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TEC콘서트에서 하지현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우리는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최근 등장한 ‘관태기’라는 말은 ‘관계’와 ‘권태기’를 합성한 신조어로,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기에 권태를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현대인들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고 있을까?
지난 7일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TEC(Tech Experience Content)콘서트에서는 하지현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우리는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하지현 교수는 현장에서 직접 환자들과 만나면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술의 발달로 불안정해지는 인간의 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과 사회적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소통 장애 극복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현 교수는 현대사회의 소통이 ▲일방향성에서 쌍방향성으로 ▲휴대화 ▲반응속도의 상승 ▲집단에서 개인으로 ▲빠르고 단순하게 ▲실명과 익명 ▲자기표현방식의 다원화 등의 특징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 인간의 본능 ‘소통’의 방법이 변하고 있다!
“바벨탑을 하늘 높이 쌓아 신과 같아지려는 인간들의 오만함을 벌하기 위해 언어를 혼잡하게 해 인간들을 흩으려 놓았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아주 예전부터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현 교수는 바벨탑에 대한 전설로 강연을 시작하면서 “인간은 소통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 심지어 몸을 쓰지 못하고 눈만 깜빡이는 사람도 모스부호를 배워 소통할 정도”라고 예를 들었다.
또한 “소통의 궁극은 마치 텔레파시처럼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내 생각이 전달되는 것”이라며 “인간은 태아 때 엄마와 탯줄로 연결돼 있던 기억을 무의식에 담아두고 있다. 때문에 세상에 나온 이후에는 소통을 하더라도 모자란 느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상의 변화와 함께 소통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1920년대에는 라디오가 세상에 등장했으며, 1960년대에는 TV가, 1960년대에는 인터넷이 등장하며 인간의 소통을 변화시켰다.
하 교수는 “제가 어릴 적에는 TV가 어린이를 망친다고 했지만, 요즘에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없다. 또 저는 모르는 정보의 대부분을 네이버 등에서 검색하는 반면, 저희 아이는 유튜브나 구글에서 검색하는 등 세대 간 소통방법에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사회의 소통은 ▲일방향성에서 쌍방향성으로 ▲휴대화 ▲반응속도의 상승 ▲집단에서 개인으로 ▲빠르고 단순하게 ▲실명과 익명 ▲자기표현방식의 다원화 등의 특징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하지현 교수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원칙과 진심”이라며 “소통의 원칙을 잘 이해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 “빠르게 변하는 세상, 자신만의 원칙과 진심으로 소통해야”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전에 한 달이 걸려 퍼지던 정보가 이제는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집단속에서 움직일 때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나의 판단과 상관없는 반응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하지현 교수는 “기술과 사회의 발달은 소통과 대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는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만 더 외로워지는 기이현상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변화의 흐름은 분명하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원칙과 진심이다. 소통의 원칙을 잘 이해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요즘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마치 병아리감별사나 위폐감별사처럼 직관적으로 소통하고 판단한다. 경험을 토대로 빠르게 판단하다보면 선입관과 편견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문자 속에서는 이모티콘이 사람의 목소리 톤과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고민도 한 번쯤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하 교수는 “특히 글을 쓰는 데 있어서는 어려운 건 쉽게, 쉬운 건 깊게, 깊은 것은 유쾌하게 하라”면서 “재미와 정보, 감동 중 최소한 두 가지만 갖춰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매월 격주로 개최하는 TEC콘서트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유명 인사를 초빙해 청중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비전을 공유하는 토크 콘서트다.
전문가 강연 외에도 최신 기기 전시 및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강연 영상은 유튜브 경기문화창조허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날 하지현 교수는 현장에서 직접 환자들과 만나면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술의 발달로 불안정해지는 인간의 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과 사회적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소통 장애 극복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