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필수품을 직접 사들여 조합원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조합을 우리는 흔히 ‘생활협동조합’이라고 한다. 주민생협, 아이쿱생협, 두레생협, 의료생협 등 우리 주변에서는 여러 종류의 생활협동조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의료생협은 우리에게 아직 생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장기려 박사가 사람들이 돈 걱정 없이 아플 때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든 청십자 병원에서 모티브를 찾을 수 있다.
그 후 1994년 안산에서 처음 만들어진 의료생협은 현재 약 340여 개의 단체로 확산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10월 초에 새로 만들어져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다산 의료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이하 다산 의료 생협)에 찾아가 의료생협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알아보았다.
다산 의료 소비자 생협의 ’정석 소아청소년과 병원’의 모습 ⓒ 이다인/꿈나무기자단
<의료 생협은?>
의료 소비자 생협에서 만든 병원은 조합원이 병원의 주인으로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에게 병원의 수익을 환원한다는 점에서 일반 병원들과 다르다. 기본 진료뿐만 아니라, 수익금으로 심폐소생술, 응급치료 등 조합원들을 위한 건강 및 교육 프로그램, 부모 교육 등을 실시하기도 한다.
다산 의료 생협 총무과 박누리 담당자는 “의료 생협은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과 병원이 마을의 문화자치를 형성하고 의료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다산 의료 생협은 327명의 조합원에서 시작해서 10월 4일 병원 개원 이후 60여 명이 추가로 가입하였다. 의료생협에 가입하려면 가입 신청서 작성하고 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면 된다. 이사 등의 이유로 탈퇴 시에는 출자금을 전액 환불한다.“라며 “이곳은 어린이 병원이지만 나중에 조금 더 자리를 잡으면 안과나 치과 같은 다른 종류의 병원들을 포함시킬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의료 생협에서 만든 병원은 시민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지만, 특별히 조합원들에게는 병실료 10%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다산 의료 생협’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니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다산의료생협의 ‘정석 소아청소년과 병원’ 이성만 원장은 “의료 생협은 우리나라에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많이 보편화 되어 있다. 지역에 꼭 필요한 의료시설을 만들고 이익을 사람들에게 환원하기 위해서 다산 의료 생협을 만들고 이 병원을 세우게 됐다.”며 “사람들이 생활협동조합이라고 하면 먹거리에 대한 내용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료생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 경기도 내에 아직까지 어린이 병원이라는 개념이 많이 없어서 환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정석 소아청소년과 병원’에서는 이런 불편한 점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며 의료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인 이다인 꿈기자 ⓒ 이다인/꿈나무기자단
다산 의료 생협의 조합원들의 소중한 출자금으로 만들어진 ‘정석 소아청소년과 병원’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에 위치해 있다. 이 병원은 다른 전문의료기관과 비교하여도 손색없을 만큼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전문의 6명이 함께 하며, 6층은 진료실, 7~8층은 입원실이고 9층은 카페테리아 등의 편의시설로 꾸며져 있다.의료 생협에서는 조합원 모두가 병원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의료 생협을 통해 내 집 가까이에서 더 편안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