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선 1980년대부터 도시재생 정책이 시작됐다. 쇠락해가는 구도시의 사회적 문제해결이 주원인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자료사진. ⓒ 경기G뉴스 고정현
‘도시(都市)’의 사전적인 의미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일정한 지역,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많은 이들이 도시 하면 인구밀도에 따라 계획해 구축하는 ‘신도시’를 떠올릴 듯하다.
오늘날, 도시는 생활양식이 다양‧복잡하고 기계화됨에 따라 인공적 환경이 탁월해 인구, 사회 구성 등에서 이질적 요소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의 삶에서 비인격적·일시적·형식적인 갈등이 발생해 사회문제로 야기되고 있다.
이는 오늘날의 도시가 산업혁명 후의 기계문명에 힘입은 공업제품의 대량생산 및 그 제품의 대량거래, 대량수송 등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 여기에 국가의 신도시 정책이 더해져 구도시(舊都市)가 쇠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선 1980년대부터 도시재생 정책이 시작됐다. 쇠락해가는 구도시의 사회적 문제해결이 주 원인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최근 경기도가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주민과 공공이 함께 참여해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키 위한 광역 전담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도는 지난 5월 20일 오전 11시 경기도시공사 1층에 마련된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개소식을 가졌다.
센터장은 이우종 가천대(도시계획학과) 교수가 맡고 있으며, 팀장과 도시재생사업 코디네이터 2명 등 모두 7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사업 및 각종 개발사업에 많은 경험을 가진 경기도시공사에서 맡아 운영한다.
이에 따라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도시재생사업’의 의미와 기대감을 알아봤다.
■ 사람 중심, 도민 행복… 경기도 도시재생사업
경기도 도시재생의 장점에 대해 이우종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경기도는 각 지역별로 지역자산이 풍부하다. 스토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할 수 있는 잠재적 요소가 크다”고 말했다. ⓒ 경기도시공사 제공
이우종(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람을 꼽았다.
이우종 센터장은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주민이 참여돼야 한다”며 “도시재생은 뛰어난 작품이 아니더라도 내 집을 내가 가꾼다든지, 골목길 청소 등 작은 일부터 이해의 폭을 넓혀 도시를 가꿔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것으로 (마을에서) 사람들의 인맥 네트워크와 인정이 생긴다. 내가 태어난 곳에서 영원히 살고 싶은 마을을 내 손으로 만든다”고 설명한 후, “주민들 스스로 하게끔 만들어주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도시재생의 장점과 관련, 이 센터장은 “경기도는 각 지역별로 지역자산이 풍부하다. 스토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할 수 있는 잠재적 요소가 크다”고 설명한 후, “두 번째로 경기도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쇠퇴지역이 있지만 비교적 좋은 요건이다. 노후하지 않은 곳에 대해 경기도형 맞춤 도시재생으로 ‘예방적 도시재생’을 한다면 예산낭비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서 20여개 시‧군은 도시 쇠퇴화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쇠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이 지역들을 재생 개념에 입각해 쇠퇴적인 도시를 살려나가는 게 정책 콘셉트다. (이것이) 타 지자체와 다른 경기도의 차별성”이라고 이 센터장은 답했다.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 단위 광역지자체 가운데서는 처음 설립된 광역 도시재생지원센터로, 신도시 개발로 낙후된 도내 31개 시·군 구도심 쇠퇴지역의 도시재생사업을 이끌고 지원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비롯해 ▲도시재생 전략 및 활성화 계획의 수립지원 ▲지역전문가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등을 담당한다.
이우종 센터장은 “도시재생 정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영국에서 1980년대부터 시작했다. 두 나라를 중심으로 신도시가 만들어졌다”며 “주택이 부족하니 (신도시 추진을) 했는데, 이제 (우리나라는)주택 보급률이 105%가 넘었다. 신도시 정책은 서서히 줄어들고, 그 대신에 사람들의 삶 속에서 환경이 나빠지니 (도시)노후를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하자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대 초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 정책을 시작했고, 이제는 우리나라 국가 정책도 도시재생정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신도시와 반대로 기존 도시에서 원도심이 쇠퇴하는 데가 나타났다. 그곳의 재생은 큰 부분이고, 경기도 상황을 살펴봤을 때, 쇠퇴가 시작되는 부분도 나타났다. 예방 조치를 통해 미리 손을 써 경기도 차원의 낭비를 막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 단위의 도시재생을 원활히 추진하게 위한 전문조직이 필요하다. 앞으로 제안하는 게 도시재생지원단, 도시재생지원본부 등이다.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조직을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 그것의 시발점으로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생기게 됐다.”
■ 도시재생은 ‘삶의 질 향상’…지역커뮤니티 연계 필수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앞에서 이우종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을 비롯한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경기도시공사 제공
그동안 도시재생은 물리적 환경에 초점이 맞춰졌다. 뉴타운 등의 신도시 정책은 새롭게 집이 지어짐에 따라 커뮤니티 형성이 늦어졌다. 재개발이 된 지역은 재정착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사업은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 시행에 따라 관 주도의 전면철거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사업에 참여해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주민주도의 사업을 일컫는다.
‘도시재생의 의미’에 대해 이 센터장은 “도시가 살아나려면 그 지역의 정체성이 살아나야 한다”며 “그 지역이 가진 특성, 지역 자산, 이런 것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센터장은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로 경제적 재생과 사회적 재생을 꼽았다.
“현대인들은 생계수단이 중요하다. (도시재생은) 경제 비용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복지적 차원으로 접근한다. 고령화 사회와 관련해 취약계층에 조그만 일자리를 만들어 그들이 돈을 벌게 하는 경제적 재생이 필요하다. 또 사회적 재생은 커뮤니티를 살려야 한다. 주민 간의 결합도 필요하다. 과거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은 위에서 결정하는 하향식이었는데, 주민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주민 스스로 찾아내는 상향식의 활동을 진행한다면 (지역)커뮤니티도 살아나게 된다.”
현재 도는 도시재생특별법 시행 이후 도시재생 전담조직 설치, 조례 제정, 도시재생위원회 구성 등 도시재생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올해부터 수원, 성남, 부천, 3개 시에서 4개소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오는 2017년부터 경기도 도시재생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도는 현재 수원연구원을 통해 연구용역(용역명‘경기도 도시재생사업 효율화 방안’)을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22일 발표되는 용역결과에 따라 사업을 본격화한다.
앞서 도는 지난달 5월 26일 도시재생지원센터와 따복공동체지원센터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경기도의 기본목적인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공동체 형성’을 위해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지역 활동가 양성 등 교육협력을 비롯해 정보 공유, 공동연구, 공동 홍보 등을 함께 추진해나기로 했다.
도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도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시군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시‧군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수원, 성남 등 2곳이 오는 8월 설치할 예정이며, 부천, 시흥, 의왕 등 3개 시‧군은 올 하반기안에 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평택시는 지난 3월 관련 인력 2명을 전담요원을 구성과 동시에 연구용역을 통해 내년 상반기에 설치할 계획이다.
더불어 파주 등 시‧군과 수원 등 시‧군 센터에선 관련 전문가 양성을 위한 도시재생대학도 운영한다.
도 관계자는 “신도시 개발로 인해 상대적 차별을 받고 있던 구도심 쇠퇴지역, 뉴타운 해제지역 등에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운영하게 된 것”이라며 “2017년부터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0일 오전 11시 경기도시공사 1층에 마련된 경기도 도시재생지원센터 현판식 행사에서 참석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경기G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