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뛰는 인도, 기는 한국 안타까워”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7일 아시아 4개국 방문국 가운데 두 번째 나라인 인도에 도착, 첫 일정으로 뱅갈루루 내 한국 기업인과의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김지사는 김규출 삼성SISO 법인장, 서유석 LG Soft 법인장, 정희대 LG CNS 지사장, 정해룡 L&T 부사장 등으로부터 인도에서 느끼는 한국의 경쟁력 약화에 관한 이야기를 청취했다.
김규출 법인장은 “인도는 이미 1인 인건비가 3,000~5,000달러 수준의 국내 중소기업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하지만 과거 저비용을 장점으로 하던 인도가 서구수준으로 기술력 향상을 가져왔기 때문에 비싼 임금은 아니다”고 현지 사정을 밝혔다.
이어 김법인장은 “인도에서는 공대출신의 우수인력을 정부차원에서 최고수준의 우대를 해주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도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외면하고 있는 이공대 인력들에게 더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해룡 L&T 부사장은 “삼성 LG 등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기업들은 인도에서 기술력이나 금융보증 차원의 경쟁력이 안돼 자리를 잡을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정부나 기관에서 20~30명 규모의 중소기업을 10개 정도 묶어 보증을 대신 서주고 기업활동을 하게 해 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편 정희대 LG CNS Soft 법인장은 “한국은 대기업 조차도 제대로 된 영문 매뉴얼 하나를 만들지 못해 장사가 안된다”며 “또 한국은 품질보증기간을 길게 하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첨단업종에서는 수리를 부탁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가 더 중요하다. 보증기간 1~2년이 중요한게 아니라 점검을 부탁한지 3일냐 4일이냐를 개런티하는게 제품 신뢰성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서유석 LG Soft 법인장은 “글로벌기업이 인도에 콜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기본이 됐다. 펀딩을 하는 평가기준에도 인도에 콜센터가 있는가, 그만큼 경제적 절감효과를 위해 노력하는가가 포함돼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김지사는 “아직도 우리나라는 장관 방에도 한면 가득 조직도와 업무관련 종이쪽지들이 붙어있다. 그래서 내 집무실에도 그렇게 해놓고 계속 뗐다 붙였다 하는데 사실 잘 되는 것 같진 않다”며 “여러분들이 이런 모습들을 보면 아마 원시인으로 취급할 것”이라고 농담섞인 푸념.
특히 김지사는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국경없이 뛰고 있는 여러분과 또 인도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답답한 현실이 떠오른다”며 “우리는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에서 자기 땅에 라인증설을 한다는 것도 못하게 하는 실정이다. 하이닉스가 중국 우쉬에 공장을 지었는데 우리가 5년여간 해온 것을 불과 3개월 여만에 이뤄놓더라. 또 기업회장들을 조사하고 잡아가니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방문단은 이어 뱅갈루루의 거대 IT단지 내에 위치한 IT육성기관 STPI와 인도내 2위기업 인포시스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