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가사 분담, 10명중 1명 미만
여성 이중노동 부담 완화 위해 다각적인 노력 필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원장 정현주, 이하 본원)이 「이슈브리프」 19호 「생산적이지만 기피하는 노동, 가사노동의 분담」을 발간했다.
통계청이 전국 약 20,000 표본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42,000여명을 조사하여 발표한 「2008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응답한 대상자가 전체의 32.4%로 나타났다. 여성의 37.5%가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남성은 27%에 불과하였다.
본원의 「이슈브리프」 19호는 통계청의 2008 사회조사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가사노동의 특성과 가사노동 분담 실태 및 가사노동 분담 불평등의 원인을 살펴봄으로써 평등한 가사노동 분담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사노동의 특성, 생산적이지만 모두가 기피하는 노동
가계생산이론(Household Production Theory)이 정립되면서 가사노동의 생산성이 경제학적으로 밝혀졌지만, 가사노동의 사적 특성, 무상적 성격, 비사회성 등의 특성으로 인해 가사노동은 여전히 기피되며 평가절하되고 있는 현실이다.
가사노동의 분담 실태,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9%
통계청의 「2008 사회조사」결과중 가사분담 실태에 따르면 10명 중 3명 이상이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10명에 1명도 채 되지 않는 9%에 지나지 않았다. 가사노동을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35.7%를 차지한 반면 남성 전담 비율은 1.5%에 불과하였다.
공평한 가사분담에 대한 성별 견해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연령대는 20대, 10대, 40대의 순이었으며, 젊은 세대로 갈수록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가사노동을 둘러싼 성별갈등은 더 고조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한편 학력에 따른 가사노동 분담실태를 살펴보면 대졸이상의 집단에서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고학력 집단에서 여성의 설득과 남성의 협조가 다른 집단보다 우세함을 알 수 있다. 소득에 따른 분담실태에서는 6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가정에서 공평하게 분담하는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재화나 서비스로 가사노동을 대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노동분담 불평등의 원인
가사노동 분담이 불평등하게 이루어지는 원인으로는 첫째, 취업률 및 종사상의 지위 등으로 인해 여성이 가정에서 가질 수 있는 시간가용성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여성 비정규직 비율이 44%로 남성의 28%에 비해 높으며, 시간제 노동의 경우 전체 여성 임금근로자의 15%에 해당하여 남성의 4%보다 4배 가까이 많다(통계청 2009년 8월 현재).
두 번째는 여성들은 상대적 자원의 부족으로 의사결정권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2008년 발표한 임금구조 기본 통계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월평균 급여액은 158만원으로 남성의 평균 급여액 238만원의 66.4% 수준에 불과하다(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다).
세 번째는 보수적인 성역할 정체감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 취업에 대해 남성의 81%, 여성의 87%가 직업을 갖는 것이 좋다고 응답하였지만, 가족내 역할에 대해서는 아버지는 직업을 가지고, 어머니는 가정을 돌보는 것이 좋다라는 의견에 남성의 80%, 여성의 76%가 동의함으로써 취업과 가족내 역할에 대한 가치혼재와 갈등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맞벌이의 소득구조는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지만, 부모의 역할, 남편의 가사노동 참여에 대한 가치관이나 태도는 아직도 전통적인 성역할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는 사실이다.
평등한 가사노동 분담을 위한 대안 “가정과 노동시장의 다각적 노력 필요”
이에 본 이슈브리프 19호에서는 여성의 이중노동(일과 가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가정과 노동시장에서의 다양한 접근과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앞서 언급된 몇가지 문제점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가정에서의 시간가용성 증대
남성과 여성이 가정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가용성을 증대시켜 주어야하고 남성과 여성의 격차를 줄여주어야 한다(2007년 기준 한국 근로자(1인 자영업자와 자영업 근로자 포함)의 연간 노동시간은 2,316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남).
여성의 상대적 자원 증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성별 자격요건 격차의 완화를 추구해야 하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교육훈련기관의 교육 영역확대와 청소녀 대상의 직업체험 및 직업의식 고취를 위한 미래지향적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성역할 학습의 기회 제공
여성의 이중노동 부담을 남성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가정내 남성의 의식변화가 필수적이고 모든 변화의 노력에 앞서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 생애에 걸친 평생교육의 개념과 마찬가지로 가정, 학교, 직장에서의 성역할 학습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남성의 의식개혁을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아버지 교육과 가족친화 인증 사업의 병행이 요구된다.
도표 및 그래프 등 세부자료 첨부.
문의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220-3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