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서관 지하 1층에서 《다시? 계속!》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 이승연 기자
경기도서관 지하 1층, 열린 공간의 둥근 곡선 벽면을 따라 색다른 예술의 장이 펼쳐졌다. 경기도서관 청년기회스튜디오 1기 입주 창작자들의 9개월간 여정과 결실을 담아낸 활동공유전시 《다시? 계속! (Again? Keep going!)》 현장이다.
7월 18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시는 지난 8개월 동안 경기도서관이라는 아카이브 안에서 도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창작의 에너지를 확장해 온 4인의 청년 창작자(BB, 송예진, 김가빈, Unknown)가 선보이는 치열한 실험의 결실이다. 전시명 《다시? 계속!》은 경기도서관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던 ‘다시?’의 순간들과, 입주 기간 이후에도 이어질 이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는 ‘계속!’의 의미를 담아냈다.
4인 4색의 매력…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교차하는 4개 섹션

전시에 참여한 청년 4인의 프로필 ⓒ 이승연 기자
전시는 창작자들의 개성과 성과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섹션인 BB 작가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도서관 라비린스》는 관람객이 직접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플레이하는 IF 스토리 장르의 SF 게임이다. 경기도서관의 고유한 공간 구조와 소장 도서,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었으며, 관람객의 선택에 따라 달리 열리는 5가지 결말을 모아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어지는 송예진 감독의 《홀로사우루스(HOLOSAURUS)》 섹션에서는 단편 애니메이션 〈홀로 HOLOSAURUS〉(2024)가 상영된다. 영상 매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파노라마 일러스트와 관람객이 직접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되어볼 수 있는 포토존이 조성되어 시선을 끌었다. 아울러 감독이 준비 중인 차기작 〈창세기(Genesis)〉의 드로잉 작업도 미리 엿볼 수 있다.
세 번째 섹션인 시각예술 작가 김가빈의 《The origin of E》는 회화부터 AI 영상까지 다채로운 매체를 넘나드는 화려한 연출이 돋보인다. 생소한 ‘심해어’와 ‘돌연변이’의 형상을 매개로 우리가 맹목적으로 믿는 ‘완전한 아름다움’의 불완전함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회화, 콜라주, 영상이 어우러진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시각적·청각적 자극을 준다.
마지막 섹션인 웹툰 작가 Unknown의 《프로젝트 H》는 미발표 웹툰 작품을 위한 창작의 궤적을 공개한다. 작가의 고민이 담긴 습작 크로키부터 탄탄한 세계관의 기반이 된 웹소설의 일부, 주요 장면을 담은 일러스트까지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어 창작 과정의 깊이를 더해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경기도서관 소장 도서들 ⓒ 이승연 기자
특히 각 섹션 하단에는 창작자들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리프레시나 레퍼런스를 위해 직접 읽었던 경기도서관의 실제 소장 도서들이 함께 전시되어,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직접 책을 펼쳐보며 창작자와 지식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둥근 벽면 따라 흐르는 자유로운 예술, 형식 틀 깨부순 열린 전시

전시에 사용된 모니터 화면과 영상 사운드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방식이 돋보인다. ⓒ 이승연 기자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점은 경기도서관 지하 1층의 둥글게 둘러싸인 오픈형 벽면 공간을 100% 활용한 전시 형태다. 폐쇄된 미술관이나 갤러리라는 규격화된 틀에서 벗어나, 모니터 화면을 활용한 전시부터 다양한 효과음과 영상 사운드가 어우러지는 획기적인 디스플레이 방식이 돋보였다. 경기도서관이 지향하는 자유롭고 역동적인 문화 공간의 정체성을 시각적·청각적으로 구현해 낸 셈이다.
지하 1층이라는 열린 공간의 특성 덕분에 도서관을 찾은 도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도서관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추고 작품을 감상하는 방문객부터, 동선을 따라 첫 번째 섹션부터 차근차근 몰입해 둘러보는 관람객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년들의 창작 세계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청년과 도민에게 건네는 문화 향유의 손길

경기도서관 전시 《다시? 계속!》 홍보 포스터 ⓒ 이승연 기자
청년기회스튜디오와 같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에게는 안정적인 창작의 발판을, 도민들에게는 일상 속 수준 높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경기도서관이라는 지식 아카이브에서 피어난 4인 창작자들의 무한한 가능성은 이번 성과 전시를 통해 그 가치를 입증해 냈다.
도서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청년 창작자들을 지원하고 도민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기획 및 교육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경기도서관이 도민들의 일상에 풍요로운 문화적 영감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청년 창작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도서관의 온기가 어우러진 《다시? 계속!》 전시는 1기 입주 창작자들의 눈부신 성과와 함께 성공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 청년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의 판을 깔아준 경기도서관. 이번 1기의 성공적인 여정을 발판 삼아, 앞으로 경기도서관이 도민과 청년들을 위해 이끌어나갈 다채로운 문화적 행보와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