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시 지역화폐인 김포페이는 전국 최초로 모바일 및 카드형으로 발행돼 화제를 모았다. 김포시청 일자리경제과 직원들이 모바일과 카드형으로 발행된 김포페이를 들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김포페이’요? 몰라서 그렇지, 혜택을 알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김포시 한강신도시에서 건강식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병근 대표. 그는 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김포시 지역화폐인 ‘김포페이’의 매력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겐 직접 김포페이 어플을 깔아주는가 하면 인근 식당이나 다른 매장에 소비자로 방문하면 김포페이 가맹점 가입을 독려한다.
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김포시 지역화폐의 혜택을 자세히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사비를 들여 매장 이벤트 현수막과 전단지에 김포페이 가입 시 혜택 문구까지 넣었다.
공무원도 아닌 평범한 자영업자가 자발적으로 지역화폐 홍보에 적극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포시에 불고 있는 지역화폐 열풍 속으로 들어가봤다.
■ 지역화폐, 온라인에 뺏겼던 고객의 발길 돌려
“김포페이 출시 후 변화는 온라인몰이 아니라 직접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점이에요.”
참다한 홍삼 김포구래점의 조병근 대표는 자영업자가 체감하는 지역화폐의 장점으로 매장으로의 고객 유입 효과를 꼽았다.

참다한 홍삼 김포구래점의 조병근 대표는 김포페이 출시 후 눈에 띄는 변화로 매장방문 고객이 늘어난 점을 꼽았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그는 “저희처럼 본사에서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가맹점들은 따로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없다”며 “그러다 보니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 가격이 같아도 대다수의 고객들은 집에서 편하게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지, 매장 방문을 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언제 어디서나 클릭 한 번으로 제품을 구매,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쇼핑 시대, 오프라인 매장의 침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발행된 김포페이는 온라인몰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며, 지역 자영업자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급부상했다.
조 대표는 “김포페이가 5월 말까지 결제금액 10% 할인 이벤트를 하면서, 직접 매장을 방문해 결제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매장 자체 할인 행사에 김포페이 할인 이벤트를 더하면 할인율이 20~30%에 육박하는데 이는 면세점보다 저렴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 전국 최초 모바일·카드형 동시 출시로 ‘편의성’ UP!
올해 3월부터 모바일 형태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 김포페이는 지난달 17일 카드 형태까지 발행, 본격적인 ‘지역화폐’ 시대를 열었다.
전국 최초로 모바일과 카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김포페이는 간편한 결제, 신속한 충전, 편리한 조회 등 편의성을 앞세워 사용자 및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특히, 이달 말까지 발행기념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홍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가입자와 가맹점의 증가율도 폭발적이라고. 현재 김포페이 가입자는 7,493명, 가맹점 수는 1,436개에 달한다.

전국 최초로 모바일과 카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김포페이는 간편한 결제, 신속한 충전, 편리한 조회 등 사용 편의성이 강점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출시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현재(5월 7일 기준) 김포페이는 약 8억2,000만 원이 판매됐다. 이중 정책수당인 산후조리비 3억1,08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5억 원이 모두 일반시민들이 직접 구매한 일반 발행이다.
이영권 김포시 일자리경제과 지역경제팀장은 “판매액뿐만 아니라 실제로 결제된 금액을 보더라도 정책발행 결제비율은 25.8%인데 반해 일반발행 결제비율은 30.6%로 더 높다”며 “청년배당이 지급 전인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 김포페이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은 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할인결제에 모바일결제 수수료 0%…소비자·상인 모두 ‘만족’
김포페이가 단기간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구매할인과 소득공제, 수수료 무료 등 다양한 혜택과 더불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이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바일과 카드 결제 방식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김포페이는 KT의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 플랫폼인 ‘착한페이’ 서비스를 통해 발행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착한페이 어플을 설치한 후 김포시로 가입하면 계좌 연결을 통해 바로 김포페이를 충전, 가맹점에서 스마트폰 또는 실물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이영권 김포시 일자리경제과 지역경제팀장은 “김포페이는 지역 내에서만 소비가 이뤄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김포시가 지류형 상품권이 아니라 전국 최초로 모바일과 카드 결제 방식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영권 팀장은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다수의 지역화폐는 종이 형태 상품권인데, 지류형 상품권은 사용이나 환전이 불편하고, 음성적인 유통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며 “또 종이 제작에 따른 유통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포페이는 지류형 지역화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앱 기반의 상품권 발행 및 큐알(QR)코드 결제방식을 적용했다.
