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배달 전성시대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배달’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배달 음식 시장규모는 대략 20조 원으로 작년보다 1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급격하게 커지는 시장 규모와 비교해 내부의 상황은 그리 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일부업체가 온라인 플랫폼을 독과점하면서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등 불공정 관행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이에 경기도는 올해 4월 공공배달앱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특정업체가 독식한 배달앱 시장의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비자와 가맹점, 플랫폼 생산자가 상생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소상공인을 위한 부담은 대폭 낮추고 소비자 혜택은 올린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그렇게 탄생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식음료업 등 소상공인의 판로지원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경기도주식회사가 개발·운영하는 앱이다. ⓒ 경기뉴스광장
■ 2만원 치킨 팔면 배달앱 수수료만 20~30% 나가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등장하게 된 계기는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과 과도한 수수료·광고비 논란 때문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배달앱 사용자 1,322만 명 중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의 점유율은 97.4%에 육박한다. 특히 해당서비스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는 현재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다.
거대 공룡 배달앱 탄생을 앞두고 이를 이용하는 자영업자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배달앱 시장 구조에서는 중개 수수료를 과도하게 받아도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한 ‘주요 배달앱 3사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배달앱에 지불하는 수수료와 광고료, 배달원에게 지불하는 배달비는 음식값의 30%에 달한다.
현재 주요 배달앱 3개사 중 2개사가 음식 주문 시 건당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C사는 15%, B사는 12.5%다. A사는 중개수수료 대신 정액제 방식의 광고료를 받고 있는데, 입점업체들의 월평균 광고서비스 이용료는 27만 원 수준이다.
배달앱 결제 시 나가는 결제수수료는 주요 3개사 모두 3%다.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음식점은 배달 중개 명목으로 음식값의 최대 20%를, 여기에 라이더 비용까지 대면 30% 내외를 지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격이 2만 원인 치킨을 2km 배달한 경우 음식을 판매한 가게의 수입은 약 1만3,400~1만4,600원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서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자영업자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더욱 낮아지는 실정이다.
치킨 배달 시(2만원) 주요 배달앱 별 배달 이용료 및 가게 수입 비교. ⓒ 엄태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분석 자료
■과도한 광고비·수수료 부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
이러한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 등 추가비용은 결국 음식가격 인상이나 식자재 변경 등으로 이어지며 소비자에게도 그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
지난 8월 수도권 공정경제 협의체가 발표한 배달앱 거래관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 가맹점 10곳 중 8곳(79.2%)은 배달앱 회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높게 책정돼 있다고 응답했다.
또 배달앱 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광고비·수수료 부담은 ‘고객에게 배달료로 청구한다’는 답변이 41.7%로 가장 많았고, 음식값을 올리거나(22.0%), 메뉴·양 축소, 식자재 변경을 통한 원가절감(16.3%)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응답이 나왔다.
※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 배달앱 실태조사
(https://gnews.gg.go.kr/news/news_detail.do?number=202008271531559897C052&s_code=C052)
■광고비 0원에 중개수수료 2%, 소상공인 부담 절감
배달앱 독과점으로 인한 불공정 문제가 심화하면서, 경기도는 지난 4월부터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개발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도가 계획한 ‘공공 디지털SOC 사업’의 일환으로, 식음료업 등 소상공인의 판로지원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경기도주식회사가 개발·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공공이 민간의 영역을 침해하는 게 아니라, 지역화폐 유통망과 데이터, 기술 등 공적 디지털 인프라 조성에 경기도가 투자하고, 앱 개발과 운영은 민간인 NHN페이코 컨소시엄에게 맡겨 민간-공공 협력의 장점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특히 경기도 공공배달앱은 기존 민간앱에서는 최대 15%대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2%대로 낮추고 추가 광고료 부담을 없애 소상공인의 경제적 짐을 덜었다.
경기도는 지난 8월 도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이사, 서철모 화성시장, 최종환 파주시장, 곽상욱 오산시장, 박성제 문화방송 사장,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가 모인 가운데 ‘경기도 디지털SOC-공공배달앱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 경기도청
■배달특급+경기지역화폐, 최강 혜택으로 소비자 공략
이와 함께 경기도는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의 편익을 공략하는 ‘상생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사업자인 소상공인뿐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는 혜택이 필요하다.
이에 도는 배달특급에 경기지역화폐를 연계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존 오프라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경기지역화폐를 배달특급 앱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것.
배달특급에서 주문한 음식값을 경기지역화폐로 결제하면 소비자는 기존 지역화폐 10% 충전 인센티브와 소득공제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배달특급만의 차별화된 혜택으로 경기지역화폐 결제할 때마다 상시 5% 캐시백 지급을 더 했다.
배달특급에서 주문한 음식값을 경기지역화폐로 결제하면 소비자는 기존 지역화폐 10% 충전 인센티브와 소득공제 혜택은 물론이고 추가 5% 캐시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가맹 사전 신청 관심 폭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등장에 지역 내 소상공인들은 두 손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오는 11월 중 화성, 오산, 파주 3개 지역에서 추진되는 본격적인 시범 서비스에 앞서 진행된 가맹점 사전접수 결과, 당초 목표인 3,000건보다 약 20% 많은 총 3,699건이 6주 만에 접수됐다.
또 지난 10월 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배달특급 2차 사업지 공모에 도내 수원, 용인, 고양 등 22개 시·군이 참여 의사를 밝혀 ‘배달특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와 함께 착한 소비가 가능한 공공배달앱의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 지부, 지역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도 힘을 보탰다.
여은남 한국외식업중앙회 오산지부장은 “오랫동안 외식업에 종사했는데 기존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가 고민이었다”며 “경기도가 나서줘서 감사하고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파주에서 외식업에 종사하는 한 가맹점주도 “소상공인을 위해 수수료를 낮춘 ‘배달특급’ 소식을 접하자마자 주변 상인들에게도 소개했다”며 “많은 인기를 얻은 만큼 잘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경기도주식회사는 사전신청 마감 이후에도 가맹점 모집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 ‘배달특급’의 가맹점 신청을 원하는 업체는 경기도주식회사 홈페이지
(https://www.kgcbrand.com)의 팝업창 또는 ‘알림소식’ 메뉴의 ‘알림판’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경기도주식회사는 가맹점 모집을 상시 진행 중이다. ‘배달특급’의 가맹점 신청을 원하는 업체는 경기도주식회사 홈페이지(www.kgcbrand.com)의 팝업창 또는 ‘알림소식’ 메뉴의 ‘알림판’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 경기뉴스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