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박물관, 다산과 가장본 여유당집 전시
실학박물관이 다산 정약용의 방대한 저술집 ‘가장본 여유당집’을 전시한다.
이번 특별전은 다산의 생애와 사상을 관련 유물을 통해 재조명해보는 한편,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았던 가장본 여유당집을 전시함으로써 다산의 저작들이 어떻게 정리되어 왔는지를 보여 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2010년 6월 12일? 10월 3일까지 계속되며, 총 71건 2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및 미국 버클리대학 아사미 문고 등에서 소장하고 있는 가장본 『여유당집』을 소개하고, 정약용이 일반에게 공개하기를 원치 않았던 비본(秘本)과 다산이 직접 수정, 교열하였던 초고본 『여유당집』이 공개됨으로서 『여유당집』의 편집과정을 조명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아울러 전시장에 정약용초상 퍼즐맞추기, 미래실학자 인증서 발급 등의 체험코너를 상시 설치하여 관람객들이 정약용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부대행사로 개막식 당일 전시주제와 관련된 특별강연회를 개최하는데, 김태영 경희대 명예교수가 ‘『경세유표』에 드러난 다산의 변법적 경세론’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전시기간 중 ‘조선의 목민학(牧民學) 전통과 『목민심서』’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2010.6.19(토))와 ‘다산 실학사상의 철학적 기반’을 주제로 2차 특별강연회(2010.9.4(토))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약용의 실학은 조선 후기 경세치용학과 이용후생학을 집대성한 것으로 개혁, 개방을 통한 부국강병이 목표이다. 그의 개혁 사상을 통해 현재의 민주주의 원류를 이해할 수 있다.
정약용은 회갑을 맞이하여 그 간의 저술들을 여유당집으로 정리했고, 임종직전에 총 182책 503권으로 정리한 과정이 가장본 여유당집에 나타나 있다. 가장본 여유당집은 정약용의 개혁적 사상을 총괄한 저술로 특히, 그의 학문 발전 과정이 잘 나타나 있는 가장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은 19세기 초에 18세기 전반기의 경세치용학과 18세기 후반기의 이용후생학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다. 그가 한국 최대의 실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종래의 한국 실학을 종합하는 과정에서 자기시대의 과제를 파악하고, 둘째 육경사서六經四書를 궁구하여 유학의 진수眞髓를 체득하고, 셋째 중국을 통하여 들어오는 서양문물을 흡수함으로써, 조선왕조의 총체적 개혁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방향은 개혁·개방을 통한 부국강병富國强兵이었다.
다산이 이러한 개혁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빼어난 그의 천품이 남달랐던 점도 있었지만, 귀양살이라는 정치적 탄압까지도 학문을 하라고 하늘이 내려준 기회로 받아들이고, 40대 중반에 맞은 중풍의 병고病苦를 굳센 의지로 이겨낸 바와 같은 그의 참 용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는 자연철학의 신봉자로서, 지구가 하루에 9만리를 돌듯,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이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일을 해야 무엇인가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평생을 통하여 간단없이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던 것이다. 그의 개혁사상은 워낙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으므로 한 두 분야로써 소개하기가 어렵지만, 이를 국가체제의 개혁사상을 중심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새로운 군신 관계의 정립이다. 왕조체제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주권이 군주에게 있는 것으로 이해되나, 그 근본을 따져보면 주권이 인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본래 통치자는 인민이 추대해서 존재하는 것이므로, 군주가 비록 통치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통치권은 인민을 위하여 행사될 때만이 그 정당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자유주의와 인권사상을 동반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자유민주주의사상과 같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민주주의사상의 원시적 형태임이 분명하다.
다음으로 국가체제이다. 전통적으로 왕조체제하의 이상적인 국가체제는 정전법井田法 체제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정전법 체제는 농촌 체제일 뿐이다. 상공업이 발달하여 도시가 존재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국가체제가 수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국가체제가 ‘체국경야體國經野’이다. 체국경야 체제 하에서는, 상공업이 농업으로부터 분리되고, 농민군과는 달리 상비군 제도가 갖추어진다. 그리고 농업은 상품작물의 재배를 기초로 하는 다각경영이 이루어지며, 상공업의 발달을 위해서는 외국으로부터 선진기술을 도입된다.
위와 같은 사상을 전개하기 위하여 다산은 500권 180책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여유당집與猶堂集』으로 남겼다.
자료별첨
※ 문의전화 : 실학박물관 학예팀 양상훈 Tel.031-579-6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