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의정부 노성야간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경기도청 도로안전과 김유식 주무관. ⓒ 김유식 주무관 제공
13년째 바쁜 일상에서 시간을 쪼개어 야학 봉사를 하는 경기도청 공무원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청 도로안전과에서 도로안전계획, 도로 안전 현안 정책업무를 담당하는 김유식 주무관이 그 주인공이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그것의 목적에 우선하기보다는 그 시작의 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는 김유식 주무관.
그는 비영리 교육단체인 의정부시 ‘노성야간학교’에서 중학 과정의 수학 교사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2004년 7월 동두천시청에 지방토목9급으로 임용됐으며, 지난 2008년 경기도에 전입해 경기도 건설국 도로안전과에서 근무 중이다.
■ 지인 소개로 시작된 야학 봉사…학생들의 열정은 마음의 활력소!
김유식 주무관이 야간학교 교사로 학생들과 동행하게 된 것은 지인의 소개 때문이었다. 2009년의 일이었다.
김 주무관은 “제가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평소 마음 한곳에 자리 잡고 있던 어머니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배움에 대한 아쉬운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면서 “저희 어머니는 유년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고, 그로 인해 본인이 교육받지 못했다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오셨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야간학교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서 그분들이 지니셨던 그 마음을 그나마 감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까지 같이 배움을 동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주무관이 몸담고 있는 의정부시 ‘노성야간학교’는 의정부교육지원청의 초·중등 학력인정 기관으로 1981년 설립됐으며, 지역사회 교육취약계층의 평생학습 활성화에 적극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초‧중‧고 학습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학생 수 약 200여 명, 자원봉사 교사 30여 명으로 구성된 비영리 교육단체이다.
야학 봉사를 하며 어려웠던 점이 궁금했다.
이에 김유식 주무관은 “제가 2010년 의정부에서 수원으로 발령받았을 때는 의정부에 있는 학교 수업에 고민이 많았다”면서 “저도 나눔 활동의 교사이기 전에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일을 소홀히 할 수도 없었고, 특히 2시간의 출퇴근 시간이 가장 문제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그때) 어렵지만, 끊임없이 수업에 참여한 5년의 세월이 지금에는 제게 가장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특히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늦은 시간에 딱딱한 책상과 의자에 앉아서 매주 야간 수업을 들으시는 학습자분들의 열정이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런 열정이 저의 지친 마음에 활력소를 주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주무관은 “배움의 나눔에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과 항상 제 가족의 응원이 힘이 되어 주었기에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가장 보람 있는 일은?
김유식 주무관이 노성야간학교에서 만학도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 김유식 주무관 제공
노성야간학교의 학생은 여러 가지 사유로 정규학습에 적응하지 못한 20대부터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 주무관은 “항상 뜻깊은 것은 해를 거듭하면서 과거 중학교 과정의 수업을 듣던 학생들로부터 수학 과목의 점수를 가장 잘 받아 중등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처음으로 중학교 졸업 학력을 갖게 되어, 앞으로 고등학교 과정에 도전하겠다는 감사 전화와 문자를 받았을 때였다. 교사로의 보람과 그 가치를 다시 한번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 주무관은 “또한, 야간학교 중고등과정을 통과하시고 대학에 진학하여 사회복지사의 꿈을 이루고 다시 야간학교 교사에 봉사하시는 분이 계신 데, 그분을 보면서 평생교육의 진정한 가치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했다.
“저는 현재 재직 중인 공무원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일이 물질적 보답이 있든 없든 간에 현직의 의무이자 책무라 생각한다. 제가 첫 수업에서 학습자들에게 말하는 ‘약속’이라는 평생교육의 이 공간에서, 앞으로도 더 열정을 갖고 항상 같이하고 싶다.”
김 주무관의 그 말이 힘있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