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기획전 <그림이 된 벽> 프랑스 현대미술을 체험하다! ⓒ 경기도블로그
인간은 언제부터 왜 그림을 그리게 되었을까? 예술이라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때로는 왜 예술작품을 그리기 시작했을까 문득 그 시초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인류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런 흔적들은 라스코 동굴 벽화라든가 고구려 무덤의 벽화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머나먼 선사시대 때부터 우리는 내면에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를 밖으로 표현했고 그것은 오늘날 그림이 되고, 조각이 되고, 음악이 되고, 시가 되고, 예술이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벽을 인간이 넘지 못할 한계로 생각해 아마도 그 “벽”을 예술로 승화시켜 뛰어넘어 보려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경기도미술관 2018 국제전 <그림이 된 벽>에서 프랑스 현대미술을 체험하다! ⓒ 경기도블로그
지난 19일 경기도미술관에서 2018년 첫 기획전시로 ‘그림이 된 벽’ 프랑스 벽화 전시 개막식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현대미술가 8인이 각각 직접 제작한 벽화를 선보이는 자리였는데요. 참여한 작가들이 어떤 의도로 경기도미술관의 벽을 색칠하고 꾸미게 되었을지 직접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 예술가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오픈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맑은 하늘에 우뚝 솟은 경기도미술관 안으로 들어가 보면 다른 전시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웅장함과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경기도미술관 2층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높은 천정과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구조로 넓고 높은 벽이 특징입니다. 이 넓고 높은 벽을 스케치북 삼아서 그림을 그린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궁금했습니다.
그림 작품은 경기도미술관과 프랑스 도멘 드 케르게넥 미술관의 주관으로 프랑스작가 야노스 베르, 클레르 콜랭-콜랭, 미셸 뒤포르, 크리스티앙 자카르, 크리스티앙 로피탈, 올리비에 노틀레, 에밀리 사트르, 수아직 스토크비스 작가가 참여했으며 삼화페인트가 협찬하여 작품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야노스 베르 작가 ⓒ 경기도블로그
8명의 프랑스 작가는 각각 독특한 개성을 담아 벽을 꾸미는 작품을 제작했는데요. 각각 한쪽 벽면을 맡아서 벽 전체를 디자인하는 식으로 작품을 제작했으며, 프랑스 회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현대 회화의 대표 작가들로 회화라는 것은 회화를 중심으로 프레임을 벗어나 벽과 회화가 조화를 이루고 공존하는 작품으로 창조해 냈다고 합니다.
야노스 베르의 작품 <무제> ⓒ 경기도블로그
야노스 베르 작가는 ‘회화’ 자체가 ‘나’라는 자체를 둘러쌓을 수 있고 내가 예술의 중심에 있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단순한 응시로서 작품을 경험하는 것,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나와 공간을 재창조 함으로써 나와 예술과의 관계를 새롭게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회화가 나를 초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낮 동안 작업을 하면서 작품의 일부만을 작업하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지만 내면에서는 전체적인 이미지가 새롭게 나에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작품을 구상하고 생각하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재현이 일어났고 모든 문제에서 핵심은 바로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불규칙한 선과 단절된 색으로 벽의 하얀 바탕이 마치 얼룩말 무늬를 보는 것 같기도 한데요 거대한 무늬들은 직접 가서 봐야만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에밀리 사트르 작가는 느슨한 느낌 산책하는 느낌으로 벽화를 그렸는데요.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벽의 중간 부분에는 그냥 여백으로 남겨두고 천정 바로 옆 위쪽 사람의 시선이 머물지 않는 곳에 작품을 그렸다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실제로 작품을 보면 경기도미술관 천정의 채광 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기다란 밧줄을 엮어서 느슨하게 풀어놓은 느낌이었답니다.
불룩하게 올라온 부분에서는 어떤 덩어리의 에너지와 생명력이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드로잉을 할 때 벽에 끈을 붙여두고 그 궤적대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작가는 작업을 하는 과정이 높은 곳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었는데 학예연구팀, 전문가분 그리고 학생들이 많이 도와주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답니다. 특히 동양화를 전공한 학생들이 작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동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기의 순환 등에 대한 생각들을 새롭게 하게 되었고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크리스티앙 로피탈 작가의 작품 ⓒ 경기도블로그
크리스티앙 로피탈 작가는 오로지 흑연으로 그림을 그렸답니다. 검은 구름이나 유령 또는 외계 생명체처럼 보이는 이미지들이 거대한 벽면을 채우고 있는데요. 먼저 스케치북에 스케치를 해 놓았다가 그것을 모티브로 벽면에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경기도미술관의 작품은 사실 오래도록 남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지워져야 할 운명으로 그려진 그림이지만 작품을 그리는 자체가 그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고 고백하더라고요.
