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중도입국자녀의 초기 정착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원장 박명순)은 다문화가정 중도입국 자녀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다문화가정 중도입국자녀 초기적응 지원방안 연구’를 추진하고, 도내 재학생과 학교 밖 중도입국자녀 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중도입국자녀 대다수, 청소년기에 입국해 초기적응 어려워
외국에서 출생해 성장하다가 재혼 혹은 취업하는 부모를 따라 한국에 동반 입국하는 국제결혼 재혼가정 자녀와 외국인근로자가정 자녀가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월말 현재 출입국관리소에 귀화를 신청한 만19세 이하 부모 동반입국 자녀는 총 5,828명으로, 이 중 경기도가 1,971명으로 32.9%를 차지한다. 전국에서 서울(2,140명, 36.7%) 다음으로 많다.
이들은 체류신분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고, 언어문제로 장기간 집에 머물면서 교육공백에 빠지는 경우가 흔하며, 연령대에 맞는 일반학교에 입학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진학 후에도 기초학력 부진과 학교부적응으로 학업중단 위기에 처하게 된다.
17~19세 35.1%로 가장 많아, 조선족·한족 출신이 전체의 83%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원은 ‘다문화가정 중도입국자녀 초기적응 지원방안 연구’를 추진했다.
연구진이 법무부 통계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2년 1월말 현재 출입국관리소에 귀화를 신청한 19세 미만 부모 동반입국 청소년은 총 5,828명으로, 연령별로는 17~19세가 2,046명(35.1%)로 가장 많고, 11~13세가 768명(13.2%)로 가장 적었으며, 출신국적별로는 82.7%가 중국출신으로 이중 조선족이 2,781명(47.7%), 한족이 2,038명(35.0%)이었으며, 타이완 248명(4.3%), 몽골 158명(2.7%), 일본 146명(2.5%), 베트남 122명(2.1%)이 뒤를 이었다.
도내 재학생 및 학교 밖 중도입국자녀 413명 설문조사 실시
연구진은 도내 76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49명, 43개 중학교 1~3학년 학생 98명, 31개 고등학교 1~3학년 학생 90명 등 재학생 337명과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은 학교 밖 청소년 76명을 포함해 총 413명의 중도입국청소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청소년(14명)/부모(8명) 심층면접, 학교관계자/현장전문가(12명) 초점집단면접(FGI)을 병행했다. 조사내용은 입국경로와 정착과정, 가족/가정/학교생활, 심리사회적 적응, 향후 진로, 지원요구 등이다.
재학률, 연령 올라갈수록 낮아져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 중도입국자녀 413명의 한국 거주기간은 1년 미만 22.5%, 1~3년 미만 31.2%로 전체 응답자의 과반수(53.7%)가 3년 미만이었다. 연령별 재학여부에서는 초등학교 연령대인 11~13세 집단의 경우 대다수(98.4%)가 학교에 다니고 있으나, 14세~16세는 11.6%, 17~19세의 경우 24.6%, 20세 이상은 68.2%가 학교에 다니지 않고 학교 밖 센터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출신 68.7% 입국 당시 의사소통 불가
중도입국자녀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과반수(52.8%)가 ‘부모와 함께 살기 원해서’이나, ‘본국에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13.1%), ‘오기 싫었으나 부모가 원해서 입국한 경우’(9.9%) 등 원해서가 아니라 상황에 떠밀려 입국한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당시의 한국어 수준은 학교 밖 중도입국 청소년(64.5%)과 중국 한족 출신(68.6%)의 경우 2/3 정도가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과반수(55.2%), “입국초기 3개월간 그냥 집에 있었다”
한국에 와서 처음 3개월 간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5.2%가 ‘집에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초등학생(59.7%)과 11~13세(62.7%) 응답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입국 후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한국어를 못하는 것’(36.3%)과 ‘낯선 환경과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19.1%), ‘어울릴 친구가 없는 외로움’(8.2%), ‘학교진학문제(3.9%)’, ‘주변의 따가운 시선(2.4%)’ 순이었다.
입국 후 학교입학까지 평균 1.48년
한편 입국 후 학교입학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48년으로, 신속한 학교진입을 위한 방안 모색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학생의 5.0%는 학교를 중단한 경험이 있으며, 학교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한국말을 잘 몰라서’(45.0%)와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어서’(10.0%)가 가장 많았다. 학교생활의 어려움에서는 ‘학교공부에 대한 부담’(47.5%)이 가장 많았고, ‘친구들과 못 어울림(8.6%)’, ‘숙제’(7.7%) 등이 뒤를 이었다.
취학, 취업, 아르바이트 욕구 높아
학교 밖 중도입국 청소년이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는 이유로는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58.5%)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지만, ‘학교 다니기 힘들어서’(18.5%), ‘학교 갈 필요성을 못 느껴서’(9.2%), ‘돈을 벌기 위해서’(9.2%)라고 응답한 경우도 많았다. 진학 계획 중인 학교는 실업계고교와 대안학교가 각각 1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진학하지 않을 경우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40.0%)가 많았으나, 취업(32.0%), 아르바이트(12.0%), 직업훈련 교육(12.0%) 등 취업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
한편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취업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21.2%이며, 일평균 근로시간은 ‘12시간 이상’ 30.4%, ‘8~12시간 미만’ 25.0%로 과반수가 8시간을 초과해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당 받은 임금에 대해서는 ‘4,500원 미만’이 28.6%로, 취업 경험자의 1/4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초기 정착, 공교육 진입 지원 등 정책과제 제시
연구진은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중도입국자녀 초기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입국초기 정착지원, 공교육 진입지원, 학교생활 적응지원 및 교육기회 보장, 진로 및 자립지원, 심리·정서지원, 지역사회 기반구축 등의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