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기관, ‘경기도 스타트업 캠퍼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청년 창업가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고 투자유치, 창업, 해외진출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합니다. 특히 남경필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공유적 시장경제’ 구상이 투영돼 더욱 기대를 모읍니다. 이에 <경기G뉴스>는 스타트업 캠퍼스 개관부터 추진 개요, 입주업체 소식, 사업 계획 등을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3월 22일 아시아판 실리콘밸리 조성을 목표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전국 최대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경기도 스타트업캠퍼스’가 오픈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북미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법률적인 문제부터 투자유치, 홍보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곳에 입주하고 나니 이런 고민들이 쉽게 해결이 되더라고요.”
지난해 6월 창업한 스타트업 베이글랩스의 박수홍 대표는 올해를 기업 확장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3월 초 경기도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하면서 해외진출부터 투자유치, 시제품 생산 등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
박 대표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해외 진출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받고 싶어도 일일이 법률회사를 쫓아다닌다는 게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곳에는 해외 법률 전문가가 항상 상주해 필요할 때 바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일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또 세계적인 벤처캐피털도 입주해 있어 오며가며 투자자들과도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다수의 IT기업들이 모여 있는 판교테크노밸리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이디어 제품화부터 투자유치, 창업, 해외진출 등 기업성장에 필요한 모든 것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꿈이 실현되는 곳, 전국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경기도 스타트업 캠퍼스’가 22일 문을 열었다.
경기도가 160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건립한 스타트업 캠퍼스는 지상 8층 건물 2개동과 지상 5층 건물 1개동 등 총 3개동 5만4075㎡(약 1만6386평) 규모를 갖추고 있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도가 구축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에 스타트업들이 모여 협업하면서 세계적 스타트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사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터’이다. 이른바 스타트업을 위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인데 최근 남경필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유적 시장경제의 구상이 그대로 투영된 곳이기도 하다.
K-ICT클라우드혁신센터, 빅데이터센터, 경기도빅파이센터, 창의디바이스랩 등이 입주한 1동 전경. ⓒ 경기G뉴스 유제훈
1동에는 현재 미래부산하기관인 K-ICT클라우드혁신센터, 빅데이터센터, 경기도빅파이센터, 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창의디바이스랩 등이 입주해 있다.
2동에는 세계적 벤처투자회사인 요즈마캠퍼스를 비롯한 엑셀러레이터와 특허센터가 있다. 앞으로 경기도에서 선발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2동에 입주하게 된다.
3동에는 미래부산하 창업지원기관인 K-ICT 본투글로벌(born2global)센터와 K-ICT창업멘토링센터, 벤처투자자, 디자인싱킹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또, 본투글로벌 소속 40여개의 스타트업도 입주를 마치고 업무를 시작했다.
3개의 건물은 내부통로를 통해 모두 연결돼 있으며 야외 중간중간 쉼터가 마련돼 있다. 3층에는 어린이놀이터 3개 정도를 합친 규모의 큰 정원이 있으며, 한 번에 300명이 식사할 수 있는 식당과 피트니스 센터 등 복지시설도 갖추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 대책은 창업을 유도하고 그것으로 새로운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것”이라며 “스타트업 캠퍼스는 경기도가 만들어 놓은 인프라 위에 젊은 창업자들의 꿈이 실현되는 대한민국 최초의 공유적 시장경제의 큰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트업 캠퍼스는 대학캠퍼스가 상징하는 자율이 그대로 살아있는 플랫폼이다. 경기도는 공간과 시스템만 마련해 줄뿐 어떤 간섭도 하지 않는다. 운영관리는 민간이 맡을 것”이라며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아시아의 대표 스타트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K-ICT 본투글로벌(born2global)센터에서 창업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 300개 스타트업,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
이곳에는 300개 정도의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캠퍼스는 이 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캠퍼스 총장은 한게임과 카카오 창업신화를 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맡는다.
그동안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나 연구 공간, 사업 방향 설정을 못해 고민해왔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는 이곳이야말로 새로운 기회의 장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이곳에 입주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이번에 경쟁률이 20~30 대 1이었다고 들었다”며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임대료도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서 이곳에 들어오기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캠퍼스 입주를 원하는 예비 창업자는 먼저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 오디션은 스타트업 지원 기관별로 자신이 지원할 스타트업을 뽑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때에 따라 스타트업 캠퍼스 전체 오디션도 계획 중이다.
이렇게 지원기관별로 오디션을 따로 실시하는 이유는 투자자, 엑셀러레이터, 각 센터별로 전문분야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기관별로 오디션을 통해 스타트업을 선발하면 지원기관이 스타트업에 입주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캠퍼스 3동의 2층부터 4층까지는 미래창조과학부산하 창업전문지원기관인 K-ICT 본투글로벌(born2global)센터가 입주해 있다. 이곳에는 40여개의 스타트업도 함께 위치한다. 모두 본투글로벌센터가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거나 전부터 육성해 온 스타트업들이다.
경기도는 오는 5~6월경 첫 번째 오디션을 실시해 스타트업을 선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입주자격을 얻은 스타트업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우선적으로 창업멘토링을 지원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한 K-ICT창업멘토링센터는 ICT분야 예비창업자, 3년이내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창업초기에 겪는 기술과 경영 등의 애로사항에 대해 멘토링을 해준다.
