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투자 유치단 방미 이틀째, 투자 유치를 위한 강행군이 이어졌다.
현지시간 18일 아침, 투숙중인 레드 라이온 호텔에서 워싱턴 주 지역 지상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도 대표단은 오전에 시노스 사 및 메탈다인 사와의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오후에는 한국에도 익숙한 대형 유통업체 Costco 사의 투자를 확정지었다. 18일 하루만도 세 건의 양해각서 체결에 1억 4000만 불 투자를 유치하고 524개의 일자리가 경기도에 새로 생긴 셈이다.
오전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시노스 테크놀러지 사(이하 시노스 사)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휘는 OLED)양산에 필수 장비인 ALD 제조 기술 보유 기업으로,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에 독점 공급하기 위한 제조시설을 2천만 불을 들여 평택현곡산단에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ALD 제품의 막대한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노스 사 보유 기술에 대한 설명에 나선 이상인 기술이사는 “종이 같이 얇고 휘는 물질에 사파이어를 코팅해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우리의 신기술을 이용하면 2-3년 내 휘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TV 상용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에 적용가능한 원천기술이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그간 시노사 사는 국내기업의 한 공장을 빌려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삼성이 요구하는 물량을 적시에 납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경기도 측의 신속한 도움으로 빠른 시간 내에 자체 공장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두 번째 MOU 대상 기업인 메탈다인 코리아는 이미 2005년부터 평택어연한산단지에 입주해 있는 자동차 1차 납품업체로서, 그간 도내 기업인 서울산업과 코다코 사와 협력관계를 가져 온 바 있다. 이번 메탈다인 코리아의 증액 투자로 만들어질 라인에서는 2015년부터 GM 태국 공장과 두산 인프라코어에 납품할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서울산업과 코다코 등 도내 중소기업으로부터의 구매량 확대와 고용창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유명한 Costco는 미국 제2위의 유통업체로 한국에 이미 9개의 매장을 갖고 향후 사업규모를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6월까지 평택 포승2산단내 3만 7천여 평의 부지에 1억 달러를 투자해 물류단지를 건설, 38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워싱턴 주 이사콰에 위치한 본사에서 Costco의 공동 창업자인 제프 브로트만(Jeff Brotman) 회장을 만난 김문수 지사는 “한국에서 대형 유통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있는 것은 다국적 기업인 Costco 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과 소형 판매점 등을 의식해 국내 자본 대형 유통점을 타겟으로 한 것”이라며 한국내 대형 유통점 규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한 브로트만 회장은 “그런 규제들은 인식하고 있고 정치적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Costco가 한국에 3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번에 1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지만 앞으로 투자를 더 할지는 한국민이 Costco의 투자를 얼마나 환영해 주느냐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협약식 체결 후 김 지사는 브로트만 회장 등 Costco 사 임원들에게 경기도 남양주 전통 공예품인 자개함 등을 선물하며 즉석에서 경기도 등 한국의 전통 상품을 Costco 매장에서 판매하는 안을 제안했고, 브로트만 회장은 “한국 담당 메니저를 통해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Costco 사의 투자와 관련 도 전성태 경투실장은 “그간 Costco사 물류단지 후보지로 부산, 인천과 평택이 경쟁해 왔으나 이번에 평택포승2산단으로의 입지 결정을 계기로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이 국내 뿐 아니라 동북아를 아우르는 최적의 물류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날의 투자유치 일정을 마무리 지은 도 대표단은 워싱턴 주 벨링햄 시로 이동해 한국전 전쟁고아 기념비를 참배하고 조지 드레이크(George Drake) 박사를 비롯한 한국전 참전용사 및 참전용사 가족들과 웨스턴워싱턴 대학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김문수 지사는 “저도 1951년 한국전쟁 중에 태어난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은 참전용사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과”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북한의 위협을 물리치고 반드시 평화와 통일을 이루도록 참전용사들이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미군 CRC 326부대 소속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드레이크 박사는 “나와 전우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한국의 발전에 가슴이 메인다”면서 “참혹한 전쟁을 겪은 대한민국이 세계의 주요 국가로 성장한 것을 보니 우리가 정말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드레이크 박사는 3년 전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조각가 세바스찬의 ‘라 팔로마(Las Palomas:비둘기)’조각상을 기증했던 인물로, 이번 김 지사의 워싱턴 주 방문과 참전용사와의 만남도 적극 주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가 미국 원주민 등 소수자 인권 보호와 차별 시정에 헌신해 왔던 드레이크 박사는 한국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왔던 김 지사와 오래 전부터 친밀감을 갖고 교류해 왔으며, 특히 이번 한국전 참전용사 만남 행사에서는 원주민 고유의 손님맞이의식으로 김 지사 일행을 환대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