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성곽 산책길. ⓒ G뉴스플러스
초록이 눈부시게 빛나는 계절, 멈춰 있던 당신의 다리를 놀려보자. 성곽길도 좋고 공원길도 좋고 한적한 길도 좋다. 조금 멀리 떠나 휴양림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걸으면서 보는 세상은 느리지만 치유가 있는 길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고 힘들일 필요도 없는 좋은 길, 경기도에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성곽길, 수원화성
수원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의 자랑이자 한국 건축양식의 발전을 보여주는 사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수원성곽은 둘레와 길이가 5km가 넘고, 높이는 최고 6.2m가 넘는 견고한 성곽이다. 적의 공격에 대비한 성곽이지만 높지 않고 성 안과 밖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정자와 누각 등 쉴 곳도 많아 여행객과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고성과 현대건물이 남아 있는 거리를 느껴보고 싶다면 수원 화성으로 떠나 보자.
걷기 코스는 연무대를 시작으로 방화수류정 - 화홍문 - 용연 - 장안문 - 화서문으로 가는 추천코스, 화성행궁에서 팔달문 - 팔달산(성곽시작) - 서장대 - 화서문 - 장안문 - 화홍문 - 창룡문을 거치는 대표코스, 가장 긴 길이의 동문(창룡문)에서 남문(팔달문)까지 가는 코스가 있다.
볼거리 많은 산속 갤러리, 안양예술공원
안양예술공원은 유원지에서 예술 공간으로 발전한 곳이다. 세계적인 예술 거장들의 작품을 삼성천과 산 등산로 주변에 설치해 자연과 사람의 소통을 시도한 새로운 개념의 공공예술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안양예술공원은 2003년 도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름을 바꾸고 특별한 공원이 됐다. 현재 공원 내에 안양공공예술 프로젝트(APAP 2005) 작품 중 52점이 고정 전시물이 됐고, 2년마다 전시가 기획되고 있다. 공공미술과 예술을 결합시킨 수도권의 명소다.
누구나 가까이 즐길 수 있는 예술, 예술의 권위따윈 찾아 볼 수 없는 사람과 작품이 어우러진 자연 속 갤러리를 맘껏 거닐며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1동 241번지 일대. 문의)031-389-5550
안양 예술공원의 조형물. ⓒ G뉴스플러스
자연 그대로 숲길 체험, 양평 산음휴양림
고만고만한 휴양림에 지쳤다면 아직 사람의 때를 덜 탄 자연 그대로를 자랑하는 휴양림이 있다. 천사봉·봉미산·싸리재의 산그늘에 있다고 해서 산음휴양림이다. 숲에 들어서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무향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향이 가득 차며, 오후 2시에 가장 좋은 음이온이 나온다.
휴양림 계곡을 따라 낙엽송·전나무·잣나무·참나무·층층나무·물푸레나무·자작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원시림의 생태계를 이룬다. 숲에서 흐르는 맑은 물을 비롯해 다양한 곤충과 동·식물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맨발로 숲을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숲 체험코스는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정해진 번호를 따라 약 1.5km를 걷는다. 천천히 관찰하고, 준비 자료를 비교하며 재미있는 숲을 경험할 수 있다. 숙박예약·인터넷접수 문의)031-774-8133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www.huyang.go.kr)
남한강과 친구하며 걷는 길, 여주 여강길
남한강 물줄기의 시작점 여주군 삼합리. 예부터 강을 주변으로 기름진 여주땅은 자연의 은혜를 입은 낙토로, 여주를 감싸고 흐르는 여강을 따라 농사를 시작해 풍족했다. 여주 여강길은 강원도·충청도에서 서울로 가는 수로교통의 요지로 6개의 나루터가 번성했던 곳이다. 강을 따라 즐비한 유적과 옛이야기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강길 코스는 1구간 옛나루터길(총15.4km/ 5시간~6시간), 2구간 세물머리길(총17.4km/ 6시간~7시간), 3구간인 바위늪구비길(총22.2km/ 7시간~8시간)이다. 문의)
(www.rivertrail.net)
양평 산음휴양림. ⓒ G뉴스플러스
잣나무 향기 깔린 숲길을 걷다, 오산 독산성 산림욕장
삼림욕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숲의 기운으로 회복시켜 준다. 일상의 스트레스 치료해 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산책로를 따라 의자와 탁자가 많아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많다. 한적한 산책을 즐기기 제격인 이 곳은 입장료 및 주차료가 없다. 단, 진입로가 좁고 주차공간이 적은 불편한 점이 있다.
삼림욕을 효과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계절과 시간을 고려하면 좋다. 보통 5월에서 8월 사이 가장 많은 피톤치드가 발생한다. 시간대별로는 이른 새벽이나, 오전 11시에서 3시 사이가 좋다. 옷차림은 넉넉한 사이즈의 옷으로 통풍이 잘 되는 소재가 좋다. 소나무·전나무·잣나무 등의 침엽수림이 많은 곳에서 피톤치드가 더 많이 생성된다.
눈이 호강하는 산책길, 용인 호암미술관
가로수 길을 지나면 호암미술관 내에 한국 전통정원을 만날 수 있다. 옛날 선비들에게 정자는 풍류뿐 아니라 학문과 객을 논하고, 친구를 벗하는 유유자적의 공간이었다. 미술관과 일직선상에 놓이는 주정은 호암정과 네모반듯한 연못이 있다. 석탑·불상·자명등 등이 어우러지고 아래로 호수와 맞은편 산까지 연결하는 한국정원을 그대로 보여준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관람요금은 일반 4000원, 일반단체는 3000원(20명 이상)이며, 청소년은 3000원, 청소년단체는 2000원(20명 이상)을 받는다.
여주 여강. ⓒ G뉴스플러스
정약용 선생이 차를 즐기던 곳, 수종사
운길산 남쪽에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거의 정상에 위치한 산사가 ‘수종사’다. 현재 위치에서 약 200m 아래 제법 큰 절터가 있다. 근처에 기와편과 도자기편이 산재한 것으로 미뤄볼 때 과거 웅장한 규모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약용이 “호남 땅에 사찰들이 수백 개가 된다 하나, 나는 듯한 수종누각 하나만 못하리라”라고 시를 읊었을 정도로 수종사는 문장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수종사 내에는 차를 마시는 휴식처 ‘삼정헌’ 등이 있다. 삼정헌은 지금도 개방되며 방문객들에게 차를 제공하고 있다. 산행은 조금 가파른 편이나 산사로 올라가는 오솔길은 산길의 묘미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남양주 수종사 산책로. ⓒ G뉴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