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농업기술원은 12조 원 규모의 세계 장미시장에 나가 세계 명품들과 겨룰 국가대표 장미 품종으로 ‘아이스레드’를 선정했다. 사진은 2일 열린 장미 신품종 평가회 모습. ⓒ 경기G뉴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12조 원 규모의 세계 장미시장에 나가 세계 명품들과 겨룰 국가대표 장미 품종으로 ‘아이스레드’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벨벳 느낌의 밝은 적색이 매혹적인 아이스레드는 2일 농기원 제2시험포장에서 열린 장미 신품종 평가회에서 평가위원들로부터 만점(5점)에 가까운 4.8점을 받았다.
아이스레드는 장미의 대표색인 붉은색 계통의 국산 고유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2010년 씨앗을 맺는 엄마나무 모본에 아빠나무 부본의 꽃가루를 교배시킨 지 5년 만에 탄생했다.
유럽에서 명성을 날리는 붉은색 품종 교배로 첫해 가을 156개의 종자를 얻었고, 4년간 꽃피우기를 반복하며 모양·색깔·수확량·병해·재배온도 등에서 유리한 계통을 선별해 나갔다.
그러는 동안 처음 태어난 종자 중 155개가 도태되고 높은 품질과 적응도를 보인 단 하나의 종자만 남았다. 코드 넘버 ‘GR10-32’는 경기도, 로즈, 2010년 교배종, 32번째 계통 종자란 의미로 아이스레드의 태명이다.
붉은 색이 밝고 맑으며 시장성이 좋은 중대형에 화고가 길고 꽃모양이 고심형(高心形)으로 고급스럽다. 특히 수확량이 일반 품종보다 15% 많아 재배농가의 선호도가 높을 전망이다.
아이스레드를 개발한 농기원 이영순 원예육종팀장은 “꽃의 색깔이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의미에서 아이스레드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밝혔다.
아이스레드는 평가회에서 원예디자인학과 교수, 플로리스트, 화훼공판장 경매사, 재배농가 등으로 구성된 7명의 전문평가위원과 품평회 참석자 40명으로부터 꽃의 크기·굵기·색깔·모양·꽃잎 등 평가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만큼 돋보였다.
이 밖에 분홍색 투톤 컬러의 ‘GR09-21’과 꽃 중심에 녹색 꽃받침이 또 하나 들어 있는 특이한 형태의 ‘옐로우아이’ 등 2개 품종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GR09-21’은 짙은 체리핑크의 투톤컬러가 화려하고 꽃잎 수가 많아 수명도 긴 것이 특징이다. 옐로우아이는 노란 꽃잎의 중심부에 꽃받침이 있어 토마토 타입이라 불리는 특이한 형태로 최근 유럽에서 고가에 유통되는 스타일이다.
농기원은 이들 3개 품종의 유전자가 보존된 종묘를 국내 굴지의 종묘회사 3곳에 분배했다. 종묘회사는 이들을 증식해 내년부터 세계시장에 선보이는 한편 희망하는 국내 재배농가에 보급한다.
경기도농기원은 앞서 가시 없는 장미 ‘딥퍼플(Deep Purple)’을 개발, 2012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화훼박람회 품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장미 개발업계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도농기원은 그동안 46개 장미 신품종을 개발해 세계 최대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콰도르·케냐 등 19개국에 종묘 212만 주를 수출했다. 그간 벌어들인 로열티는 10억여 원에 이르며 그 중 2억 원이 경기도 계좌에 세외 수입으로 입금됐다.
꽃의 색깔이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아이스레드. ⓒ 경기G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