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 첫삽
- 5월 9일 백남준 미술관 기공식
대한민국이 배출한 불세출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그가 때 묻지 않은 아이 얼굴로 우리 곁에 돌아올 날이 멀지 않았나 보다. 경기도는 5월 9일 오후 용인시 기흥에서 백남준 미술관 기공식을 갖고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을 짓기 시작했다.
손학규 지사는 기념사에서 “지난 1월 백남준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전 직접 만나 기공식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그는 어린애 같은 천진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러마고 대답했다”며 “비록 오늘 그는 오지 못했지만 이 터전을 굽어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손 지사는 이어 “오늘 백남준 선생이 더 많은 백남준, 더 큰 백남준을 우리에게 남겨줬기에 행복하다”며 “이곳에서 우리는 백남준 선생의 장벽을 허문 예술혼,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리를 한께 한 백남준 선생의 미망인 구보타 시게코 여사는 답사를 하는 내내 벅찬 감동에 울먹였다. “항상 소년처럼 웃는 낯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그를 위해 친구들이 이런 집을 마련해 주니 비록 그의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함께 기뻐할 것”이라고 운을 뗀 그녀는 “이 미술관이 장르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미디어 아트를 창조한 그의 예술정신이 더욱 커지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류홍준 문화재청장 역시 감회에 젖은 모습이었다. “경기도 용인의 백남준 뮤지엄은 세계 건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백남준은 우리와 함께 오래도록 살게 됐다”고 백남준 미술관 기공의 의미를 새삼 강조했다.
기공식의 흥분과 감동은 내일(10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Memorabilia; 백남준 스튜디오의 기억”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손 지사 기념사 전문]
오늘은 우리 모두 행복한 날입니다. 드디어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을 짓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는 백남준 선생과 함께 했기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백남준 선생이 더 많은 백남준, 더 큰 백남준을 우리에게 남겨줬기에 더욱 행복해졌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백남준 선생의 장벽을 허문 예술혼,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월 백남준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전 직접 만나 기공식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그는 어린애 같은 천진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러마고 대답해줬습니다. 비록 오늘 그는 오지 못했지만 스스로 이름붙인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을 짓는 것을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이 미술관을 짓기 위해 국제공모를 했습니다. 정말이지 일을 그르칠까 두근거리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900건이 넘는 최초응모와 400건이 넘는 최종응모를 보고 우리는 백남준 선생에 대한 세계 예술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세계적인 디자인을 내주신 크리스틴 쉐멜, 마리나 스타코빅, 그리고 설계를 맡으신 김병현 대표께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엔 백남준 선생의 미망인인 구보타 시게코 여사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백남준 선생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되살아날 이곳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손 지사 인터뷰 전문]
백남준은 현대예술의 장르 벽을 허문 불세출의 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그가 오래 사는 곳, 백남준 미술관이 이렇게 첫 삽을 뜨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이 집은 건축설계부터 국제공모를 통해 백남준을 사랑하는 전 세계 예술인들의 축제로 만든 바 있습니다. 앞으로 이 집이 우리 국민 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그의 예술정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