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
최근 우리 사회의 이슈인 ‘녹색성장’이 가족여성정책에서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경제난으로 인해 발생한 가족과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인 `평화 & 그린파트너십`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바로 지난 24일부터 25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컨벤션센터에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개최한 `평화와 그린파트너십 국제포럼`이 그 것. 특히 이날 행사에선 경기도를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의 가족여성정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25일, 포럼이 열린 경기도문화의전당 컨벤션센터를 찾아 세계 각국의 지역사회가 실천해온 돌봄 정책과 함께, 경기도의 대표적인 가족여성정책인 `위기가정 무한돌봄`과 `꿈나무안심학교` 등에 대해 살펴봤다.
경기도의 대표 `돌봄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다
정숙영 경기도 가족여성정책국장이 경기도의 보육정책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평화(PEACE)라는 주제로 진행된 25일 포럼에선 경기도와 스웨덴, 미국, 일본의 돌봄정책과 다문화통합 지원정책 사례가 발표되어 주목을 받았다. 이 중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경기도를 비롯한 영국, 스웨덴, 미국 등의 돌봄정책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었던 `세션Ⅲ ; 돌봄사회`.
경기도의 돌봄정책은 시설보육 중심 보육정책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정숙영 경기도 가족여성정책국장이 발표한 `경기도 보육정책 사례 ; 가정보육교사제도와 꿈나무 안심학교를 중심으로`에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있어 보육에 대한 역할이 강조됐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떨어지는 시기(출산, 보육)와 함께 여성의 재취업이 증가하는 시기(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에 초점이 맞춰 시행되고 있는 경기도의 영아 및 초등 보육사업인 `가정보육교사제도`와 `꿈나무안심학교`가 가정에서 성공적인 역할을 한 사례로 평가됐기 때문.
이 가운데 경기도의 가정보육교사제도는 맞벌이 부부들의 0세아 보육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현재 도내 31개 시군에서 694명의 부모와 456명의 교사가 신청해 총 263곳의 가정에서 이용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인기 요인을 살펴보면 보육교사자격증을 소지한 경력이 많은 보육교사가, 영아(36개월 미만, 장애아 등의 경우 만5세까지 연장가능) 가정을 직접 방문해 1대 1 형태로 보육한다는 점 때문.
또한 지난 2007년 12월 안양 초등학생 실종사건으로 위기가정의 사회적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경기도가 대책으로 마련한 꿈나무안심학교는 도 관내에서 열악한 가정, 또는 맞벌이 가정의 문제점을 상당수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9월 도입된 경기도 꿈나무안심학교는 학교, 가정, 학원 등의 3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어 학생을 물론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평가`에서 우수정책으로 선정돼 지난 6월부터 `종일돌봄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300개의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콜린 스털링 영국 우드베리다운 아동센터장 ⓒ
특히 이날 행사에 참석한 외국 전문가들은 경기도의 돌봄사업에 대해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린 스털링 영국 우드베리다운 아동센터장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도 `가정보육교사제도`의 차별성은 영국의 시스템과 달리 보육교사들이 직접 가정으로 찾아와주는 점"이라며 "특히 케어 경험이 있는, 육아 경험자들인 전문교사로부터 어드바이스를 받을 수 있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가정보육교사 제도의 보육교사들 대부분이 일반 보육현장의 교사와 비교했을 때, 연륜을 비롯한 경험적인 면에서 월등히 높은 이들로 구성돼 이들을 통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스털링 센터장은 이어 "가정보육교사는, 보육전문교사들로 하여금 맞벌이 부부들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제도"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안전망, 돌봄정책의 현주소가 한 자리에
스웨덴의 공공 아동교육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황선준 스웨덴 국립교육청 정부특수재정국장. ⓒ
한편 해외 각국의 돌봄 정책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나라는 스웨덴. 황선준 스웨덴 국립교육청 정부특수재정국장의 `공공 아동교육-스웨덴 모델` 발표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공공 보육교육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스웨덴은 공공보육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특히 1~5세 유아의 85%가 국가재정지원제도에 따라 이용하고 있어 타 국가의 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스웨덴에선 가정교육보다는 사회유아교육 시설이 잘 발달해 시설 이용도가 높았다.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유아학교엔 체계화된 커리큘럼이 있어 양질의 유아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에 의존도가 높았다. 교사의 절반 이상이 사범대 졸업자이거나 레크리에이션 전공자 등의 전문직으로 이뤄졌기 때문.
또 한 가지 주목할 만 한 점은 이민자에 대한 언어지원 교육. 언어발달을 위한 지원은 스웨덴의 교육법에도 명시돼 있는데, 이민자 자녀들의 언어교육을 위해 이민자 국가의 모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점은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콜린 스털링 영국 우드베리다운 아동센터장의 발표 역시 선진 아동교육 사례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영국의 아동보육 분야에선 아동센터가 지역에서 중심이 되어 학교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파트너십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으로, `공동체 사회복지서비스`라고 지칭된다.
특히 영국에서 아동보육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2004년 아동 사망사건으로 인해 설치된 영국의 아동법이라는 점은, 2007년 12월 안양 어린이 실종사건이 배경이 된 경기도의 돌봄정책 꿈나무안심학교와 유사해 양국의 보육 선진사례가 지닌 공통점이 참석자들 사이에서 관심거리로 얘기됐다.
이밖에도 조선정 미국 아시안아메리칸 카운슬링 센터 가족상담치료사의 `패밀리 오아시스-아시아계 미국인 청소년 및 가족을 위한 카운슬링 프로젝트`에선 알코올과 약물 등의 문제를 중심으로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효과적이라는 사례가 제기됐으며, 치료와 예방이 함께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불황으로 인한 가족해체의 위기 극복 위해 마련
정현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
정현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은 "이번 행사는 지난해 말 경제 불황으로 인해 발생된 가족 해체 등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모색의 장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가정이 해체되는 것을 일상의 전쟁으로 보고, 이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고자 마련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인 지리적인 특성을 살려 비핵, 반전, 인권, 친환경, 차별폐지 등의 의미를 담은 평화와 함께 상생의 차원에서 파트너십의 의미도 함께 담은 것이 타 정책포럼과의 차별화된 점으로 풀이된다.
정 원장은 "이번 포럼에서 발제된 의견 가운데, 모범이 될 만한 각국의 좋은 정책은 경기도 차원에서 벤치마킹을 할 계획"이라며 "특히 가족단위 사회프로그램인 미국의 `패밀리 오아시스 프로그램`을 비롯해 민간의 파트너십이 잘 형성돼 운영되는 영국의 `지역복지시설 프로그램` 등을 관심 있게 청취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이번에 하나로 묶어 논의했던 여성일자리를 비롯해 지역커뮤니티, 돌봄정책 등을 각각의 분야별로 나눠 전문화된 토론회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번 포럼에 앞서 협의체 MOU를 체결한 세계 여러 기관과의 교류 프로그램 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글, 사진 : 김진경 기자 paint138@paran.com
사진제공 :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