멘토는 벤처기업을 10년 이상 경영해 본 선배기업인으로 현재 37명이 전국에 포진돼 있다. 2가지 방식으로 멘토를 하는데 1년에 2번 대상자를 모집해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전담멘티와 온라인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면 수시로 상담해주는 오픈 멘티가 있다.
최병희 K-ICT창업멘토링센터장은 “멘토링은 스타트업의 창업역량을 성숙시켜 실패가능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며 “판교에는 성공한 벤처기업인이 많은데 이들로 벤처CEO 멘토를 구성해 스타트업에 현장감 있는 멘토링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픈 개소식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 아토큐브의 정유진 마케팅 매니저는 “실질적인 비즈니스와 관련해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현실적인 조언이 이뤄지는 만큼 기업을 운영하면서 겪게 될 초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의디바이스센터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 경기G뉴스 유제훈
■ 아이디어를 현실의 제품으로 실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주는 창의디바이스센터를 통해 시제품 제작을 돕게 된다.
센터는 창업자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드는 공간과 장비를 제공하고 시장 가능성이 큰 아이템은 따로 선별해 기술개발, 성능개선을 통해 상품화가 가능토록 지원한다.
기술지원 분야에서는 한국정보화진흥원과 경기콘텐츠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KT 등이 사물인터넷(Iot)분야와 모바일 5G, 빅데이터, 클라우드서비스 등의 기술 자문을 할 예정이다.
아이디어 육성과 사업화 단계를 마치면 창업단계 지원을 받는다. 스타트업의 창업과 성장에 필요한 투자유치와 컨설팅은 미국 클리어부룩(Clearbrook)과, 중국 ISPC, 이스라엘 에이나브 하이텍 애셋(Einav Hi-Tech Assets), 영국 브라이트 스타파트너(Bright Star Partner) 등의 벤처투자 기업이 참여한다. 이들 투자기업은 현재 400억 원의 투자금을 조성한 상태다.
여기에 요즈마캠퍼스와 ㈜템더모멘트 같은 세계적 엑셀러레이터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본투글로벌센터가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와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한정길 경기도 과학기술과장은 “스타트업 캠퍼스의 최종 목표는 입주 스타트업의 창업”이라며 “스타트업이 자사의 아이디어를 대기업에 매각하거나, 창업에 성공하면 캠퍼스를 떠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졸업이다.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하는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3년간의 계약을 맺게 된다. 3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경기도가 향후 가능성을 심사해 입주 여부를 결정한다.
바이어와 시민들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상품을 볼 수 있도록 전시관도 운영된다. ⓒ 경기G뉴스 유제훈
■ 판교테크노밸리와의 시너지도 기대
이와 함께 스타트업 캠퍼스는 스타트업의 언어소통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번역전문가의 현장통역, 무료 번역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스타트업의 창의력 향상을 위한 인문학 강좌가 일주일에 한 번씩 개최된다. 맞벌이 직원들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캠퍼스 인근에 어린이보육시설도 마련돼 있다.
창업단계에서는 특허를 관리해 줄 특허법인, 기업설립 절차를 안내해 줄 법무법인, 회계업무를 지원할 회계법인이 스타트업의 창업을 지원한다.
다양한 지원 외에도 스타트업 캠퍼스의 또 다른 매력은 판교테크노밸리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2017년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는 판교테크노밸리에는 현재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콘텐츠기술(CT)을 선도하는 기업 1002개가 입주해 있어 스타트업 캠퍼스 입주 스타트업과 협업이 쉽다. 여기에 저렴한 임대료도 매력적이다.
음악콘텐츠 검색 프로그램 개발 스타트업인 뮤지카노트의 송재현 대표는 “스타트업 캠퍼스가 첨단기술의 메카인 판교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고 저렴한 사무실 임대료도 매력적”이라며 “임대료가 싸다는 대학 창업보육센터도 월 임대료가 40~50만원 수준인데 반해 이곳은 월 10만 정도 관리비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카페를 연상시키는 오픈 공간에서 창업자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초기 창업자와 글로벌 투자기관 등 다양한 창조경제 주체들이 자유롭게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행사를 마련해 협업과 토론을 진행하고, 투자 상담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층마다 카페를 연상시키는 오픈 공간이 있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대화를 할 수 있다. 또 1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간단한 회의장소와 브리핑 연습과 소규모 투자자 대상 PT,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구석구석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실제로 로비 중간 중간에는 함께 모여 회의를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며 쉬는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1동과 2동에는 200석 규모의 세미나실과 컨퍼런스홀이 있어 대규모 회의나 오디션 등을 치를 수도 있다.
로비에서 노트북 펴고 작업 중이던 스타트업 엠투브사의 김민아 씨는 “대전에서 스타트업 캠퍼스로 오늘 이사왔다”며 “건물 전체가 너무 쾌적하고 깔끔해 일이 잘 될 것 같다. 사무실만 있던 대전에 비해 휴식공간도 있고 너무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 스타트업 캠퍼스 전담관을 맡고 있는 임준범 주무관은 “스타트업 캠퍼스는 건물 전체로 봤을 때 사무실이 차지하는 면적이 50%밖에 안된다”며 “활용공간이 넓은 만큼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많고 쾌적하다”고 말했다.
이어 “캠퍼스 전체가 소통과 융합의 정신 아래 공간을 구성했다”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모여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