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여주 세종대왕릉에 헌화 분향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훈민정음 반포 567돌, 한글날을 맞은 9일 여주 세종대왕릉(영릉)과 세종로 일대에서 한글날 기념식과 풍성한 문화행사가 펼쳐졌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올해부터 법정공휴일로 재지정된 훈민정음 반포 567돌 한글날인 9일 여주 세종대왕릉(영릉)과 세종로 일대에서 기념식과 문화행사가 펼쳐졌다.
경기도와 여주시가 주최하고 여주문화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세종대왕릉이 무료로 개방된 가운데 한글날 기념식에 이어 훈민정음 반포식과 한글 의상 패션쇼, 인형극 등 다양한 문화축제로 열려 23년 만에 공휴일로 돌아온 한글날을 경축했다.
세종대왕릉 정자각에서 오전 10시 30분 열린 기념식은 궁중에서 벌어지던 궁중 정악(전통악기 공연)을 도립국악단이 은은하게 연주하고, 나라의 경사, 종묘·사직 등 제례의식에 사용되던 궁중무용인 궁중정재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지며 막이 올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임채호 경기도의회 부의장, 김춘석 여주시장, 학생, 일반주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화와 분향, 훈민정음 창제 당시 음가를 재현한 훈민정음 서문 봉독, 축시 낭독, 한글날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기념사를 하는 김 지사. ⓒ 경기G뉴스 유제훈
대왕전에 헌화와 분향을 마친 김 지사는 “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훈민정음 반포 567돌을 맞아 세종대왕이 잠들어 계신 영릉에서 기념식을 갖게 돼 너무 뜻깊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로 발음기호 없이도 읽을 수 있고, 사람의 모든 소리를 글자로 만들어 낸다. 세계 3천여 언어 가운데 으뜸”라고 기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자판을 쉽게 두드릴 수 있고 문자를 보낼 수 있는 한글은 오늘날 지식정보사회에 가장 적합한 글자로 IT 발전과 한류 확산의 밑바탕이다. 세계인들이 우리말을 배우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으뜸 문자인 한글이 있었기에 우리는 가장 낮은 문맹률과 교육률로 위대한 역사를 창조할 수 있었다, 한글은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더욱 발전시키고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춘석 여주시장은 “올해 제567돌 한글날 기념행사는 그 어느 해보다 큰 의미가 있다”며 “지난 1469년 세종대왕 묘역이 광주 대모산에서 이곳 영릉으로 천장해 오면서 여주의 명칭이 여흥에서 여주로 바뀌고, 조선시대 여주목(牧)으로 승격했다”며 “여주가 시로 승격된 올 한글날은 유서깊은 역사의 흐름과 함께 여주시민으로서 첫 번째 기념식을 왕릉앞에서 갖게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대왕릉을 참배한 김 지사가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이번 한글날은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된 역사적인 날인 만큼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글 체험과 공연 관람을 함께 해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고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업적을 기렸다.
기념식이 열린 영릉 일원에서는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제16회 전국 세종백일장 및 미술대회가 열렸다. 여주시내 세종로 14번길 특설무대에서는 이날 오후 한글사랑 퍼포먼스와 아름다운 한글 시 낭송을 시작으로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이어 사극 전문배우, 엑스트라, 취타대 등이 ‘훈민정음 반포식’을 재연했다. 전국 각 대학 패션 관련 학과 대학생들이 한글을 인용해 재창조한 71벌의 한글 의상을 선보이는 ‘한글 의상’ 특별 패션쇼와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한글나라에서 만난 세종대왕’이란 인형극도 공연돼 어린이들에게 한글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반재원 훈민정음연구소장이 훈민정음 창제 당시 음가를 재현해 훈민정음 서문을 봉독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이 밖에 세종대왕 전국 한글휘호대회와 한글새김전시회, 훈민정음 탁본 체험, 한글 배지 만들기, 한글 천연염색, 한글도자 물레 시연, 거리마임 등 10여 개의 다양한 전시·체험 행사가 열렸다.
아이와 손 잡고 영릉을 참배한 여주시민 박미진 씨는 “아이에게 우리 한글의 우수성과 민족의 정체성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기념식에 참석했다”며 “일곱 살인 우리 아이도 세종대왕처럼 역사와 민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문영 여주문화원장은 “15세기 중엽에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올해 한글날에는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착한 한글 사용으로 바른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궁중정악을 연주하는 경기도립국악단. ⓒ 경기G뉴스 유제훈
화려하게 펼쳐진 도립무용단의 궁중정재 공연. ⓒ 경기G뉴스 유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