민 10명 중 4명 ‘우울’…관련 조사 중 가장 높아
28일 경기도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코로나19에 대한 경기도민 인식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가 우울척도 기준 10점 이상(우울군) 비율은 41.9%로, 도민 10명 중 4명은 우울감을 호소했다.
이는 관련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선 조사에서는 2020년 7월 29.2% 이후 10월 28.2%, 2022년 1월 25.1%로 하락추세였다.
특히, 이 같은 도민 심리 건강 상태는 코로나19 일상 회복 인식도가 높아진 가운데 나타나 결과라 더욱 주목된다.
도민의 일상 회복 수준을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이번 점수는 62.7점으로, 2020년 5월 동일 문항을 적용한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이전까지는 2020년 5월 53.9점, 7월 51.8점, 10월 48.2점, 2022년 1월 47.2점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낮아졌었다.
일상 회복 점수는 소득이 낮을수록 더 낮았는데, 월평균 가구소득 100만 원 미만은 55.7점, 100만~200만 원 미만은 56점으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도민의 일상 회복 수준을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이번 점수는 62.7점으로, 2020년 5월 동일 문항을 적용한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 경기도청
■ 도민 46.1% “거리두기 해제 속 코로나19 극복 가능”
‘거리두기가 해제된 상황에도 코로나19 재유행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응답자는 46.1%로 그렇지 않은 응답자(20.4%)에 비해 2.3배 많았다.
또 ‘우리 사회에서 코로나19가 통제와 관리 가능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응답자(43.6%) 역시 그렇지 않은 응답자(21.8%)에 비해 2배 많았다.
‘내가 확진(또는 재확진)될까 두렵다’라는 질문에는 51.0%가 동의했다. 이는 올해 1월 조사 54.2%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다.
반면 ‘내가 확진 환자가 되면 주변으로부터 비난이나 피해를 받을까 두렵다’라는 낙인 두려움 문항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28.8%로, 올해 1월 조사 55.1%보다 대폭 감소하며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앞으로 5년 이내 코로나19 같은 또 다른 감염병이 나타날까 두렵다’라는 문항에는 63.8%가 동의했다.
경기도의 재유행 대응 중 미흡한 점을 물었을 때는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제고 방안’(23.5%), ‘증상 의심 시 신속히 진단검사 받기, 접촉 피하기 실천 강화 방안’(16.8%)이 주로 나왔다.
코로나19 자율적 예방 강화를 위한 보건당국의 추가적 노력에 대해서는 ‘일상에 적용 가능한 맞춤 감염예방 수칙과 권고안 제시’(29.2%), ‘자발적 감염예방 활동을 촉진할 정책적 방안 마련과 실제 지원’(24.4%)을 주로 지목했다.
도민의 방역 수칙 준수 의식을 보면 실내 마스크 착용은 88.7%,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쉬기는 86.8%가 지킨다고 했다.
또 ‘내가 원하는 경우 예방 행동(마스크 쓰기, 손 위생 등)을 잘 실천할 수 있다’는 항목에는 81.0%가 응답해 자율적인 예방 행동에 자신감을 표현했다.
코로나19 의료 대응 인지도 문항에서는 코로나19 재택 치료 중 야간이나 휴일에 이상 증상 또는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응답한 사람이 36.4%로 가장 높았다.
재택 격리가 불가능한 경우 도움을 받는 방법이나 대면 진료받는 방법을 ‘모른다’라고 응답한 사람도 각각 33.7%, 25.4%로 나왔다.
‘내가 확진 환자가 되면 주변으로부터 비난이나 피해를 받을까 두렵다’라는 낙인 두려움 문항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28.8%로,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 경기도청
■ 자율적 감염 관리 도울 구체적 지침 필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현안에 대한 인지도는 대폭 감소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중요한 코로나19 사안을 꽤 잘 이해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문항 응답은 올해 1월 39.4%에서 9월 28.1%로 감소했다.
또 ‘나는 코로나19 현안을 보면 핵심이 무엇인지 금세 판단할 수 있다’는 응답도 올해 1월 37.5%에서 9월 28.9%로 대폭 줄었다.
이어 ‘나는 보건당국의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 주의를 기울인다’(1월 43%→9월 24.2%), ‘브리핑을 신뢰한다’(1월 41.4%→9월 22.2%), ‘브리핑이 유익하다’(1월 40.1%→9월 20.8%) 등도 감소했다.
도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긴급한 중앙집중적인 재난 대응 상황이 아니게 된 현시점에서, 일상 회복과 함께 자율적 감염 관리를 도울 구체적인 지침 제공과 맞춤형 의사소통 접근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 부분에서는 응답자의 48%가 ‘부정적’이라 응답했는데, 이는 올해 1월 56.2% 등 앞선 조사보다 낮았다.
코로나19로 겪은 부정적 경험은 ‘경제적 위기’(25%), ‘가까운 사람에게 질병, 상해, 폭력’(19.5%), ‘가까운 인간관계 문제’(18.7%) 등의 순으로 많았다.
경제적 위기, 인간관계 등 11개의 부정적 경험 중 최소 1개 이상 겪은 응답자의 비율은 올해 1월 48.9%에서 9월 62.9%로 증가했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이번 9월 조사를 통해 7~8월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도 상당수 도민은 일상 회복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종 감염병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도민들이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여전히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도움을 드릴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가 ㈜케이스탯에 의뢰해 웹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자료는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 권역 할당 및 체계적 추출법 방식으로 수집했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