또 전국 최초로 KEB하나카드와 플랫폼을 연동한 체크카드를 발행해 지역화폐를 하나카드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상시 6%, 명절 등 특정 시기엔 최대 10%까지 저렴하게 김포페이를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 할인 이벤트가 적용되면, 5만 원 충전 시 전용계좌에서는 4만5,000원이, 평소 6% 할인 시에는 4만7,000원이 빠져 나가는 셈. 이러한 충전 할인율은 월 50만 원 한도까지 적용된다. 신용카드의 두 배인 30% 소득공제 혜택은 덤이다.
김포시 마산동에 거주 중인 주부 방해원 씨는 사용자 입장에서 김포페이의 최대 강점으로 상시 할인 혜택을 꼽았다.
방 씨는 “장을 보거나 병원을 가는 등 어차피 나가야 할 지출이라면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은 게 주부의 마음”이라며 “김포페이는 이미 충전할 때부터 할인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김포시는 김포페이의 빠른 정착을 위해 할인 행사부터 추천인 인센티브 프로모션 등 다양한 홍보 이벤트를 함께 진행 중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상시 할인혜택이 소비자들을 위한 혜택이라면, 가맹점 혜택으로는 가맹 및 모바일결제 수수료 무료와 저렴한 카드결제 수수료,신청 시 바로 현금으로 이체가 가능하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가맹점에는 모바일 결제수수료가 0%이며 가맹점용 큐알(QR)키트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 가맹점 앱을 통해 결제와 입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조병근 대표는 “홍삼 제품의 경우 가격이 있다 보니 무이자 할부로 카드 결제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며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가 1%대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무이자 할부 수수료는 업주의 몫이다. 그러다 보니 카드 수수료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포페이가 발행되면서 카드결제보다 김포페이로 바로 할인받아 결제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업주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없고, 실시간으로 현금화가 가능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조 대표 매장의 경우, 김포페이 발행 전 6%대에 불과했던 현금매출이 4월 한 달간 35%로 크게 증가했다. 그는 점점 가맹점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김포페이 결제가 활성화되면 이러한 현금매출 비중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포시 일자리경제과 직원들이 김포시 지역화폐인 김포페이의 성공을 기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지역자금 유출 막아주는 파수꾼 역할 ‘톡톡’
김포시는 올해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등 정책수당을 포함해 약 110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이를 통해 지역자금의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는 지역화폐의 빠른 정착을 위해 시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김포페이 서포터즈’를 구성, 지난 2일 발대식을 갖고 활동에 돌입했다.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회, 바르게살기, 해병전우회, 청년회의소 회원 등 시민 64명과 김포시청 공무원 59명으로 구성된 서포터즈는 앞으로 김포페이 홍보 및 가맹점 등록을 유도하는 임무를 맡아 수행한다.
이영권 팀장은 “서포터즈들은 김포페이의 홍보와 가맹점 등록뿐만 아니라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전하는 가교 역할도 담당한다”며 “김포페이와 관련해 보완할 부분은 5~7월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하고 오는 9월에는 제로페이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맹점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시민의 추천으로 가맹점이 등록할 경우 한 곳당 김포페이 5,000원을 지급하는 ‘추천인 인센티브 프로모션’도 추진 중이다.
이 팀장은 “김포시는 고양시나 부천시, 서울시와 바로 붙어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지역 외 소비가 많은 곳”이라며 “지역화폐는 그 지역 내에서만 소비가 가능한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김포시 지역화폐 김포페이는 관(官) 주도의 행정을 넘어 상인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순항 중이다. 소비자와 상인들이 함께 잘사는 젊은 도시, 김포의 꿈이 ‘김포페이’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