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작은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평택 국제중앙시장’의 정문 풍경.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는 24일 0시를 기해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전통시장을 비롯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다시 한 번 어려움을 겪을 것이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전통시장이 있어 찾아가 봤다. 경기도의 작은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평택 국제중앙시장’(평택시 중앙시장로25번길 11-4)이 바로 그 곳이다.
■ 코로나 상황, 위기를 기회로…시장 홍보 방안 모색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업 피해는 평택 국제중앙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상인회에 따르면 평택 국제중앙시장의 명물이었던 주말 야시장 ‘헬로마켓’도 운영이 중단됐으며, 상점들은 살아남기 위해 개별 배달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각자의 해결방안을 찾는 분위기였다.
이때, 송두학 평택 국제중앙시장 상인회장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바로 1분짜리 캠페인 홍보동영상이 그것.
송두학 평택 국제중앙시장 상인회장이 시장 홍보를 위해 제작한 1분짜리 캠페인 홍보동영상의 한 장면. ⓒ 평택 국제중앙시장
송두학 회장은 송탄햄버거와 관련해 100여 차례 이상 방송에 출연한 유명 인사다. 특히 그는 지난해 국제중앙시장 핼러윈축제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릴 정도로 성공시킨 장본인으로, 홍보 및 마케팅 부분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송 회장은 지인 ‘웻보이’(WetBoy ‧ 행위예술가)가 동영상으로 큰 인기를 얻은 후, 동네 예술가에서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영향력자)가 되는 것을 보면서 시장 홍보 캠페인 영상을 착안했다. 웻보이는 인스타그램 팔로우 92,726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로, 외국 의류업체를 비롯해 국내 유명 연예인들과 콜라보(합작)를 하면서 유명해졌다. 웻보이의 행위예술 동영상은 많은 연예인이 따라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송 회장이 제작한 시장 홍보 동영상에는 평택 국제중앙시장의 명소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장 대문, 맛집, 카페 등 시장의 여러 곳이 담겼다. 특히 시장 곳곳에서 허리를 숙여 손을 뻗으며 걷는 동작과 함께 ‘줍줍’이라고 외치는 송 회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송 회장은 “‘쓰레기를 줍자’를 주제로 한 이 영상이 앞으로 많은 이들로 하여금 ‘평택 국제중앙시장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할 것”이라며, 홍보 영상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송두학 상인회장이 자신의 가게 앞에서 시장 홍보동영상에서의 한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송 회장은 “콘텐츠를 잘 잡으면 연예인이 일반인을 따라 하는 시대가 됐다. 홍보 콘텐츠를 잘 기획하고 제작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홍보 영상을 보고 많은 이들이 ‘줍줍’을 따라하고, 국제중앙시장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송 회장은 시장 홍보 캠페인 영상을 여러 편을 제작해, SNS 등에 적극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현재 나몰라패밀리 등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과의 콜라보 영상도 계획 중이다.
젊은 상인이 많은 평택 국제중앙시장만의 장점을 살려 기발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홍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여 코로나19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시장으로 만드는 것이 송 회장과 상인들의 목표다.
평택 국제중앙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홍보 영상 외에 배달서비스도 도입했다. 송 회장은 “경기도에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화성, 오산, 파주 3곳의 시범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어서 빨리 경기도 전 지역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며 배달특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한, “경기지역화폐 소비지원금 지급이 오는 12월 17일까지 연장이 됐는데, 많은 분들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경기지역화폐를 많이 써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올해 경기지역화폐로 시장 내 매출이 15% 정도 올랐다. 소비지원금 지급 기간이 연장되었으니 혹시라도 아직 혜택을 못 보신 분이라면 챙기시길 바란다”고 경기지역화폐 소비지원금 홍보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송 회장은 “지금은 모두가 힘들다. 하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견뎌냈으면 좋겠다. 우리 상인들이 모두 춤을 추면서 ‘힘힘’ 외치는 영상 등을 만들어 긍정적 에너지도 전파하고 싶다”며 도민 모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평택 국제중앙시장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8년 미군부대(K-55 주한 미공군부대)가 들어서면서 형성된 시장에서 비롯됐다. 미군과 그 가족들이 이주해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국적인 풍경들이 생겨났다. 사진은 K-55 주한 미공군부대 앞 거리.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평택 국제중앙시장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8년 미군부대(K-55 주한 미공군부대)가 들어서면서 형성된 시장에서 비롯됐다. 미군과 그 가족들이 이주해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국적인 풍경들이 생겨났다.
특히 아케이드형의 전통시장과는 다른 골목형의 다문화 시장이어서 타지역에서도 관광하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경기도의 작은 이태원으로 불리기도 한다. 비행기를 타고 떠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색적인 풍경에 인생사진을 담을 수 있는 곳도 많다.
이곳은 원래 중앙시장, 저녁시장으로 불렸다. 현재의 명칭인 ‘평택 국제중앙시장’은 지난 2012년 정부의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사업 이후 생겼다.
상점 수는 총 240여 점포로, 주로 음식점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 시장답게 터키, 브라질, 베트남 등 다국적인 메뉴의 식당이 다수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상점 수는 총 240여 점포로, 주로 음식점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 시장답게 터키, 브라질, 베트남 등 다국적인 메뉴의 식당이 다수다. 이 때문에 외국의 쇼핑몰에 온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연인들도 많다.
평택 국제중앙시장 유명 맛집으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공중파방송에서 소개한 떡볶이 맛집 ‘세모분식’ ▲떡볶이와 쫄면이 유명한 ‘먹자분식’ ▲시장의 랜드마크가 된 ‘김네집’(부대찌개) ▲평택 국제중앙시장 3대 버거(송쓰 버거, 미스진 버거, 미스리 버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