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STX 다롄 방문 "공산당 기업정책 좀 봅시다"
“여기가 갯벌이었다고요? 상전벽해가 따로 없네요.”
900톤급 골리앗 크레인들, 건조중인 대형선박, 끊임없는 엔진음. 회색빛 갯벌이 끝이 보이지 않는 조선소로 변신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중국 다롄 STX 종합해양기지를 현장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지사는 18일 랴오닝성 다롄시의 장흥도(창싱다오)에 위치한 STX 대련조선소를 찾아 생산현장을 꼼꼼히 둘러보고, STX측이 경험한 중국의 기업정책에 귀를 기울였다.
김 지사는 먼저 STX 다롄의 이강식 엔진기계 총괄사장, 정광석 조선해양 총괄사장의 브리핑을 듣고, 선박생산 현장과 진수장, 엔진제조실 등을 차례로 돌아봤다. 특히 5.5㎢(153만평) 갯벌을 불과 6개월 만에 공장부지로 변신시켜 STX측에 제공한 다롄시의 기업 우선정책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지사는 “STX가 경남 진해공장 5천평 늘리는데 10년 2개월이 걸렸는데, 대련 갯벌에 150만평 공장 신설까지 불과 1년반 만에 이뤄졌다”며 “중국 공산당이 기업유치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역시 직접 와서 보고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STX측은 “모든 기업의 소통창구를 다롄시로 단일화 해 랴오닝성이나 중앙정부의 간섭이 없고, 공직자들이 기업을 수시로 찾아와 불편한 점이 없는지 묻는 점 등은 우리가 중국 공산당에게 배워야 할 점”이라며 “마산시 수정만은 이곳보다 앞선 지난 06년 기지건설 MOU를 체결하고도 민원과 환경단체 반대로 말뚝 하나 못 박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장의 중국인 근로자들과 일일이 악수로 격려하기도 했다. STX 대련조선소 근로자는 모두 1만2,000명으로 이 가운데 한인 500여명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현지인으로, STX는 교육훈련과 생산활동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STX측은 또 “장흥도 정부는 작년말 기준 5만명 인구를 2015년까지 50만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STX에서만 10만 인구를 늘릴 것이니 가히 STX도시가 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인근에 2만8,000호 규모의 STX아파트를 짓고 있고, 당국은 700만 그루 조경과 도로 전기 통신 등 기업지원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이처럼 대한민국 곳곳에서 기업을 하고 싶어도 정부의 규제와 각종 민원 때문에 대신 중국 투자를 늘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기업이 원한다면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과감한 지원책이 확충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다음날인 19일 ‘하얼빈 의거 99주년’을 맞은 안중근 의사의 여순감옥을 방문해 헌화와 묵념으로 추도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안중근 의사의 재조명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최근 관련한 연극과 행사 등이 많아 다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