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저의 자랑, 보람, 사랑입니다!
- 6월 5일 월례조회
[손 지사 말씀 전문]
여러분이 월례조회에서 제 인사를 받는 것도 오늘로써 마지막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저와 함께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지 않습니까?
지난 주말 저는 평양에 모내기를 다녀왔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올 초에 북에서 수확한 경기-평양미를 나눠 줬던 기억이 나시죠? 그런데 작년에 3헥타르(9천평)에 불과했던 벼농사 협력사업이 올해는 100헥타르(30만평)로 확대됐습니다. 3헥타르였던 남북의 하나 됨이 100헥타르로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북측의 농업생산 기반을 조성하는 벼농사 협력사업은 물고기를 요리해서 바치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공유하는 실질적인 남북 교류협력 사업입니다. 제가 처음 제안했을 땐 정말이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척될지 몰랐습니다. 사업이 잘될지 확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농업기술진을 현지에 상주시키며 소리 내지 않고 차근차근 진행시켰습니다. 그 결과 작년엔 모내기 시한에 쫓기면서도 북측 평균 산출량의 두 배에 이르는 성과를 거두었고 올해는 평양시 강남군 당곡리로 자리를 옮겨 100헥타르 규모로 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북측은 여기에 더해 해당 지역인 당곡리의 환경개선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의해왔습니다. 마을 진입도로 포장부터 살림집,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 인민병원, 문화회관 등의 신축 및 개보수, 그리고 도정공장 건설과 농기계 수리까지 남과 북이 함께 하는 북한농촌 현대화사업입니다. 벼농사 협력사업을 통해 보여준 경기도의 진정성과 효율성, 그리고 헌신적인 기여가 이처럼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 교류협력에 임하면서도 말과 구호를 내세워 자신을 포장하려 들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해 북한의 농업생산 기반조성을 도왔습니다. 그것은 경기도가 그동안 추구해온 행정정신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우리나라 최대이며 가장 앞서나가는 지방자치단체로서 경기도는 10년, 20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인프라 조성에 앞장서왔습니다.
우선 경제 인프라 조성을 도정의 첫 번째 목표로 삼고 경기도를 동북아의 첨단산업 허브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해외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첨단산업을 육성지원하고, 연구개발시설을 늘려왔습니다. 원천기술 확보 뿐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가진 인적자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 조성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좋은 학교 만들기, 농어촌 학교 살리기, 특목고 및 대안학교 지원 등을 통해 공교육 기반을 확충했으며, 세계 속에서 경쟁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영어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영어마을을 만들어 공교육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는 한편 경제 인프라로 연결시켰습니다.
또 문화의 세기를 맞아 문화 인프라 조성에 매진해왔습니다. 실학박물관, 백남준미술관 등을 착공했고 특히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인프라이며 우리 문화를 세계 일류로 만들 한류우드 조성에 앞장서왔습니다.
이밖에도 환경 인프라로서 환경공영제를 멀리 보면서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경제 인프라에 접목하는 길을 모색해 왔습니다. 보건복지 인프라 역시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리스타트 사업 등 일하는 복지를 구현함으로써 쾌적한 삶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측과 접경한 통일의 전진기지로서 벼농사 협력사업, 북한농촌 현대화 사업과 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계 속의 경기도는 세계 수준에 따르는 게 아니라 우리의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든다는 도정철학입니다. 이미 경기도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끌어안는 국민적 통합에 앞장서왔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자랑스러운 경기도 공직자 여러분들이 땀으로 이룩한 결실입니다. 남북 벼농사 협력사업이 북측 지도부를 감동시킨 건 비람이 잦아드는 새벽 5시에 주민들을 깨워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물자지원이 늦어져도 기한을 맞추기 위해 이틀이고 사흘이고 꼬박 밤을 새우며 일하는 경기도 기술진들의 헌신적인 자세 덕분이었습니다. 당곡리 주민들이 키우던 씨암탉을 내놓으며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핑계 대지 않고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며 땀 흘려온 경기도 공직자들의 진심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저와 여러분들이 지난 4년 동안 염불처럼 외워온 수처작주(隨處作主), 어디서나 주인이 된다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경기도 공무원들의 자세는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모범으로 우뚝 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경기도 공직자들이 말이나 구호가 아닌 구체적 실천이 뒤받침 된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내 것만 챙기고 편을 가르는 게 아니라 상생과 통합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고 세계를 누비는 선봉장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또한 저만의 자부심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의 자랑이요, 보람이요, 긍지와 자부심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 역시 이 정신으로 남은 한 달 동안이나, 도지사직을 떠난 후나 변함없이 남북이 하나 되고 세계 속에서 으뜸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항상 저의 자랑이요, 보람이요, 사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끝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이화수 한국노총 경기본부 의장님! 이한상 LG필립스 LCD 상무님! 정형국 현대자동차 구매담당 상무님! 김명국 삼성전자 구매담당 상무님! 경기도와 함께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일에 큰 힘을 실어주신 여러분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