처음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이 거대한 벽면을 장식했다가 영상으로 그리는 장면을 촬영해서 남기고 또 그것이 작은 책자로 제작되어 남는 것이 예술의 한 과정으로서 작품의 한 역사가 되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요. 처음에 커다란 벽이 광활한 느낌이었지만 흑연으로 드로잉을 해서 검게 그리는 과정에서 벽이 작아지는 듯한 새로운 느낌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직접 한번 가서 보시면 웅장한 그 느낌 작품과 내가 한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올리비에 노틀레 작가의 작품 ⓒ 경기도블로그
올리비에 노틀레 작가는 처음 경기도미술관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을 기억하며 넓고 높고 광대하고 장엄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면서 확산시키는 느낌의 노란색과 축소하는 느낌을 주는 검은색을 함께 배치해서 집 같은 느낌으로 작품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그 집의 느낌은 어느 한 곳에서 전체를 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는데요. 일방적인 한 가지 방식의 시각이나 인식을 지양하고 최대한 많은 가능성들을 열어놓고자 했다고 합니다.
클레르 콜랭-콜랭 작가의 갈라진 틈을 모티브로 삼아 벽면에 균열을 낸 작품 ⓒ 경기도블로그
그 밖에도 아주 소소한 자연물도 붙이고 입체적으로 튀어나오게 작업하여 이미지를 제작한 미셸 뒤포르 작가, 벽의 갈라진 틈을 홈을 파내면서 벽면에 균열을 내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 클레르 콜랭-콜랭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아직 스토크비스 작가의 작품 ⓒ 경기도블로그
독특하게 불을 이용해서 벽면에 그을음을 남김으로써 추상적인 패턴을 만들어낸 크리스티앙 자카르 작가와 몬드리안의 기하학적인 추상미술처럼 간결하고 단순한 구조적인 모티브로 벽면을 빨간색면으로 구성한 수아직 스토크비아 작가까지 각각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경기도미술관에 대한 느낌을 작품 설명과 함께 이어나갔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2018년 4월 19일 ~ 6월 17일까지 전시 예정인데요. 전시를 마치고 나면 사라질 작품이기 때문에 전시를 위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작품을 사진으로 남겼다고 합니다. 한쪽 전시실에서는 이 <그림이 된 벽, 벽화 제작 과정 기록 영상>이 상영되고 있답니다.
경기도미술관 2018 국제전 <그림이 된 벽>에서 프랑스 현대미술을 체험하다! ⓒ 경기도블로그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은 참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프랑스어를 모르는 저로서는 작품 느낌을 모르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처럼 그냥 감미로운 소리로만 그들의 음성이 다가왔고 작품에 대한 의미는 사실 통역사를 통해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장벽이 그림으로 장식되는 순간 우리는 그 공간이 그냥 단순한 그림이라고 생각되지 않고 무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상 세계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각각 다른 작품세계를 같이 감상하면서 미셸 뒤포르 작가는 한국 관람객들을 배려해서 무언의 손짓으로 그림을 설명하고 그것을 통역사에게 통역할 것을 요청해서 큰 웃음을 주기도 했고 작품전시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서 리셉션을 즐기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장 한쪽에는 체험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다양한 재료로 벽을 꾸밀 수 있도록 체험의 장을 열어두고 있는데요. 작품 전시를 관람하고 나서 아이들과 체험활동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말 나들이로 혹시 안산에 가실 계획이시라면 꼭 한 번 경기도미술관에 들러보세요~
※ 경기도미술관 <그림이 된 벽>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초지동)
관람료: 무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문의: 031-481-7000
2018 경기소셜락커 김효임 락커 ⓒ 경기도블로그
[출처:경기도 블로그]
[작성자:2018 경기소셜락커 김효임 락커]원문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