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2013년은 명암(明暗)이 극명한 한 해였다. 건국 이래 최대 100조 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고덕산업단지가 드디어 착공했다. 경기도의 의료수출이 아시아를 달구며 도의 미래를 밝혔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DMZ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평화의 행사가 연중 계속됐다. 그러나 도는 8월 감액추경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며 재정위기 극복에 나서기도 했다. 숨 가쁘게 달려온 경기도의 2013년 10대 뉴스를 되돌아본다.
■ 삼성 고덕산단 드디어 착공
최소 100조 원대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평택시 고덕 삼성전자 전용 산업단지가 5월 14일 착공식을 가졌다. ⓒ 경기G뉴스
최소 100조 원대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평택시 고덕 삼성전자 전용 산업단지가 5월 14일 착공식을 가졌다. 2010년 12월 사전입주협약을 맺은 지 2년 5개월 만이다.
평택고덕 삼성전자산업단지는 평택시 고덕면·지제동·장당동 일원 393만㎡(119만평) 규모로 현 수원사업장(50만평)의 2.4배, 삼성전자가 진행한 국내외 생산라인 투자 중 사상 최대다. 경기도시공사가 사업비를 투자하고, 평택시가 행정지원을 하며 조성 사업비만 총 2조2277억 원이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시설·의료기기 등 신수종사업(신규 육성사업) 생산시설을 조성해 3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부지조성공사는 2015년 완료될 예정이다.
LG전자 또한 지난 12월 ‘평택 진위2 일반산업단지계획’이 최종 고시돼 평택 입주가 확정됐다. LG전자는 이곳에 산업용 냉동공조설비, 조명산업 등 미래신수종산업과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LG전자와 협력사가 5조 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 중이어서 5700명 이상의 고용효과도 기대된다.
도는 진위2 일반산업단지가 삼성산업단지와 함께 경기도 남부지역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해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첨단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K-POP 공연장 유치, 호텔 개관 등으로 한류월드 부활
경기도는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K-POP 공연장을 한류월드에 유치했다. 사진은 지난 6월 한류월드 용지매각 사업설명회 모습. ⓒ 경기G뉴스
도는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K-POP 공연장을 한류월드에 유치했다. 도는 한류월드 핵심 부지를 무상임대조건으로 제시해 서울 강서구, 송파구 잠실 등 다른 지자체의 추격을 따돌렸다. K-POP 공연장은 문광부가 2016년까지 국고 250억 원과 민간투자금 2424억 원을 투자해 짓는 1만8천 석 규모의 K-POP 전용 공연장이다.
이어 3월에는 경기도 최대 특1급호텔인 대명 엠블호텔킨텍스가, 12월에는 국비 2200억 원이 투입된 디지털방송 콘텐츠 지원시설 빛마루가 문을 열었다.
이 밖에 도는 1월 한국관광공사와 한류월드에 한류관광 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단지에는 2017년까지 5856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한류 창조공간, 한류 체험시설, 한류 소비공간 등이 들어선다. 단지가 조성되면 향후 20년간 32조8천억 원의 생산유발과 42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로 한류발전과 국내 마이스산업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 경기도 첨단의술, 아시아를 달구다
경기도는 카자흐스탄을 필두로 중앙·극동아시아에서 의료사업설명회, 학술대회, 현지 의료인 초청 의료관광 등을 실시하면서 경기도 의료 우수성을 알렸다. ⓒ 경기G뉴스
도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의료사업을 추진했다. 도는 카자흐스탄을 필두로 중앙·극동아시아에서 의료사업설명회, 학술대회, 현지 의료인 초청 의료관광 등을 실시하면서 경기도 의료 우수성을 알렸다.
올해 도내 의료기관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만7천여 명으로 지난해 1만9347명보다 41%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도내 의료시설을 찾은 극동러시아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234.6%, 카자흐스탄 환자는 145%로 이 지역의 의료 한류 바람을 입증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3·8월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이 국가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만든 볼라샥 재단의 국비의료연수를 도내 병원에서 실시해 도 의료산업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줬다.
경기도는 중앙·극동아시아에 이어 2012년 중국 장쑤성과 몽골, 2013년 베트남으로 의료분야 협력관계를 넓혀 갔다. 도는 한류월드에 건립되는 호텔의 의료호텔 조성 방안을 도내 의료기관과 검토하는 등 의료관광 확대방안을 추진 중이다.
