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연구원은 25일 오후 2시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숙련된 건설기능인력 양성 및 취업지원 토론회’를 진행했다. ⓒ 경기도청
건설현장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지자체가 나서 숙련된 건설기능인력 교육 훈련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숙련된 건설기능인력 양성 및 취업지원 토론회’가 25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건설현장의 고령화와 높은 임시·일용근로자 비중, 숙련자 부족, 내국인 감소 등의 문제점을 진단, 근본적인 극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이화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명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 김장일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위원, 김진엽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김승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국장,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연구원,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 신영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등 각계각층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해 ‘숙련 건설근로자 양성을 통한 취업활성화 및 근로자 생활 안정’에 관한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이화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도에서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건설현장 인력난 해소의 근본적 정책을 마련하는 기틀로 삼겠다”고 말했다. ⓒ 경기도청
이날 이화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건설산업은 우리나라 대표 기간산업이자 서민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는 분야지만, 낮은 고용 안정성과 고령화, 숙련 인력 부족 등의 문제점이 누적, 산업 기반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며 “도에서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건설현장 인력난 해소의 근본적 정책을 마련하는 기틀로 삼겠다”고 말했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은 “현장에서 일하시는 근로자분들이 오랫동안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불안정한 환경과 열악한 조건 때문”이라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된 만큼 인재 육성과 환경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소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한주 경기연구원장도 “이번 자리가 건설 부문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방향을 찾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경기연구원은 도와 의회와 함께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건설근로자 수급실태 및 훈련 수요조사’에 따르면 올해 도내 건설근로자 수요는 45만2,000명으로, 외국인을 제외하면 오히려 5만2,0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청·장년층 유입이 급격히 줄어 숙련 기능인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낮은 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는 꾸준히 유입돼 건설노동시장에 국내 기능 인력이 자리 잡기가 어려워지는 등 건설산업의 고용구조가 왜곡되고 있다.
문진영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가 숙련된 건설기능인력 양성 및 취업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일자리재단이 제시한 경기도의 건설인력 교육훈련 방안. ⓒ 경기G뉴스
이날 토론회의 첫 순서는 문진영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전문위원,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신영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의 발표로 시작됐다.
먼저 문진영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기존 인력 양성 프로그램들은 생계비 지원이나 취업 연계 효과가 미흡할뿐더러, 대부분 현장에서 비공식적 방법으로 기능을 습득하는 등 전문적인 훈련기관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 건설분야 직업훈련체계의 약점을 분석했다.
이어 “이제는 4차 산업혁명과 기술발전에 맞춰 실제 현장수요에 맞는 다기능화된 건설인력을 양성하고, 비공식적 루트가 아닌 체계적으로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문 이사는 전문적인 교육훈련을 시행할 수 있는 교육시설을 지자체가 나서 직영 또는 위탁을 통해 확보하고, 도내 특성화고와 공공 건설업체 등과 연계해 수료자 취업을 전제로 건설현장 맞춤형 도제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건설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별 훈련수요를 조사해 이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 비수기인 동절기나 장마철을 활용해 심도 있는 교육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숙련된 청년 기능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론교육 후 2~4주 건설기업에 ‘현장실습’을 겸한 직무체험을 실시함으로써 실제 건설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공급해 건설현장과 구직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다음으로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연구원은 지나친 저가수주로 인한 노무비 삭감과 근로여건 저하 등을 현 상황의 원인으로 진단하면서 “건설현장 적정임금제 도입으로 근로자는 제값을 받고 일할 수 있고, 건설업체는 제대로 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은 “광역지자체 차원의 훈련기관 운영을 통해 건설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며 “광역 훈련기관, 기초지자체, 건설업체, 취업자(훈련생) 간 건설일자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수요에 맞는 인력 훈련 및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질서를 어지럽히는 주원인으로 ‘불법 재하도급’을 지목하며 ‘직접시공제 확대 도입’을 주장했다. 신 연구위원은 “직접시공제 도입으로 고질적 하도급 문제와 불법고용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며 “지자체 관급공사에 지역근로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김명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 김장일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위원, 이종돈 경기도 노동일자리정책관, 김승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국장, 김진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경기도청
다음 순서로는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김명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 김장일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위원, 이종돈 경기도 노동일자리정책관, 김승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국장, 김진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김장일 도의원은 “숙련된 건설기능인력 양성은 사망사고가 제일 많은 건설노동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경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훈련생들을 교육기관에 위탁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민간 직업훈련기관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북부에도 경기도기술학교를 건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원 도의원은 “청장년층이 건설공사 현장으로 오게 하려면 먼저 현장의 일자리가 장래성이 있어야 하며 명품 건설기능학교 등 훈련기관을 창설, 일정 훈련을 거치면서 건설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등 법적 근거 마련과 사회경제협약을 함께 추진해 건설산업의 혁신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돈 경기도 노동일자리정책관은 “건설기능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기능인력에 대한 훈련 및 교육이 심도 있게 진행돼야 함과 동시에 사업장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당장에 교육훈련을 급격하게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 경기도 인력사무소를 운영함으로써 수요와 공급 간 원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승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국장은 “현재 기능인 육성 현황을 보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정책과 통계자료가 부실하고 기능인 육성을 위한 교육시설조차 매우 제한적이어서 인력이 고령화되고 외국인 노동자가 현장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현장과 교육기관, 취업지원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조와 기업, 정부가 함께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건설기능교육과 취업지원의 협업안 논의 ▲특성화고 건축기능인 양성 지원 ▲불법다단계 하도급 근절 방안 ▲기술학교 교육과 현장의 불일치 해결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