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주민이 스스로 독서문화를 만드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러나 평택시는 다르다. 시민들이 ‘도서 선정단’에 자원하여 책을 오랜 기간 꼼꼼히 읽어보고 토론 끝에 책을 선정한다. 배다리도서관에서 열린 ‘2025 평택 책축제 with 책 읽는 학교’ 현장을 찾아, 평택시가 오랜 시간 쌓아 온 독서문화를 직접 들여다보았다.

복화술 버블쇼와 이벤트에 참여를 기다리는 사람들 ⓒ 김선아 기자
도서관 야외 마당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복화술 버블쇼와 어린이 체험 부스, 장서인 만들기와 목공예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잔디밭에는 피크닉용 돗자리와 미니 텐트, 책 바구니가 마련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책을 펼쳤다. 한쪽에 설치된 그림책 수영장에선 어린이들이 책장을 넘기며 놀았다. 도서관 1층에서는 음악과 시가 어우러진 낭독 북콘서트가 열려 축제의 낭만을 더했다.

잔디 마당에 설치된 각종 부스들 ⓒ 김선아 기자

잔디 마당에서 축제를 즐기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 ⓒ 김선아 기자
야외 필로티에는 ‘with 책 읽는 학교’로 선정된 학교와 동아리들이 부스를 설치해 전시 및 체험행사가 한창이었다. 소사벌중학교, 비전중학교, 세교초등학교, 배다리중학교 등 다양한 학교들이 부스를 운영했다.
그중 배다리중학교 도서부 박나연 학생은 “바람이 많이 불어 부스를 준비하는 데 힘들었지만, 올해 초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배다리중학교 도서부가 학생들의 독서 활동에 적극적임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은주 사서교사는 “배다리중학교가 협력 학교로 선정되어 책 30권을 지원받아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었고, 작가와의 만남 또한 진행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책 ‘고요한 우연’을 읽고 공감, 학교, SNS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타이포셔너리로 책의 주제를 표현했다. 2023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매년 책축제가 진행되고 있는데, ‘책 읽는 학교’ 사업의 체계적인 과정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책축제가 학교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밝혔다.

필로티에 설치된 ‘책 읽는 학교’ 부스들 ⓒ 김선아 기자
배다리도서관 김미희 운영팀장은 “책축제 사업 모델은 2008년 독서운동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당시 사람들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이후 매년 13권의 책을 선정하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책축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 100명이 도서 선정단에 자원하여 4개월 동안 책을 꼼꼼히 읽어보고, 네 번의 토론과 회의 끝에 책을 고른다. 그는 “이 모든 것은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힘으로 운영된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다. 이어서 “어디 가서 1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시겠냐”라며 시민들의 독서 열정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팀장은 “도서관에 토론용 책을 여러 권 비치해 두었다”며 “시민들이 소모임을 통해 더 많이 읽고, 책과 더불어 삶을 나누고 변화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낭독 북콘서트를 기다리는 시민들 ⓒ 김선아 기자
평택의 책축제는 이제 시민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지역 문화로 자리 잡았다. 책축제가 다른 지역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 시민이 함께 읽고 소통하는 경기도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