■ 정전 60년 DMZ, 평화와 생명의 공간으로
경기도는 정전 60년을 맞아 ‘DMZ 60년, 이제는 생명이다!’란 슬로건으로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중국군인과 한국군인이 화해의 손길을 나누는 모습. ⓒ 경기G뉴스
도는 정전 60년을 맞아 DMZ가 가진 생태와 평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DMZ 60년, 이제는 생명이다!’란 슬로건으로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전쟁과 분단의 상징인 DMZ를 평화와 생명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방편이었다.
지난 5월 DMZ 일대 72.7km(7월 27일 정전협정일을 의미)를 달리는 평화누리길 자전거 대회를 필두로 10월 말까지 중국군 초청행사, DMZ세계평화콘서트, 대성동마을 회갑잔치 등 11개 행사를 연이어 개최했다.
특히 6·25 참전 중국군인과 가족 등 9명은 정전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아 한국군 참전용사와 포옹해 해외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8월 임진각 DMZ세계평화콘서트에 2만여 명의 관객이 참석, 그 이후 유튜브로 80만 명이 콘서트 공연을 조회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도는 8월 한강하구와 파주~연천~철원~고성을 연결하는 DMZ세계평화공원 구상안을 발표하고 경기개발연구원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추진단을 구성했다. 도는 내년 DMZ사업 예산으로 올해 62억 원보다 137% 늘어난 국비 147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 버려진 유기견, 도우미견으로 재탄생
길거리에 버려진 유기견을 장애인 등을 위한 도우미견으로 키워 무상 분양하는 사업을 전국 최초로 선보였다. ⓒ 경기G뉴스
길거리에 버려진 유기견을 장애인 등을 위한 도우미견으로 키워 무상 분양하는 사업을 전국 최초로 선보였다. 도는 3월 화성시 마도면 에코팜랜드에 도우미견 나눔센터를 설치하고, 도내 27개 유기동물보호소의 유기견 중 도우미견 자질이 있는 개 45마리를 선발해 훈련에 들어갔다.
지난 11월 6개월의 훈련을 거쳐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동물 등록까지 마친 9마리의 반려견이 장애인과 독거노인, 기타 사회·심리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9개 가정에 입양됐다.
내년부터 나눔센터 주변부지 3만2970㎡에 60억 원을 투입해 훈련동·사육동·야외훈련장과 동물체험·교육관, 경연장, 애견박물관, 애견공원 등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유기견 1만6164마리 중 주인을 못 찾은 5481마리를 안락사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우미견 나눔센터를 설치했다.
■ 다양성영화 전용상영관, 독립 영화인들의 힘이 되다
경기도는 대기업 상영영화에 밀려 상영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를 매일 보는 다양성영화 전용 상영관을 지난 4월 선보였다. ⓒ 경기G뉴스
대기업 상영영화에 밀려 상영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를 매일 보는 다양성영화 전용상영관이 지난 4월 선보였다. 1년 365일 다양성영화를 상영하는 전용관 개관은 경기도가 전국 최초다.
도는 백석·영통·남양주·평택 등 도내 메가박스 4개관에서 다양성영화 전용상영관인 G-시네마를 운영해왔다. 또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경기미술관·박물관, 고양영상미디어센터, 성남미디어센터 등 5개 공공시설에서도 다양성영화를 상영해 왔다.
G-시네마는 그동안 개관작으로 「공정사회」를 상영한 이후 「지슬」 「길 위에서」 「명왕성」 등 매월 평균 3편씩 다양성영화를 올려 지난 10월 관람객 1만명을 돌파했다.
도의 다양성영화 지원 사업은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영화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도민에게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양성영화를 제작하는 트리필름의 전규환 감독은 “경기도가 지자체 중 최초로 다양성영화 개봉지원 사업을 시작한 것은 상업영화의 달콤함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새로운 문화의 맛을 보게 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 기업 살리는 ‘손톱 밑 가시 뽑기’ 모범이 되다
2007년부터 경기도 기업 SOS지원단이 출범해 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10월 현대글로비스와의 기업애로해소 협약식 모습. ⓒ 경기G뉴스
도는 지극히 사소해 보이지만 몹시 괴로운 손톱 밑 가시처럼 도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잘못된 규제와 관행을 바로잡는 데 앞장섰다. 이미 2007년부터 경기도 기업 SOS지원단이 출범해 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출범 이후 현재까지 4만7730개 업체 7만7801건의 기업애로를 처리하며 201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정부합동평가 ‘가’등급 선정, 2012년 대통령 섬김이 기관 표창, 201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등을 수상해 전국 지자체 기업애로 처리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사례는 올해 대표적인 경기도의 ‘손톱 밑 가시 뽑기’ 사례다. 도는 10월 평택 포승산업단지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야적장 중앙을 지나는 도로를 산업시설용지로 변경해주기로 했다. 10초면 건널 도로를 넘기 위해 10년간 20km나 떨어진 곳에서 임시운행증을 받아 수출용 차량에 붙이는 행정 절차를 거치며 매일 4시간, 연간 40억 원의 손실을 감수했다.
