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가 다롄에 간 까닭은
김문수 경기지사가 18일 중국 다롄으로 날아갔다.
그것도 휴일인 토, 일요일을 이용해 1박2일 일정으로 다롄을 찾았다. 평일 빠듯한 일정 탓에 미루고만 있어선 안 될것 같은 마음에서였다.
STX 다롄 종합해양기지측의 총괄사장 두 명과 임직원들이 중국의 기업지원 총력전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자 김 지사는 "역시 현장에 와서 보고 듣길 잘했다"며 무릎을 탁 쳤다.
STX측에 따르면, 다롄시의 STX유치 성공 뒤엔 중국 관계당국의 노력이 있었다. 중국은 주야를 가리지 않는 건설로 유명하다. 다롄시는 지난 2007년 STX를 위해 막대한 중장비를 동원해 5.5㎢(153만평) 부지를 6개월 만에 마련해줬다. 적극적 주민 중재로 전체면적 70%에 해당하는 100만평의 갯벌과 양식장이 순식간에 공장부지로 탈바꿈했다. 앞바다 수㎞는 무상으로 준설과 공용항로 공사를 마쳤다.
김 지사는 "공사기간이 짧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이었냐"고 묻자, STX 측은 "역시 최장 5년이 걸리는 행재정적 인허가 문제인데 `선 임시허가 후 정식절차`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장흥도~대련시~요녕성~중앙정부 등 단계가 필요하지만 STX는 선허가 후절차를 적용했다.
그리고 STX는 마산의 생산기지 마련이 지지부진하자 당초 계획과 달리 다롄에 모두 12개 법인 투자액 2조 7,000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장흥도 정부는 STX를 위한 전담조직(초상2국)을 신설해 한국업무 경험자를 최우선적으로 배치하고 ‘초스피드’ 인허가 해결에 나섰다. 이밖에 다롄 정부는 STX 조선소 진입로에 20년 이상의 나무 700만 그루 식재 작업을 마치는 등 대대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임원은 “마산 수정만에 06년 새로운 기지를 지으려 했으나 말뚝 하나 못 박고 있다”며 "지역주민은 보상금 조금 더 받고자 반대를 시작했지만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이 개입하면서 사업 착수는 요원해 지는 분위기가 돼 주민들끼리 내부갈등을 빚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STX측은 국내 투자계획들을 다롄 쪽으로 선회해 현재 12개 업종에서 법인을 만들었다. 인근에 1만2,000명의 중국인 근로자와 가족들을 위한 2만8,000호의 미니 신도시를 짓고 있으며, 2015년까지 직원 10만의 STX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STX측은 또 "중국내 조선소는 약 360개이며 STX 다롄 정도의 규모는 약 100개 정도다. 직원들 임금은 창원 생산직원 연봉이 7천만원 정도라면 이곳 중국현지 근로자들은 사회보장세 등을 포함해 700만원 정도이니 약 10분의 1 수준"이라며 "그러나 중국 현지인들이 손놀림이 좋아 빠르게 적응하는 편이며 기술자로 성장하면서 점차 임금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생산성은 한국의 3분의 1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모든 기업지원 정책에 있어서 주체는 관할인 다롄시가 된다. 랴오닝성과 정부도 돕긴 하지만 모든 창구는 다롄시로 단일화해 공무원들과 기업 모두 일사분란하게 소통된다"고 장점을 덧붙였다. 다롄시는 2013년까지 입금 기준 60억 달러 외자유치를 목표로 하며, 이 가운데 장흥도에서만 10억 달러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문수 지사는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우리로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거대 공룡 중국의 기업우대정책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