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로 인해 사람들이 기피하던 하수종말처리장이 강아지들이 행복하게 뛰어노는 장소로 다시 태어났다. 대표적인 혐오시설에서 수도권 ‘최대 반려동물테마파크’로 변신에 성공하며, 경기도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가 바로 그곳이다.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는 하수종말처리장을 복개한 상부 공간에 조성된 수도권 최대 반려동물테마파크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문화·여가공간 문 열어
지난 8일 오전 10시, 설날 연휴가 지난 후 방문한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야외에 조성된 어질리티 공간에는 이미 목줄을 풀고 꼬리를 흔들며 신나게 뛰노는 반려견들로 북적였다.
오산 세교신도시에서 반려견과 함께 이곳은 찾은 이미현 씨는 “일반 공원에서는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 목줄을 짧게 잡는 등 신경 쓸 게 많은데 이곳에서는 목줄을 풀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서 자주 찾는 편”이라며 “특히 국제 규격의 어질리티 체험도 가능해 훈련도 할 겸 방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개장한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는 개장 한 달이 지난 현재, 주말 일일 평균 600여 명의 사람들이 찾는 등 오산시의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대표적인 혐오시설인 오산 제1하수종말처리장이 지난 2000년부터 이곳에서 가동됐기 때문이다.
2016년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가 조성되기 전 오산 제1하수종말처리장 모습. ⓒ 경기뉴스광장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는 오산 제1하수종말처리장을 복개한 상부 공간에 조성됐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오산시 공무원 학습동아리에서 아이디어 출발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는 오산 제1하수종말처리장을 복개한 상부 공간에 조성됐다. 혐오시설인 하수처리장 상부공간을 활용해 생태·생명 존중·관광을 융합한 반려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한 이 사업은 오산시 공무원 학습동아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유병진 오산시청 농축산정책과 반려동물테마파크TF팀장은 “하수종말처리장에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2015년 11월 진행된 ‘오산시 자원찾기 학습동아리 경진대회’에서 2등, 2016년 ‘NEXT경기 창조오디션’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정책 아이디어”라며 “당시만 해도 혁신적이라는 평을 받은 이 아이디어는 세월이 흘러 현시대에 꼭 필요한 정책이 됐다”고 설명했다.
NEXT경기 창조오디션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특별조정교부금 49억 원을 받은 오산시는 지난 2016년 제1하수처리장 시설개량 및 악취저감 공사에 착공했다.
그렇게 3년여에 걸쳐 하수처리공법을 개량하고, 노후화된 하수종말처리장의 시설을 개량하는 한편, 하수처리장 상부를 복개해 악취를 잡았다.
이와 함께 복개한 제1하수종말처리장 상부 1만973㎡ 면적에 애견미용실, 애견호텔, 애견수영장, 카페, 애견용품점, 키즈카페, 창업지원실 등을 갖춘 지상 4층 규모의 건물(2934㎡)을 지었다.
또 야외에는 넓은 운동장과 도그런, 장애물경기장, 동물놀이터 등 어질리티존도 조성했다.
오산 반려동물 테마파크 야외에 조성된 국제 규격의 어질리티 공간. 반려견과 함께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입양부터 생명존중교육 등 반려동물 인식개선에 앞장
이곳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강아지들의 거주공간으로도 유명하다. ‘TV동물농장’에 사연이 소개된 몽실이와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 곰이의 자견인 ‘강산’이와 ‘겨울’이가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다.
김미란 반려동물테마파크 총괄팀장은 “누더기견이였던 몽실이가 이곳에서는 다른 유기견을 돌봐주는 의젓한 형 노릇을 톡톡히 하는 동시에 동물매개 치유교육의 매개견으로도 활약 중”이라며 “몽실이와 강산이, 겨울이를 직접 보고 싶어 이곳을 방문한 분들도 계신 데, 이곳은 생명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응원하는 마음만 받겠다”고 말했다.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 내 유기견지원센터.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몽실이는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 내 유기견지원센터에서 임시 보호 중인 6마리 유기견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김미란 팀장은 “센터에서는 입양 희망자에게 반려견 입양 전후로 4주 교육을 진행한다”며 “단순히 입양을 보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반려견들이 새로운 가정에 가서도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방문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펫티켓, 생명존중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주한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 센터장은 “이곳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더라도 누구나 편하게 산책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이라며 “강아지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 인식개선과 생명 존중 문화를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운영시간: 내부시설(9:00~18:00), 야외운동장(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당일, 추석 당일
◾관람료: 3월까지 무료
◾문의:031-378-1517
■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 창업지원센터 |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오산 반려동물테마파크에서는 최근 반려동물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다양한 반려동물산업 관련 창·취업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 중이다.
<반려견 전문가 양성 교육>
반려동물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커리큘럼 진행 및 이론&실습 위주의 실무 프로그램.
◾기간·일시 : 분기별(상시변동)
◾대상 : 반려동물 분야 전문가를 희망하는 오산시민
<창업지원 컨설팅 프로그램>
반려동물 산업군 예비창업자에게 실무정보를 제공하고 맞춤 컨설팅을 통해 창업 준비과정을 멘토링 해주는 실무 프로그램.
◾기간·일시 : 분기별 매주 수·금 진행(120분)
◾대상 : 창업희망 대상자/교육인원 20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