■ 경기도 특사경, 민생안전 지킴이로 우뚝
특사경단 소속 직원이 수산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 경기G뉴스
경기도 특사경은 4월 옥수수·콩기름 등을 참기름에 섞어 6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가짜 참기름 제조업체와 판매업소 7곳을 적발했다. 이들은 참기름 성분 검사까지 통과하며 불법을 일삼았지만, 원자재 입출고·제품판매 기록을 대조해 가며 이들의 불법을 밝혀냈다.
2009년 3월 출범한 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올해 11월까지 2108건의 단속으로 도민의 먹거리 안전을 저해하는 불법행위를 막아냈다. 지난해 먹거리 단속건수 543건이 올해는 744건으로 201건(37%)이나 증가했다.
도 특사경은 수질검사도 안 받고 유원지에서 음식을 판 불법음식점, 중국산 낙지를 국내산으로 속인 낙지전문점, 김장철을 앞두고 불량 고춧가루를 판 유통업체 등 서민의 식품안전과 직결된 기획수사로 민생안전을 지켜왔다.
먹거리 단속 외에 상수원과 공단지역 등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하던 517개 업체를 단속했으며, 유해업소에서 청소년을 고용하거나 출입한 업소 20곳을 적발했다. 도 특사경의 운영 성과는 10월 안전행정부 주관 전국 안전책임관 합동워크숍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될 만큼 다른 지자체의 서민안전 지킴이 모델이 되고 있다.
■ 3년간의 준비, 집중호우 피해 막다
2011년 7월 경기도를 강타한 집중호우는 동두천, 광주, 양주 등 도내 9개 시·군에 39명의 인명피해와 3천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입혔다.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일원 계곡의 사방댐 모습. ⓒ 경기G뉴스
2011년 7월 경기도를 강타한 집중호우는 동두천, 광주, 양주 등 도내 9개 시·군에 39명의 인명피해와 3천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입혔다. 3일간 쏟아진 1일 평균 380mm가 넘는 물 폭탄이 원인이었다.
지난 7월 다시 여주와 이천, 광주, 가평과 포천 등지에 13차례에 걸쳐 300여mm의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올해는 2011년보다 훨씬 적은 2명의 인명피해와 866억 원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도는 이에 대해 2011년 피해 이후 도가 추진한 수해예방대책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도는 2011년 이후 1조642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안천 범람으로 큰 피해를 입은 광주시에 우수관로를 정비하고 하천 개수 등을 실시했으며, 빗물펌프장 처리용량 부족으로 물난리를 겪은 동두천시의 배수펌프장 등을 정비했다.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포천시에 1381억 원의 예산으로 재해예방사업을 시행했다. 2011년 이후 집중투자한 사방댐 설치는 산사태 피해 확산 방지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2013년은 집중적인 예산투자로 수해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해였다.
■ IMF 이후 첫 감액추경,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
경기도는 8월 3875억 원을 감액한 1차 추경 예산안을 발표하며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열렸던 경기도 예산절감 대책회의 모습. ⓒ 경기G뉴스
올 하반기 경기도의 최대 이슈는 도의 재정위기 사태였다. 연초부터 우려된 복지비 부담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중앙정부의 무상보육 등으로 도의 복지비 부담은 올해 3천억 원 이상 는 반면 부동산 경기침체로 세수가 4500억 원 이상 줄었다. 수입이 주는데 지출이 급격히 늘면서 재정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결국 지난 8월 3875억 원을 감액한 1차추경 예산안을 발표하며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도의 감액추경은 1998년 IMF 체제 이후 처음이었다. 재정위기 돌입이 현실화되자 도는 다양한 위기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도는 3급 이상 공무원의 연가보상비 전액 삭감 등 공무원의 고통분담 방안부터 추진했다. 이어 세계요트대회와 경기안산항공전 등 주요 사업을 격년제로 실시하고, 공공기관의 출연금을 올해 1171억 원에서 1043억 원으로 11% 감축하는 한편 구조조정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도 관계자는 “IMF 당시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이후 발생한 경제위기에도 대응할 여력이 있었다”며 “이번 위기를 어떤 재정위기에도 견딜 수 있는 기초체력을 만드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