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과거 지명들을 기록해 놓은 책자들. ⓒ 경기뉴스광장
지명 관리는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 등이 담당한다. 행정단위 이름인 행정지명은 행정안전부 소관이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이나 지역에 붙여진 이름 등의 자연지명은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 해저지형 지명은 국토해양부 국립해양조사원 소관이다.
자연지명은 시·군지명위원회와 시·도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지리정보원 중앙지명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해 지명을 고시하고 지도에 표기한다.
지자체의 읍·면·동·리 등 행정지명은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자체 조례로 바꿀 수 있다.
경기도 문화유산과에 따르면 현재 도내 자연지명은 대부분 개명됐다. 지명위원회 소관으로 고시된 자연지명 중 일본식 표기 지명 조사 결과 경기도는 2건이 남아 있으나 해당 시·군의 검토가 필요한 상태다.
바로잡아야 할 창지개명 사례는 행정지명이 대다수라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행정지명의 경우 지방자치법에 의거해 해당 지방의회의 의견이나 주민투표를 거쳐 변경이 가능하다. 따라서 해당 시·군과 지역주민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도 역사지명 사전’의 내용. 과거 어떤 지명이 어떻게 변경됐는지 등이 서술돼 있다. ⓒ 경기뉴스광장
■ “3.1운동 및 임정 수립 100주년, 고유 지명 찾기 캠페인 펼쳐야”
우리 고유 지명을 찾으려는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제강점기 때 많은 지역명이 그들의 입맛대로 또는 일본식으로 개명된 채 남아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앞서 1995년 사례처럼 광복 50주년 등 큰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창지개명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과 행정기관의 안이한 대처 등으로 해결 실마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행정지명의 경우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이름이라 한들 지역민들의 반대가 있다면 함부로 개명할 수도 없다.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우리 고유 지명 찾기 캠페인 등 지자체와 언론 등이 창지개명에 관심을 쏟는다면 큰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들은 지명 병행 표기 등을 통해 고유 지명에 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태 경기학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경기도는 상대적으로 지명 연구가 부족한 편인데 이 분야의 경우 최소 1년의 연구와 더불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지명들을 하나하나 추적해가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도가 지명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게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식 지명 개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행정체계의 변천에 따른 지명 개편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은 동국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지명 왜곡을 바로 잡는 일이야말로 절대적으로 필요한 문제이며 그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일본인들에 의해 쓰여진 지명이 원조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루 빨리 고유 지명 찾기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도민들에게 홈페이지를 통해서라도 현재의 지명과 과거 자신들이 알던 지명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제보해 달라고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우리 옛 지명 찾기가 진행된 지 수년이 지난 오늘날, 이런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명이 곧 우리 역사와 전통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