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 매니페스토 및 지방자치 국제학술회의
일시 : 11월20일
장소 : 서울 프레스센터
참석 : 마츠자와 시게후미 일본 가나가와현 지사 등 100여명
기조연설 :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 저에게 연설 기회를 주신 연구소에 감사드린다. 특별히 학술대회 참여해 주신 일본 가나가와현 마츠자와 지사님을 비롯한 여러분이 정책선거를 통한 정치발전을 모색하는 매니페스토 국제학술대회 개최하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1996년 이후 지금까지 국회의원 선거 3번, 도지사 선거 1번 등 모두 네 차례 선거를 치뤘습니다. 그 중에서도 2006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서도 매니페스토라는 새로운 선거문화가 도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최대의 지자체인 경기도의 네 번째 민선 도지사로 당선되어 지금까지 3년 5개월을 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지사로 3년 5개월 일하면서 저는 아직 대한민국에 진정한 지방자치가 없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가 필요합니다. 중앙정부의 획일화된 정책이 아니라 각 지역의 환경과 특색에 맞는 발전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분권과 자치의 기반위에서 지역이 자기책임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우선, 택지개발사업을 비롯한 도시개발관련사업, 주택공급과 관련된 도시계획권한을 지방에 전면 이양해야합니다. 이런 권한들이 지방에 이양되어야만 획일화된 베드타운 도시가 아니라 지족기능을 갖춘 명품도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은 자율통합이라는 취지에 맞게 반드시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결정되어야 합니다. 지방자치의 주체이면서 직접적인 미래 당사자인 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행정구역을 통합 폐지 등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시군 통폐합의 궁극적인 목표가 도를 폐지하는 것이라면 절대로 반대합니다. 지금 국회에도 도 폐지 법안이 3개나 올라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도는 천년이 넘는 역사와 가치를 담고 있는 행정체계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우리의 도에 해당하는 행정구역과 체제가 있고, 도는 지방자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천 개혁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소수가 밀실에 앉아 계파 이익에 맞는 사람을 고르는 현재의 공천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사회와 대다수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후보자를 고를 수 없습니다.
주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우수한 사람이 큰 제약없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공천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꽃 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지방언론이나 시민단체들도 중앙만을 바라보고 중앙에 예속되어 있습니다.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된다면 시민단체들도 중앙의 영향에서 벗어나 그 지방을 위한 현장 시민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가 잘 되어야 지방언론도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권력은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유산입니다. 앞으로의 지방자치는 아래에서 위로 가는 상향식이 되어야 하고, 지방에서 중앙으로 올라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입니다.
지금 경기도가 처해있는 상황은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와 분권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말만 지방자치단체일 뿐, 경기도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권한이 별로 없습니다. 수도권에 가해지는 각종 중첩규제로 발목이 묶여 있어 경기도의 실정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를 비롯한 규제 철폐와 ‘뻥 뚫린 경기도’로 표현할 수 있는 교통문제 해결을 최우선 공양으로 제시했습니다.
선거 당시에는 도지사로서는 실행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비판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경기도아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공약으로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년 5개월동안 1천2백만 도민과 함께 노력한 결과 비록 수정법 폐지는 못했지만 규제 철폐와 교통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수정법 시행령 개정으로 경기도 산업단지내 대기업 공장 신증설과 이전이 가능하게 되었고 경기도 공장용지에 대한 총량규제도 완화됐습니다.
군 강국과 협조하여 국방력의 약화없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상당 부분 해제했고 팔당 상수원을 지키면서도 분당의 69배 넓이에 해당하는 상수원 규제를 풀었습니다. 그린없는 그린벨트를 해제했고, 농업진흥지역 규제를 완하하여 농민의 재산가치를 늘리고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시행된 이래 27년만의 획기적인 변화입니다.
경기도는 또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요금제 공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하였습니다.
지난 2007년 7월1일 경기도 노력으로 전격 시행된 경기-서울간 수도권 통합요금제를 최근 인천시까지 확대하여 수도권 대중교통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통합 개선하였습니다. 통합요금제는 이용객의 편의는 물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로 인한 유류비 절감과 대기가스 감소 등 경제 환경 분야에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금 경기도에는 지난 선거의 공약은 아니지만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입니다.
경기도는 지난 3년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하 40m 이하에서 평균시속 100km로 수도권의 동서남북을 한시간 이내로 연결하는 GTX건설을 추진중입니다. GTX는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 유일한 대안이자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녹색교통혁명으로 수도권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킬 것입니다.
또한 GTX의 3개노선이 동시에 착공되어야만 공사비용이 25% 절감되고 요금구조가 단일화되며 신호체계와 교통시스템이 하나로 통일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고 지역간 갈등도 없앨 수 있습니다.
지난해 전세계에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서민들과 취약계층은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긴급히 대응하여 현행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들을 위해 2008년 11월 전국최초로 위기가정 무한돌봄 사업을 개발 추진했습니다.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없는 분들을 위해 도립의료원과 보건소 대학병원을 연계해서 무한돌봄 의료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앞으로 무한돌봄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무한돌봄센터를 설치하고 복지 서비스의 중복과 사각지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서비스 체계를 개선할 계획입니다
또한 부모님의 보살핌이 필요한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꿈나무 안심학교와 같은 따뜻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꿈나무 안심학교는 가정과 학교와 학원의 기능을 함께 통합한 것으로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2008년 9월 전국최초로 시행해서 2009년 현재 32개 학교 47개 교실에서 958명이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경기도의 꿈나무 안심학교를 모델로 2009년 7월 종일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은 선거공약이 아니었기 때문에 매니페스토 측정 대상사업에 포함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들은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꼭긴급히 필요하다는 비전과 판단에 의해 이뤄졌거나 갑작스런 경제위기 속에서 혹독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들입니다.
앞으로는 선거공약은 아니지만 변화하는 환경과 주민의 요구에 따라 시작된 이러한 사업들에 대해서도 매니페스토 차원의 정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매니페스토 운동은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정치 문화와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더욱 활성화 되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한 차원 더 도약하기를 기대합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공직자는뽑아주신 국민에대한 약속을 소중히 해야 합니다. 이것은 기본입니다.
저는 선거때 약속한 여러 사업들을 실천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행일치와 더불어 주민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주민과의 대화, 현장 바로알기 노력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약속을 함께 만들고 함께 실천하는 것도 매니페스토의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저는 택시기사들의 애로도 몸소 느끼고, 도민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서 10차례 걸쳐 택시운전기사 체험을 했습니다. 하루 종일 힘들게 택시를 운전해서 번 몇푼 안 되는 돈을 세면서 택시기사들의 고충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모신 손님들도 살기가 참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 분들에게는 선거때 제가 했던 공약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당장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맞춤 정책이 급했습니다. 또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비전과 희망을 듣길 원하셨습니다.
위기에 둔감한 행정,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정책, 미래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는 모두 유권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학술회의가 진정 국민을 위한 행정과 정치, 이것을 제대로 평가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고민하고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위해 방한해 주신 일본 가나가와현 마츠자와 지사님,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대신님, 쏘네 야스노리 게이오대 교수님, 천루훼이 대만 국립정치대학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